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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am Lee Feb 18. 2016

다짐

나는 계획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냥 어감이 좋지도 않거니와 매우 느낌이 딱딱하다. 별로 안 살았지만 나는 많은 경우에 일이 계획대로 돌아가지 않는 경우를 수도없이 봐왔다. 수많은 처자들이 (나처럼) 20대에 결혼계획을 세우지만 별 성과없이 30대가 된다. 회사에서 늘상 하던 상반기, 하반기, 5개년 계획 등 수많은 계획은 숫자놀이를 가장한 상상력의 결과물처럼 느껴졌으며 그 계획을 한 사람이 결과물을 보거나 책임을 지기도 전에 회사를 나가거나 잘리는 것도 봐왔다. 그냥 그렇게 계획은 계획으로 남았다.


계획하다는 말에는 앞으로 할 일에 대한 절차, 방법, 규모를 헤아려 작정하겠다는 마음가짐이 담겨있다. 절차, 방법, 규모라니... 사람 사는 인생사가 절차, 방법, 규모를 다 따져 헤아릴 수 있는 것이었나. 그리고 무엇보다 계획에는 오직 미래만 있다.


 나는 그래서 계획이 없다. 대신 다짐한다. 다짐은 이미 한 일이나 앞으로 할 일에 틀림이 없음을 단단히 강조하고 확인하는 작업이다. 다짐 안에는 과거에 대한 반성 또는 흡족함과 미래에 대한 기대가 있다.


누구도 "난 전처럼 살지 않을 것이라 계획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난 전처럼 살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나는 그래서 매일 다짐하며 산다.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먹고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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