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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ya Jan 05. 2022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은, 에트르타

하얀 절벽과 신비로운 바다 색깔이 어우러지는 곳

전 세계에서 가장 방문객이 많은 도시, 파리!

당연히 프랑스에 오면 파리를 가장 먼저 찾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파리도 아름답지만 프랑스에는 아름다운 해변부터 알프스 산맥까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다른 지역들도 많다. 


하지만 한국의 국토 면적에 비해 6배 정도 큰 이곳 프랑스에서 어디부터 여행하면 좋을까?

파리에서 멀지 않고 자동차로 혹은 기차나 버스로 여행하기 편한 곳으로

프랑스 북부 바닷가가 펼쳐져 있는 노르망디(Normandie) 지역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중에서 하얀 절벽과 신비로운 바다 색깔이 어우러진 곳, 에트르타(Etretat)를 소개하고 싶다.


에트르타(Etretat)는 파리에서 차로 3시간 가까이 떨어진 곳으로 당일치기 여행으로도 추천할 만하다. 따스한 햇살이 더욱 눈부시게 빛나는 6월의 여름날, 친구들과 함께 이곳을 찾았었다. 


Etretat @Juyapics, 2018


이곳에 도착하니 코끼리 절벽으로 알려진 자연경관이 가장 먼저 눈에 펼쳐졌다. 절벽 끝에 위치한 코끼리 코를 연상시키는 부분이 바닷물에 살짝 적셔지는 듯한 느낌으로 바다와 연결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햇살이 따스한 6월에 이곳을 찾아서 참 좋았던 이유가 초록의 들판과 에메랄드 빛 바다의 색깔의 조화가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절벽 위 능선을 따라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걸어보니 그 감동이 더 배로 전해졌다. 아마 자연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저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끼는 것만으로 마음속 행복이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Etretat @Juyapics, 2018


햇살 좋은 6월의 여름날이지만 아직 바닷물이 차가워 수영을 즐기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 다가올 7-8월 휴가철에는 더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겠지?


Etretat @Juyapics, 2018


계속해서 절벽 위 능선을 따라 걸어보았다. 절벽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바다는 영국 해협(English Channel)을 향하고 있었다. 바다가 전하는 세찬 바람이 내 몸을 힘차게 스쳐 지나갈 때, 그 바람을 뚫고 열심히 걷다 보면 뭔가 고요한 평화로운 느낌이 전해졌다. 그렇게 절벽 위를 걷다 보니 에메랄드 빛 바닷물을 더 가까이 보고 싶어 졌다. 절벽 아래도 내려가 볼까?


Etretat @Juyapics, 2018


절벽 아래로 한 발짝 한 발짝 조심히 내려왔더니, 아주 신기한 광경이 펼쳐졌다. 하얀 백사장으로 착각했던 곳이 모두가 하얀 조약돌로 깔린 자갈밭이었다. 백사장이 가져다주는 부드럽고 따스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조약돌이 가져다주는 조금은 거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어쩌면 더욱 매력적이었다. 조약돌이 무수히 펼쳐진 자갈밭에서 사람들은 이곳을 오르고 내려오기 위해서 서로가 서로의 손을 잡고 의지해야 했다.  


Etretat @Juyapics, 2018


잠시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자갈밭에 앉아 간식을 먹고 있던 차에 우리 옆에서 배고픔의 노래를 부르는 갈매기가 보였다. 새하얀 깃털이 이곳의 풍경과 너무나 어울렸다. 깨끗하고 신비롭고 우아한 느낌이랄까.


Etretat @Juyapics, 2018


만약 조금 더 여유로운 시간이 있었다면 계속해서 해안가를 따라 걸어보고 싶었다. 오랜 시간 비바람과 파도에 부딪히면서 깎여진 절벽을 바라보며 새삼 자연 앞에서 나의 존재가 얼마나 작은지, 그 겸허함을 느껴보았다. 

 


Etretat @Juyapics, 2018
Etretat @Juyapics, 2018


절벽의 끝에서 웅장한 바다를 바라보니 프랑스의 19세기 작가이자 비평가였던 알퐁스 카(Alphonse Karr)의 유명한 말이 떠올랐다.


"친구에게 처음 바다를 보여줘야 한다면, 나는 서슴없이 에트르타를 선택할 것이다."

(Si j'avais à montrer la mer à un ami pour la première fois, c'est Etretat que je choisirais.)


아마 이렇게 내가 첫 번째 글로 에트르타를 선택한 이유도 알퐁스 카의 바람과 동일하지 않았을까. 

그 언젠가 프랑스를 찾는 나의 소중한 가족, 친구들을 맞이할 때, 가장 먼저 소개해 주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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