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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쓸 것인가

AI와 글쓰기 STEP ONE

by Jee Mar 12. 2024

글쓰기 목적


제가 보기에 글 쓰는 이유는 딱 2가지입니다.

- 학교나 회사에서 필요해서(써야 하니까) : 의무글

- 내가 쓰고 싶어서(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 자발글


의무글은 돈이나 성적이라는 목적이 있으니 어떻게든 시작하게 됩니다. 반면, 자발글은 내적 동기 또는 주제가 선명하지 않을 때 첫 문장조차 시작하기 어렵습니다.


일단 글로 뱉어내고 싶은 무엇인가가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다는 상황을 가정하겠습니다. 뱀처럼 똬리를 틀고... 그런 근질거림조차 없다면... 글쎄요. 아직은 글을 쓸 때가 아니니 휴식과 딴짓, 이런저런 생각하기로 근질거림을 채워오시면 좋겠네요.


무엇을 쓸 것인가는 순전히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만약 자신의 내면에 내 글을 관통하는 주제가 없다면 글쓰기는 굉장히 고민스러운 과업이 될 겁니다. 주제는 책 한 권을 써도 될 만큼 깊고 넓을 수도 있고, 한편으로 딱 끝나는 간단한 것일 수도 있어요. 아무 생각이 없을 때는 글 쓰는 연습을 위해서라도 질문에 대한 답을 하는 연습을 합니다. 아무거나에 대해서 쓰는 연습을 합니다.


그런데, 내면에 아무 생각이 없다는 것이 사실일까요? 사람은 하루에도 오만가지 생각을 하는데, 아무 생각이 없다는 희귀한 상태, 가히 열반에 가까운 상태를 글을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을 때마다 경험한다는 건 믿기 어렵죠. 만약 그렇다면 불교나 힌두교에서는 글쓰기 할 때 멍해지는 효과를 활용해서 명상을 개발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불교나 힌두교에서 아직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걸로 봐서는, 흰 화면을 앞에 두고 우리가 하는 것은 멍 때림이 아니라 두려움에 하얗게 질림, 두려움이 모든 출력을 막음. 상태인 것이죠.


무엇을 쓸 것인지 구체화하기: 주제


일단은 뭐라도 쓰고, 뭐라도 지껄이고, 뭐라도 뒤적거리고, 그런 과정이 필요합니다. 내가 이런 글을 쓰면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좋은 글이라고 칭찬해 줄까, 쓰레기라고 할까, 쓰고 나니 개소리가 되는 건 아닐까, 그러면 일부러 개소리를 쓰려고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있을까, 그런 생각으로 말문이 막히는 겁니다. 그런 두려움을 걷어내기 위해 프리라이팅으로 뭐라도 쓰고, 딴짓을 하고, 책이든 영상이든 주변 풍경이든, AI든 뭐라도 뒤적거리는 거예요.


네 드디어 AI가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기다리세요. 하나하나 알아보고 AI를 활용하는 방법은 마지막에 말씀드릴게요.


첫째, 뭐라도 쓰기. 프리라이팅

브런치 글 이미지 1

아주 작고 사소한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은 하나의 문장 '글쓰기 첫 문장이 막힐 때 AI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으로부터 시작했습니다. 한동안 하얀 화면을 노려보고 있다가, 안 되겠다 싶어서 나오는 대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주제가 있는 프리라이팅. 쉬지 않고 쓰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적어도 생각이 굴러가기 시작합니다. 자전거 페달을 밟을 때 처음에는 뻑뻑하지만 몇 번 눌러주다 보면 스르륵 잘 굴러가지요.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손을 놀려야 합니다. 처음부터 AI에게 물어보는 것보다 일단 내 손을 놀리는 것을 추천합니다.  


둘째, 딴짓하기 : 주의 환기

브런치 글 이미지 2

주의를 살짝 글쓰기에서 돌립니다. 너무 멀리 가면 안 되겠죠. 머리 한 구석에 글쓰기를 넣어놓고 흘깃흘깃 바라보면서 딴짓을 합니다. 설거지를 해도 되고, 샤워를 해도 되고, 산책을 해도 되고, 손에 잡히는 책의 아무 곳이나 펼쳐 한 장을 천천히 읽어봐도 좋아요. 몸과 생각은 분리된 것이 아닙니다. 생각은 몸의 감각을 받아들이는 것으로부터 형성된 마음의 이미지들이 모이고 정제되어 만들어지거든요. 그래서 딴짓을 하다 보면(내 몸으로 새로운 감각을 느끼다 보면) 새로운 생각이 굴러가기 시작합니다. 아, 이거에 대해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들면 이제 자리를 잡고 앉아 손가락을 놀리기 시작하세요.


