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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섭 Jul 12. 2020

발달장애아이에게 기적은 올까요?

발달장애인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실패자로 태어난다


어젯밤 잠자리 들기 15분 전, 쮸쮸바를 먹던 아이는 누나랑 놀고 싶은 마음에 클래스팅 마무리하느라 바쁜 누나를 방해하다 쫓겨 안방에 누워있는 엄마에게 숨으려다 얼굴로 엄마 코에 박치기해 엄마에게 혼났다. 그 와중에 손에 들고 있던 쥬쥬바를 이불 위에 그대로 두고 가서 결국 이불 축축하게 한 죄로 나에게 큰 소리로 혼이 났다. 아인 불과 몇 분만에 온 가족에게 혼나 울면서 소파 위로 얼굴을 파묻고는 외쳤다.

“ 다들 나한테 왜 그래?”


발달장애의 60% 이상이 ADHD를 동반한다. 기억력, 집중력, 정리 정돈할 수 있는 능력, 다른 사람의 기분을 이해하는 능력, 일을 추진해 가는 능력 등 여러 인지 능력이 보통 사람의 절반이다. 소근육, 대근육 발달이 느리고 시지각 능력도 부족해 동작이 둔하고 손가락 사용도 쉽지 않다. 그러나 같이 사는 가족마저 그런 사실을 잊은 채 아이에게 화를 내고 꾸짖는다.

 

가정에서의 일은 약과다. 초등 2학년 학교의 생활을 짐작해보면 정상으로 살아가는 게 기적 같다.

1) 웬만하면 100점 맞는 받아쓰기는 혼자 항상 0점

2) 남들은 곱하기 나누기하는데 혼자 덧셈, 뺄셈

3) 급식 먹을  젓가락질 못하고 다 흘리며 먹기

4) 사물함, 책상  정리 못해 혼나기

5) 체육시간엔 대근육 발달이 느리니 엉거주춤 폼으로 비웃음 듣기

6) 미술시간에 소근육 운동 느리니 발로 그린 수준 그림 그리기

7) 쉬는 시간에 반 친구들에게  걸기만 하면  “ 빠져”, “바보, 저리 라고 듣기

이 모든 걸 겪고 하교하는 아이의 표정은 세상 다 산 사람과 같다.


세상은 또 어떤가?

비장애인도 이용당하고 사기당하는 마당에 발달장애인들은 먹잇감 아닌가? 노동력 착취, 명의 도용 대출, 성범죄 등 장애인 대상 범죄는 지루한 기사가 된 지 오래다.


그러기에 장애인의 자살률은 비장애인의 2배가 넘으며 매일 5명의 장애인들이 자살한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장애인은 대략 250 명이다. 그중 30  정도가 발달장애인이다. 시각 장애인인 삼촌이 계셔서 신체장애의 고통을 평생 보아왔지만 발달장애인의 삶은  다른 고통이 있다. 감정과 사랑 주머니의 크기는 비장애인과 같은데 상대방의 감정과 사랑을 이해하는 능력은 절반 이하다.  자기도 사랑받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노력하지만 비장애인이   그저 초라할 뿐이다.

헌법 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법에서도 말하듯 우린 모두 행복을 위해 산다. 인간이 하는 모든 행위의 지향점은 행복이다. 장애인도 마찬가지이다. 행복을 위해 살지만 처음부터 부족한 머리를 가지고 태어난 발달장애인은 비장애인이 부족한 머리 50% 채워주고 이해와 배려를 해줘야 행복할  있다.


스스로는 평생 실패자일  있으나 그들에게 부족한 50% 비장애인이 채워준다면 장애인임을 잊게  것이다. 아이큐 140 사람도 아이큐 60 사람도 모두 행복하게   있는 세상이 진짜 천국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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