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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민성 Jan 15. 2023

너의 정원

#1

정원을 가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그건 네가 알게 모르게 너만의 세상이 마음속에 자리 잡기 시작한 거야.


어디선가 본 걸 따라 해보고 싶을 수도 있고 그냥 너만의 정원일 수도 있지. 만들고 나면 뿌듯하다가 또 익숙해지기도 할 거야. 조금씩 변한단다. 네가 자라는 것처럼 정원도 자라거든.


정원은 언제라도 어떻게든 만들 수 있어. 작은 정원도 있고 큰 정원도 있지. 아빠가 다섯 살 때 가지고 있던 정원은 베란다에 있던 큰 나무 화분에 있던 빈자리와 할머니 집 마당과 뒷산에 있던 넓은 밭이었단다.


내가 정원이라고 생각하면 거기서 시작하면 되는 것 같아. 정원은 언제든 다시 만들 수 있고, 다른 곳에 만들 수도 있고, 더 크게 만들 수도, 작게 줄일 수도 있어. 지금 내가 정원이라고 생각하는 그만큼만 있으면 돼.


언젠가 남들에게 네 정원을 보여줬을 때 놀랄 수도 있고 네가 생각하는 만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지. 그건 네 정원이 아니라 그때 그 사람의 기분 같은 거야. 기분은 계속 바뀌는 거라서 네 정원이 어떤 정원인지를 남의 기분에 맡길 필요는 없어.


바라는 게 하나 있다면 네 정원의 어떤 모습을 네가 좋아하는지 스스로는 항상 알고 있었으면 좋겠다, 잠깐 잊더라도 다시 떠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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