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과 전율의 영화 <그을린 사랑>
그을린 사랑(2010)_ 드니 빌뇌브 / 루브나 아자발, 멜리사 디소르미스, 맥심 고데테
'드니 빌뇌브'라는 이 걸출한 감독을 처음 알게 된건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2015)'이니 비교적 늦은 때였다. 마약 조직을 소탕하는 비교적 흔한 소재를 가지고 영화를 보는 내내 쫀쫀한 긴장감을 자아내게 하다니..
그렇다고 막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이거나 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슬로우 전개에 가깝다.
특히 적재적소의 특유한 사운드를 활용한 음악감독의 공도 무시할 순 없다만, 그 역할 또한 조율하는 것은 감독 아닐까?
아무튼 나는 '드니 빌뇌브'라는 감독을 알게 되고, 그의 필모를 자연스레 주행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처음 주행작으로 택한 작품은 부산영화의전당 시청각실에서 VOD로 대여한 바로 <그을린 사랑>이다.
어머니의 사망, 그리고 그의 공증인으로부터 쌍둥이 남매는 어머니의 유언을 전해듣게 된다.
유언의 내용은 죽은 줄로만 알았던 그들의 아버지, 생부조차 몰랐던 형제를 찾아 꼭 편지를 전해달라는 것.
그리고 자신이 부탁한 내용을 완료하기 전까지는 장례를 치르지 말라는 의미심장한 유언과 함께 남긴다.
어찌 생각하면 이 당황스런 유언을..
쌍둥이 남매는 어머니의 마지막 당부이자 유언을 지키기위해 어머니의 흔적을 따라가게 되고, 알지 못했던 그녀의 과거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혼란스러워 한다.
엄마의 유언대로 편지를 전해주기 위한 여정의 극 중 배경은 중동지방으로 보인다. 현재 레바논의 풍경과 매우 흡사하다고 하는데 중동지방은 대부분 무슬림 지역으로 알고 있으나 기독교도 존재한다고 한다.
그리고 두 종교 간의 전쟁은 지금도 멈추지 않고 있다.
영화는 그 험난하고 지독한 배경 속에서 극 중 어머니 '나왈'의 충격적이고 지독하리만치 험난한 삶의 여정을 영화 곳곳에 플래시백으로 배치하면서 쌍둥이 남매의 딸 '잔느'의 여정과 같이 한다.
(나왈의 젊었을 때 모습과 딸 잔느의 외모가 오버랩되는 것처럼 닮아보이기도 한다)
남매는 어머니 '나왈'을 알고있는 인물들을 수소문하여 만나게 되고, 어머니의 과거를 퍼즐 맞추듯이 하나씩 재구성해 나간다. 그리고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전쟁은 서로를 죽이고 죽이는 비극. 그 사이에서 수많은 희생자가 나온다.
그 비극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그냥 침묵할 것인가? 그 진실에 정면으로 맞설 것인가? 혹은 상대방을 용서할 것인가? 등의 다수의 선택지가 있을 것이다.
영화는 진실을 외면하지 않고, 곧 상처를 마주하며 화해와 용서를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을리다' ( 햇볕이나 불, 연기 따위를 오래 쬐어 검게 되다)
햇볕이나 불 따위에 오래 그을리게 되면 결국은 타버리기도 한다.
나왈은 오랜 상처와 고난, 그리고 전쟁상황 속의 험난한 상황속에서 마음이 타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곧 화해와 용서와 그리고 사랑을 건넨다.
우리는 이 감정을 모르기도 한다.
내가 못하는 혹은 안하는 사랑은 이해하기도 어렵거니와 이해 못하기도 하는 어려운 감정이니까.
씨네랩 에디터 Hez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