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마르지엘라와 루이스 설리번
기능이란 필요성에 대한 답변 이다. - 마틴 마르지엘라
80년대 패션계에 등장한 마르지엘라는 해체주의를 내세운 컬렉션을 보인다. 자켓의 어깨부분에 시침선이 그대로 드러나거나, 겉면과 안면이 뒤바뀐 모습으로 기존의 의복 방식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의복에 접근한다. 마르지엘라의 첫 컬렉션은 해체를 통해 본질에 다가가며 순수한 상태로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마르지엘라의 작품은 미완성으로 보이며 디테일들을 과장해 옷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대표적으로 성 역할에 따른 고정관념, 아이템 또는 TPO에 적합한 착장방법, 소재의 용도 등을 해체한 디자인을 나타낸다.
또한 마르지엘라는 라벨을 통해서 브랜드에 대해서 의문을 던진다. 마르지엘라의 가장 중요한 상징 중 하나인 라벨은 4개의 화이트 스티치로 의복 바깥에 드러나 있다. 이 라벨은 브랜드 정체성도 사이즈 표시도 하지 않고 오로지 화이트 스티치로만 주목을 끌었는데, 이는 현대 디자이너 시스템을 의문시하면서 상품 브랜드화 현상을 모호하게 만들었다.
마르지엘라는 이렇게 브랜드 자체의 관념, 성 역할,TPO, 패션에 관련한 모든 것에 의문을 던지는 행위로 모든 것을 순수한 본질로서 마주하게 한다. 브랜드 자체에 대해서도 의문을 던지고 가장 중요한 스티치 네개만 남긴 것이다. 마르지엘라 의복의 기능은 관습에 대해 물음을 던지는 필요성에 대한 답변으로 내논 결과물들인 것이다.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 최경희 글 참조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 루이스 설리번
루이스 설리번의 말 중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말은 모더니즘을 대변하는 최소한의 장식성을 의미하는 말로 해석되기도 했지만 설리번의 말 중 기능이 뜻하는 바는 형태에 필요한 장식, 공간의 맥락과 문화적 상징까지 포괄하는 말으로 기능적 맥락을 벗어나는 부유적인 것을 거부하는 말이라고 한다.
요즘 심플함이 대표적인 디자인 트렌드가 되면서 마감되지 않은 콘크리트 벽이나 기둥들을 그대로 드러낸 인테리어의 가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심플함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날것을 의미 하진 않는 것 같다. 모더니즘이란 최소한의 장식, 절제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노출 콘크리트로 대표되는 안도다다오의 건축도 외부에 대한 관심을 본질로 돌려주는 디자인이다. 건축이란 외부에서 바라보는 대상이 아니라 그 건물 속에 거주하는 사람을 위한 것으로 본질에 가까운 디자인을 시도한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안도다다오의 건축 또한 기능을 따른 형태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서 잠시 온라인으로 들어가 보면 메인에 아무것도 배치하지 않은 채 오직 검색창 만을 배치한 구글의 화면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루이스 설리번의 기능은 형태를 따른다는 말에 가장 적합한 웹 디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형태가 기능에 가까울때 브랜드의 일관성이 갖춰지며 사용자의 경험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