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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inejwk Mar 02. 2018

[영화리뷰] 로건 럭키feat.무비패스

자기복제에 실패한 소더버그 감독

logan lucky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 

출연  채닝 테이텀, 아담 드라이버, 다니엘 크레이그 

개봉일   2018.03.15. 


 

로건 패밀리 : 집안의 징크스를 깨고 완전 범죄를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지미 로건이라는 남자가 있다. 한때 촉망받는 미식축구선수였던 그는 다리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두고 지금은 공사장 인부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공사장 반장이 지미에게 일을 그만두어야겠다고 한다. 지미가 절룩거리며 걷는 것을 본 임원이 ‘보험 위험군’에 들어가는 노동자는 곤란하다고 했다는 것이다. 핸드폰 요금도 제때 못내는 지미는 그렇게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어버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혼한 전처는 남편의 사업 확장을 위해 다른 주로 이사를 가기로 했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신의 딸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더 줄어들지도 모르는데 그는 딸을 따라 이사를 갈 수도 없다.  


절름발이에 모아둔 재산도 없는 실직자인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그는 레이싱 경기장 금고의 돈을 훔칠 계획을 세우고 바텐더로 일하는 동생 크레이그를 끌어들인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케이퍼무비의 형식을 따라가고 범죄에 필요한 여러 인물들이 합류하게 된다.  


 

이 영화를 연출한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은 2001년 ‘오션스 일레븐’을 시작으로 2004년 ‘오션스 트웰브’, 2007년 ‘오션스 써틴’까지 흥행에 성공시켰다. 케이퍼 무비 전문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지만 사실 그는 굉장히 다작을 하는 감독으로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만들어왔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치밀하면서도 적당히 가벼운 범죄극은 가벼운 마음으로 보면서 웃다가 가슴 졸이다가 다시 웃게 되는 최고의 오락영화의 소재 중 하나지만 만들기 까다로운 장르의 영화이기도 하다.  


 

자신의 범죄계획을 동생에게 설명하는 지미


 

주인공 지미 로건은 이번 강탈극의 기획자이자 감독이자 출연자다. 십대시절 동생 크레이그와 함께 가게를 털려고 했던 경험이 있기는 하지만 그는 대체로 법의 굴레 안에서 성실하게 살아왔다. 운동선수에 대한 선입견이 그대로 투영된 캐릭터로 단순 무식하지만 심성은 고운, 학교 다닐 때는 나름 잘나갔지만 성인이 되고서는 별 볼일 없는 캐릭터로 치밀한 범죄 계획을 세우는 것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코메디를 가미한 케이퍼무비 대부분의 주인공들이 그러하듯 지미도 관객으로 하여금 미움을 사지 않고 호감을 주는 착한 범죄자이지만 그가 전문적인 도둑이 아니라는 점, 범죄 계획을 치밀하게 계산 할 만큼 머리가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의 범죄 동기가 분명하지 않다는 점이 캐릭터의 색깔을 모호하게 하고 관객으로 하여금 몰입을 방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고폭파전문범 조 뱅을 영입하기위해 그를 면회온 로건 형제


오션스 시리즈를 비롯해 대부분의 케이퍼 무비에서 범죄자들은 자신들의 목표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목표를 성공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 규모를 영화 초반에 관객에게 설명하고, 인식시킨다. 그래야 성공을 위해 그들이 어떤 치밀한 계획 아래 어떤 준비를 하는지, 그 과정을 긴장감 있게 지켜보게 되는데 ‘로건 럭키’는 이 과정을 생략해버리고 영화 말미에 이 과정들을 설명함으로써 초반부 관객의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영화에 대한 관객의 충성도는 초반에 결정이 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십오 분 안에 관객을 사로잡으면 후반부에 힘이 달려도 관객들은 거기에 관대하다. 상업오락영화일수록 더더욱. 그런 점에서 ‘로건 럭키’는 재미있는 설정이지만 개연성이 떨어지면서 많은 아쉬움이 드는 영화였다.  


 

plus 

1. 스티븐 소더버그는 굉장히 다재다능한 감독으로 직접 촬영은 물론이고 편집까지 하는데 ‘로건 럭키’를 그가 편집한 것이 맞나 처음에는 의심스럽기까지 했다. 대본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150분은 되어야 할 영화를 억지로 120분으로 줄인 것은 아닌가,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생략하고 오히려 집중을 방해하는 이야기들을 늘어놓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2. ‘오션스 시리즈’와 같은 완성도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음.


3. 다니엘 크레이그의 연기변신과 오랜만에 영화에서 얼굴을 보인 힐러리 스웽크를 보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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