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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나몬 Nov 30. 2020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서 꿈을 사러 왔습니다

나는 매일 꿈 백화점에 가는가보다

우리는 잠이 들면 잠옷을 입은 채로 꿈을 사기 위해 어슬렁거리며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에 방문한다. 그곳은 아주 성황리에 운영되는 유서 깊은 꿈 백화점이다. 이곳에서 신입사원으로 일하게 된 페니가 주인공이며 페니의 시점으로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달러구트 백화점에는 각 층마다 매니저가 존재하는데 1층은 웨더, 2층은 비고 마이어스, 3층은 모그베리, 4층은 스피도 5층은 모태일(정확히 말하면 매니저는 아니다.) 이 맡고 있다. 1층은 고가의 한정판 예약상품을 팔며 2층은 소소한 여행, 친구, 맛집을 방문하는 꿈을 판다. 3층은 획기적이고 액티비티한 꿈을 팔며 4층은 낮잠용 꿈을 팔며 5층은 할인 판매 되는 꿈을 판다. 페니는 1층에 배정되어 꿈 백화점에 적응해나가는 모습을 그려냈다. 이러한 꿈을 사고 파는 꿈 백화점이 있다는 세계관이 매우 흥미로웠다. 판타지 소설은 촘촘한 세계관 구성과 캐릭터의 매력도에 따라 그 책이 재미있는 판타지 소설인지 아닌 지 구분된다. 이 책은 흥미로운 세계관 구성이 매우 매력적인 작품이다.


잠은 왜 자고, 꿈은 왜 꾸는 것일까? 이 질문에 페니는 이렇게 답한다.


“제가 생각하기에...잠, 그리고 꿈은...숨 가쁘게 이어지는 직선 같은 삶에, 신께서 공들여 그려 넣은 쉼표인 것 같아요..(중략) 필요한 만큼만 꿈꾸게 하고, 늘 중요한 건 현실이라고 강조하시죠...(중략) 현실을 침범하지 않는 수준의 적당한 다스림. 그래서 여기에 지원했어요”


잠을 자는 것은 그날의 소모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그냥 잠만 자면 되는데 꿈까지 꿀 필요가 있을까? 꿈이라고 해서 다 좋은 꿈만 꾸는 것이 아니다. 악몽을 꾸기도 하고 말도 안 되는 개꿈을 꾸기도 한다. 이런 악몽을 꾸고 나면 그날 하루가 찜찜하고 기분도 좋지 않다. 개꿈을 꾸고 나면 이건 뭐지? 당황스러우면서 금방 잊어버린다. 이런 꿈을 꾸는 이유는 무엇일까? 차라리 이럴 바에는 안 꾸는게 나은 꿈들 말이다. 그러나 달러구트는 이런 꿈들조차 우리가 살아가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꿈이라고 해서 전부 다 나쁜 꿈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좋아하는 연예인 꿈을 꾸거나, 하늘을 나는 꿈, 흔히 길몽은 좋은 꿈에 속한다. 이런 꿈을 꾸고 나면 꿈에서 깨어나는 것이 아쉬울 정도다. 이처럼 꿈에서는 현실에서 불가능한 것들이 가능하다. 그래서 좋은 꿈을 꾸고 나면 설렘과 행복을 느끼고 악몽을 꾸고 나면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면서 잠에서 깬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꿈이기에 다행인 것은 아닐까? 꿈에서 하늘을 나는 꿈을 꿀 때, 하늘을 나는 동안은 너무나 자유롭다. 그러나 착지하는 법을 몰라 당황하며 곤두박질친 꿈을 꾼 적이 있었다. 그리고 할머니가 돌아가시는 꿈을 꾼 적이 있었는데, 그 꿈에서 펑펑 울고 난 뒤 잠에서 깨고 나니 진짜 현실이 아니라 꿈이라서 다행이라고 느꼈다. 그리고 그 이후로 할머니와 많은 시간을 보내며 그 꿈이 현실이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좋은 꿈이라서 모든 것이 좋은 것이 아니고 나쁜 꿈이라고 해서 전부 다 나쁜 꿈은 아니다.


꿈은 나를 성장시키기고 깨달음을 준다. 어느 날은 꿈을 통해서 설렘과 행복을 느끼지만, 그 행복과 설렘이 계속 지속되지 않는다. 그리고 커다란 두려움과 공포를 느꼈지만 깨고 나면 현실이 아니고 꿈이라는 것에 큰 안도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은 내가 살아있기에 느끼는 것이다. 그래서 꿈은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이다.


<4 챕터, 트라우마 환불 요청>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여성은 학창시절 시험 강박증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 이후로 성인이 되었지만, 시험 강박증으로 인해 꿈에서도 시험을 친다. 남성은 군대에 재입대 하는 꿈을 꾼다. 이는 이들의 트라우마로 이 트라우마 꾸게 만든 달러구트에게 환불을 요청한다. 그러나 이 꿈은 자신들의 트라우마를 마주하여 극복하기 위해 꿈을 산 것이다. 결국, 이 둘은 끊임없이 꿈을 통해 트라우마를 마주하면서, 이러한 고통의 순간이 극복하였기에 현재의 자신이 있다는 걸 깨닫고 트라우마를 극복한다. 누구에게나 두렵고 마주하기 싫은 기억들이 있다. 그 기억을 어떻게 극복하는가? 이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달러구트는 꿈을 통해서 이 두려운 기억들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두려움에 잠식되지 말고 그러한 두려움과 힘듦을 이겨낸 강한 내가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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