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다시 시작합니다
잘하고 싶어서, 안 하고. 잘해야 하니까, 미루고. 그게 켜켜이 쌓이면 결국 못하죠. 그러면 할 수 없었던 이유를 찾아내고, 그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설명하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꿈이라는 거창한 포장지로 거창하게 한 번 휘둘러 감습니다. 그렇게 적당히 포기하면서 시간을 보내다 마흔이 됐네요. 이런 된장.
나의 민낯을 들여다 보는 일, 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일. 내가 잘 못한다는 걸 쿨하게 인정하고, 하나하나 차곡차곡 쌓는 일은.. 사실 매우 어렵습니다. 아무나 못해요. '남들은 다 저만큼 갔는데, 이제사 시작해서 뭘 어쩌자는 건가. 지금 출발하면 어디까지나 가겠나.' 그런 생각이 드니까요. 근데 그게 뭔 상관이람.
누가 어디까지 갔든. 알게 뭐야
결국 해답은 다작에 있습니다. 매일 무언가를 반복하는 것. 아주 작은 것을 쌓아서 큰 것을 넘어뜨리는 습관. 큰 것을 쫓아 허우적 거리는 것 보다, 매일 작은 것을 이루면서 때를 기다려야겠죠. 그래서 다시. 브런치를 열었습니다. 매일 하나씩 글을 쓰려고요. 주제가 무엇이든, 소재가 어떤 거든. 방점은 '매일'에 찍습니다.
기자 타이틀을 내려놓고. 내 콘텐츠를 만들자고 허무맹랑하게 맨땅에 헤딩한지 꼬박 3년이 지났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만, 영화라는 방향타는 놓치지 않고 붙들고 있습니다. 함께 일하면서 칼을 갈고 있는 사람들도 늘었고요. 파고도 높고 가끔은 비바람도 부는데, 그래도 죽으라는 법은 없네요.
반가워요 다들. 자주 봐요
첫 날부터 무리하면 퍼집니다. 단거리 아니고 마라톤이니까. 네다섯 문단으로 가볍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