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를 다닐 때는 부모님 몰래 못된 욕을 배워 써먹곤 했다.
‘씨발’이라던가,
‘개새끼’라던가.
교복을 입을 무렵에는 나도 모르게 못된 욕이 입 밖으로 나올 때가 있었다.
아주 자연스럽게 말이다.
예를 들면, ‘존나’가 그랬다.
어느 날, 엄마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 버릇처럼
“아 그때 진짜 존나 웃겼었어.”
하고 말해버렸다.
그 말을 들은 엄마는 미간을 찌푸리셨다.
“어머, 얘. 너는 좆도 없는 게 왜 좆나라는 말을 쓰니?”라는 말을 덧붙이시면서.
며칠 뒤,
엄마와 아빠가 크게 싸우신 모양이다.
큰소리가 나고 그릇 몇 개가 와장창 깨지던 기억이 난다.
엄마는 아빠를 노려 보며 조용히 읊조리셨고,
난 그 입 모양을 봐버렸다.
“씨발. 좆같은 새끼.”
정확히 아빠를 향한 욕이었다.
음..
우리 부모님은 다투실 땐 당장이라도 도장을 찍으실 것처럼,
내일은 없을 것처럼 싸우신다.
하지만 여전히 연애 중이시며,
여전히 서로를 열렬히 사랑하시며,
여전히 애증 관계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