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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e Apr 25. 2024

Q96. 지금 내 삶의 방향을 잡고 있는 사람은 누구?

A96. 나를 포함한 이 세상의 공동작품


꽤 오래전에 읽은 책 “목적이 이끄는 삶”이 생각납니다. 별로 친한 친구는 아니었는데 어떤 계기로 이 책을 선물해 줬어요. 종교가 없는 저로서는 목사님이 쓴 이 책이 낯설었는데요, 특히 “네 개인의 삶의 목적은 중요하지 않다.  네가 살아가는 이유는 너 자신보다 더 큰 목적에 기여하기 위해서다”라는 것도 놀라웠는데, “그 (너보다 큰) 삶의 목적은 우리가 감히 알 수 없다”는 결론에서 한번 더 놀랐습니다.


결국, 삶의 목적을 알 수도, 스스로 정할 수도 없단 말인가?
('목적이 이끄는 삶'을 읽고)


이상한 책이로군, 이라는 잠정적인 결론을 내리고 책을 덮었어요. 책 제목이 헷갈릴 정도로 제대로 이해가 안 됐었죠(목적이 이끄는 삶? 목적이 없는 삶? 그 책 있잖아). 그런데 살아가면서 자꾸 이 책 생각이 났습니다. 무언가 내 맘대로 안될 때, 나 자신의 욕심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향해 살아야 하지 않을까 의문이 들 때, 세상의 섭리를 내가 잘 모른다는 깨달음에 겸손해질 때, ”(알 수 없고 나를 넘어서는) 목적이 이끄는 삶“이라는 게 이런 것인가? 라며 어렴풋이, 이 책을 떠올리곤 했어요.


저는 남의 말을 참 안 듣는 사람이지만(남편은 저에게 “시키면 절대 안 하잖아”라고 해요), 제 모든 선택이 그리 절대적이고 대단한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세상의 한 부분으로 태어나, 생명과 시간과 공간의 우연한 만남 속에서, 제게 맞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려고 노력하며 살아갈 뿐이겠지요.


내 삶의 방향을 누가 잡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저를 포함한 이 세상의 공동작품이라고 해야 할 겁니다. 내 삶의 주인은 내가 맞지만, 내 삶이 다 내 맘대로 된다는 건 오만이니까요.




글쓰기가 나와 세상을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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