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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잔디 Nov 24. 2019

청소년, 영화를 통해 권리를 외치다

우리가 청소년 영화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디지털카메라, 스마트폰과 손쉬운 편집 프로그램의 보급으로 열정과 의지만 있다면 누구든 영화 한 편은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환경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질 세대는 아무래도 청소년이 아닐까 싶다. 디지털 원주민이라 불리며 태어날 때부터 영상을 접하고 현재 영상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영상세대의 청소년. 하지만 아쉽게도 세상 누구보다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는 대한민국 청소년이 자신의 시간과 인내를 오롯이 ‘영화’에 쏟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자신의 대부분의 시간을 ‘영화’ 제작을 위해 쏟는 청소년들이 있다.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 청소년 영상제작단 <동그라미>


 과연 그들이 영화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어쩌면 그들이 엄청난 애정을 쏟아 만들어낸 영화를 통해 기성세대의 관점으로 판단했던 청소년의 모습이 아닌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청소년 대상에 대한 본질과 이면을 발견해 낼 수도 있지 않을까?


"학교에서 간식 먹으면 안 되나요?"

"학교 예산운용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죠?"

청소년, 영화를 통해 권리를 외치다.


  지난 6년간 청소년들과 함께 영화 작업을 하며 청소년이 영화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주제에서 청소년이 세상에 외치고 싶은 다양한 욕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간식이 금지된 학교에서 간식을 먹을 ‘자유로운 휴식권’을 외치는 영화 <정당한 거래>, 학교의 예산운용 방침을 학생이 제대로 알 권리를 말하며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 빗대어 표현한 영화 <게이트>, 개성 없는 획일화된 학교 시스템을 비판하는 영화 <우리에겐 사복을 입을 권리가 있다> 등 청소년들은 영화를 통해 기성세대들이 정해둔 시스템의 모순을 논리적으로 비판하며 청소년 모두가 보장받아 마땅한 다양한 권리를 말했다. 영화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영화적 언어로 표현하기 위해, 상징과 해석의 여지를 남겨두기 위해 몇 번의 탈고 끝에 완성한 시나리오는 언제나 제출기한 다음 날 새벽 5~6시쯤 메일로 도착해있었다. 날밤을 샌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난 시나리오. 그 시나리오에 담긴 청소년들의 진정성 있는 외침은 청소년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주목해야 할 이야기이다.


청소년은 자기 삶의 주인이다.


 청소년 건전육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제정·공포된 청소년헌장의 첫 문장이다.

학교폭력, 청소년 자살률, 청소년 성범죄, 디지털 범죄, 혐오표현 등 날로 심각해져 가는 현상들은 더 이상 ‘청소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청소년이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환경과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자 의무이다. 그 책임과 의무를 기억하며 우리는 청소년이 제작한 영화를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청소년 영화는 ‘청소년’만을 다루고 있지 않다. 청소년의 시각으로 조명된 ‘사회’를 다룬 영화를 통해 우리의 책임과 의무를 기억하여 청소년에 대한 시각과 관점을 바꿔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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