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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프롷 Jan 30. 2018

뚜벅뚜벅

러빙빈센트

빈센트 반 고흐의 인생을 그린 영화입니다. 정확히는 그가 숨지던 그 당시를 그린 영화지만, 영화가 다루는 메시지는 그의 삶을 관통하고 있습니다. 그에게 그림이란 무엇이었는지, 그에게 우정과 우애가 어떤 의미였는지. 유화가 눈 앞에서 살아 움직입니다. 일렁인다는 표현은 딱 이럴 때 쓰는 거겠지요.


100명이 넘는 화가가 빈센트 반 고흐의 삶을 영화에 담기 위해 나섰습니다. 기획부터 제작까지 근 10년은 걸렸다고 하죠. 걸작, 혹은 작품이라는 말이 식상한 고흐의 작품이 영화 안에서 다시 한 번 증명됩니다. 그의 작품이 내뿜는 힘이 단지 기교나 기술 때문이 아니라는 걸, 그를 사랑하는 작가들이 입증해 주었습니다. 

말이 좀 어렵네요. 하지만 영화는 쉬워요. 고흐가 스스로 자살했을리 없다고 믿는 청년이, 고흐 주변 사람들을 탐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여느 스릴러 못지 않은 쫄깃함과 팽팽함이 담겨 있어요. 도대체 이야기를 어떻게 수습하려고 그러냐는 질문이 사라질 때쯤, 영화는 전혀 다른 곳을 가리킵니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800개가 넘는 작품을 남겼지만, 살아 생전 딱 1 작품만 판매됐다는 빈센트 반 고흐. 무학의 통찰과 천재성으로 오로지 그림을 위한 삶을 살았던 그에게서 과연 무엇을 배워야 할까요?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한번이라도 곱씹어 본 경험이 있는 분들에게는, 꽤나 깊은 울림을 주는 영화가 될 겁니다. 독특한 기획 만큼이나. 


이렇게도 영화가 될 수 있구나. 세상에는 천재들이 많네. 싶다가도. 10년을 우직하게 열정을 쏟아부은 이들에게 그저 '천재'라는 찬사만을 보내기엔, 모르긴 몰라도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의 박수갈채가 없이도. 우직하게, 묵묵히 걸을 수 있다면. 내 삶도 언젠가 누군가에게는 깊은 울림이 되겠죠.


러빙빈센트가 저에게 그랬던 것처럼.

영화 꼭 보세요. 참 좋아요.

뭔가. 어딘가. 리암 니슨 냄새가 나지 않아요? 젠장.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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