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게 모르게 엄마를 닮아간다.
/먹어서(써서) 없애 버려야 한다.
얼마 전 고기와 상추를 꺼내면서
엄마가 아빠에게 하신 말씀.
상하기 전에 지금 반드시 다 먹어야 한다며.
엄마에게 식사는
맛있는 걸 맛있게 먹는 게 아니라
있는 걸 소진해 버려야 하는 게 식사인 셈.
/설렁설렁 살아. 그래도 즐거우면 되지.
다음은 엄마와 나의 대화
엄마: 전복을 어디다 찔러 넣었지?
(찌개에 넣은 전복을 찾으면서)
나: 걔가 추워서 바다로 다시 간 거 아냐?
엄마:그런가?
(잠시 후)
엄마:찾았어~
늘 대충대충 설렁설렁
그래서 음식이고 물건이고 어디에 뒀는지 못 찾는 게 울 엄마다.
꼼꼼한 아빠를 닮은 듯하면서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도 꽤나 덜렁댄다.
그러면서 의외로 낙천적이다.
내게 있는 모습이 누구로부터인가
문득 스스로의 행동의 기원이 궁금해질 때가 있다.
엄마를 옆에서 가만히 관찰하다 알았다.
엄마로부터였구나...
엄마의 세계관을 나도 갖게 됐구나.
엄마를 좀 더 자세히 관찰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