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사회초년생의 일기장
인도 내 코로나 확진자가 140만 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여전히 락다운은 풀리지 않고 있으며 주간 이동 역시 철저히 통제 중이다.
회사 내 확진자 발생 역시 이제는 더 이상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언제 갑자기 확진자가 발생하고 급속도로 늘어날지 모른다.
그래서 요즘은 매 순간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이미 다 여섯 번의 전세기가 떴다.
많은 외국인들이 고국으로 돌아갔고
주위 주재원들의 가족 역시 다들 떠났다.
가끔 나는 언제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물론 지금은 아무런 계획을 세울 수도 실행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래도 아직은 아니다.
나는 인도를 떠날 생각이 없다.
이 땅을 떠날 생각이 지금의 나는 없기에
힘든 건 사실이지만 조금만 더 견뎌보기로 했다.
요즘은 내가 회사원으로서 다시 태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말 그대로 회사원이라는 부캐를 생성하고 있다.
조직 내에서는 직위 아래 어떻게 소통을 해야 하는 것일까
일을 잘한다고 말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왜 업무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감정을 최대한 배제시켜야 할까
등등의 고민과 생각들을 많이 한다.
내가 가진 경력에 비해 가지고 있는 책임이 높아서인지
짧은 시간 안에 정말 많이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성장하고 있는 느낌.
내가 크고 있다는 느낌.
그것 하나만으로도 난 이곳을 떠날 이유가 없다.
내가 사는 인도, 이 땅에는 수많은 이름을 가진 신들이 있다.
오늘 나는 그 신들에게 말하고 싶다.
저는 이 곳에서 오래오래 잘 살고 싶습니다.
질투 날 정도로 잘 살고 싶습니다.
그러니 이 땅 위의 모든 신들이시여,
저를 잘 보살펴주세요.
건강히 아주 오래도록 잘 살 수 있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