셋째, 뒤적거리기 : AI 활용 포함

브런치 글 이미지 3

평소 때 글감을 많이 모아놓았다면 글감을 뒤적거려 보는 것도 좋습니다. 글감이란 게 대단한 게 아니죠, 떠오르는 생각, 봤던 장면을 간단하게 기록해 놓는 겁니다. 우리는 정말 우수한 망각하기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글과 이미지로 남겨놓지요. 글감을 뒤적거려 보다가 '이거 써볼까?' 하는 게 있으면 생각나는 대로 또 쓰기 시작해 봅시다. 손가락을 쉬지 않고 놀려봅시다.


내가 막연히 가지고 있는 주제에 대한 책이나 영상을 보면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어봐도 좋습니다. 이때의 독서, 시청 행위는 수동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나의 주제와 관련해서 자문하고 그 답을 스스로 또는 책/영상에서 찾는 능동적 행위여야 합니다.


Chat GPT(생성형 대형 언어모델을 통칭 Chat GPT로 상정하겠습니다)는 특정시점까지 인터넷에 올라온 모든 자료를 학습했기 때문에 사람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수단입니다. "이 주제에 대해 글을 쓴다면 어떤 목차로 쓰면 좋을지 제안해 줘"하면 이미 나와있는 목차들, 즉 사람들의 생각의 흐름을 재편집해서 알려주기도 하고, "이 주제의 이런 측면에 대한 유명한 철학, 심리학, 역사적 사건을 각각 하나씩 알려줘"하면 방대한 리서치를 순식간에 처리해 줍니다. 나의 주제를 마음 한편에 넣고 Chat GPT의 답변을 읽다 보면 새로운 생각이 시작되거나 주제가 선명해지기도 합니다.





글쓰기에 AI 활용할 때 주의할 점


첫째, AI가 학습한 자료의 한계


출간물들, 파일의 형태로 올라와 있는 자료들은 Chat GPT가 접근할 수 없습니다. 어떤 책에 대해서 요약해 달라고 물어볼 적이 있다면 알 거예요. 누군가가 그 책을 읽고 올려놓은 감상문들을 모아 재편집해서 알려줍니다. 책 전체 내용 중에서 내게 유효한 것을 찾아내려면 내가 읽어보는 수밖에 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Chat GPT 유료버전을 사용하면 파일을 업로드해 Chat GPT가 읽어보게 하고 그에 관한 질문을 하거나 요약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요약결과가 일반적이고, 내가 직접 읽어보면서 내면의 프로세싱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요약결과를 읽어도 추가적인 생각으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둘째, 목적없는 탐색으로 시간 낭비


Chat GPT랑 놀기 시작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게 되더라고요. 검색에 검색이 꼬리를 물고, 유튜브가 알고리즘으로 우리를 저 멀리까지 데려가는 것과 비슷합니다. 무엇을 물어보고 싶은지 명확히 하고, 시간도 "딱 15분만 물어봐야지" 하는 식으로 정해놓고 탐색하는 게 좋습니다.


셋째, Prompt Engineering 적용.


1) 구체적으로 질문이나 명령할 것,

2) 질문문장 + 참고문장의 순서를 지킬 것,

3) 참고문장은 잘 구별되는 기호(글 내부에서는 쓰지 않는 기호, 예를 들어 """로 명확히 구분할 것,

4) 명령을 혼란스럽게 하거나 취소하는 문장을 진짜 질문문장보다 더 왼쪽에 넣지 말 것. (AI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글을 읽고 먼저 나오는 명령을 수행하려고 합니다.)




AI 글쓰기 tool 활용하기


이제 준비가 되신 분들은 글쓰기의 시작, 무엇을 쓸 것인가를 탐색하는데 AI의 도움을 받아봅시다.


chat GPT


우선은 Chat GPT 3.5 무료버전을 이용하거나, 해보고 맘에 들면 GPT-4 유료버전(월 20불)을 이용합니다. 제 경험상 두 버전의 결과물의 퀄리티 차이가 확실히 있습니다. 유료버전은 문서를 업로드할 수 있고, 개인화된 GPTs를 만들 수 있으며, 그림을 그려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분석도 해준다고 하는데 아직 거기까지는 이용을 안 해봤어요.

https://openai.com/


뤼튼, wrtn


Chat GPT 기술을 기반으로 한국기업이 만든 뤼튼이라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저는 한동안 뤼튼을 애용했는데요, 무료에다가 GPT-3.5, GPT-4를 모두 이용할 수 있게 해 주고 그림도 그려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GPT-4가 계속 진화하고 있는 것 같아 유료버전을 구매하고 말았지만요)

뤼튼 (wrtn.ai)


라이팅젤(네이버 하이퍼클로바)


네이버가 개발한 대형언어모델인 하이퍼클로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라이팅젤이라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아주 다양한 서비스가 있는데, 아쉽게도 무료 trial 숫자가 5개 정도로 제한적입니다. 아이디어 검색보다는 다양한 유형의 글쓰기에 맞는 도움을 주는 도구입니다.

라이팅젤ㅣ인공지능 글쓰기ㅣ전자책 출간 (tinytingel.ai)




앞으로도 AI와 글쓰는 최적의 방법에 대한 글을 지속적으로 포스팅할 계획입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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