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영화 말고, 현재의 영화.

<애드 아스트라>

by CINEKOON

<애드 아스트라>의 주인공 로이는 임무를 위해 20여년 전의 자신을 떠나 우주 끄트머리로 향해갔던 아버지를 찾으려 우주선에 몸을 싣는다. 아름답다 못해 무섭기까지한 황망 그 자체의 우주로 떠나가기 위해, 그는 지구에서의 모든 삶을 내려놓는다. 자신을 떠나는 아내를 끝내 붙잡지 못했고, 우주에 비하면 한없이 형형색색일 이 아름다운 지구에서의 삶 역시도 구석으로 치워버렸다. 그렇게 떠난 로이 맥브라이드. 그는 과연 우주 끄트머리에서 아버지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길고 긴 여정의 마지막 결말에서, 로이는 허무함도 느꼈을 것이다. 허탈하기도 했을 것이다. 허나 그게 전부가 아니다. 로이에게 아버지는 곧 '과거'다. 물론 로이의 깊은 마음 어딘가 한 켠에는 아버지와 즐겨보았던 흑백 뮤지컬 영화도 있을 것이고, 우주비행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한 아버지의 멋진 모습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간에, 그 모든 것들은 다 과거의 것들이지 않나. 한 때는 중요했지만, 지금은 아닐 수도 있지 않나.



때문에 난 <애드 아스트라>를 우주의 영화가 아닌 현재의 영화라고 생각한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현재를 배경으로 한 영화. 그렇다. 우리의 삶은 항상 현재에 있다. 과거의 추억들과 감정들을 잊지는 말아야겠지만, 그럼에도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더 소중히 여기는 그 삶의 태도. 지금 이 순간의 공기를 더 맛있게 들이마시는 것. 영화의 그 태도에 결국 나는 설복 당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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