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2015)
유년기를 지난 후에, 어린이들을 보며 지금의 자신보다 가벼운 짐을 지고 있어 부럽다고 느낀 적이 있는가? 어린이들이 실제로 어른보다 걱정, 고민이 적을까 따져보기 전에 돌아보아야 할 것은 우리 자신의 어린 시절이 정말 그러했냐는 것이다. 지금 당장의 고통에 집중하며 행복하기만 했던 시절로 보정된 어린 날의 기억. 영화 <우리들>은 어려서가 아니라 사람이라서 져야만 했던 '관계'라는 짐에 대하여 보다 정확한 기억을 소환한다.
나는 너와 있을 때 행복하기 때문에 '우리'가 된다. 그러나 너와 나의 다름이 우리의 행복에 생채기를 내기 시작할 때, 타인의 시선이 너와 내가 우리인 것을 이해하려 하지 않을 때. 그 때에도 너와 나는 우리일 수 있을까? 영화의 두 주인공 선(최수인)과 지아(설혜인)에게 주어진 이 물음이 그들에게 어려운 것은 둘의 나이가 어려서가 아니다. 너희들이 아직 어려서 그렇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관계에 있어 사람은 누구나 아직 어리다고 말해야 한다.
그렇다고 '맞아, 관계는 누구에게나 참 어렵지.' 정도로 생각하며 <우리들>의 서사를 관조하기에는 이 영화는 구체적이고, 그래서 아리거나 부끄러운 기억들을 끄집어낸다. 말하자면, 이 영화는 또래 집단의 권력 관계 속에서 내가 너희들이 되지 못했던 순간들에 대한 위로이면서도, 누군가가 우리들이 되지 못하게 했던 순간들에 대한 찔림으로 다가온다. 그러니까 나에게도, 누군가에게도 어린 시절의 삶이 단순하고 평탄했던 경우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존재하지 않는 어려움이라기엔 우리의 기억 속에 분명히 자리 잡고 있고, 어려서 겪는 어려움이라기엔 지금에도 여전히 반복되는 어려움. '너희'를 배제하며 '우리'의 가치를 확인하고, 너와 나의 차이가 내 자존심을 무너뜨리지 않게 하려는 분투 속에 처음 너와 내가 함께 했던 단순한 목적은 희미해져 간다. 그래서 우리는 왜 우리가 되었더라? 그에 대한 해답으로 주어진 '선'의 동생 '윤'(강민준)이의 말의 여운이 참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