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에세이] 육아 야근은 예측할 수 없고

-오늘은 어제 시작된다

by 최우주

[육아 에세이] 육아 야근은 예측할 수 없고, 우린 대응만 할 수 있다 (2023.4.8.)

-오늘은 어제 시작된다



‘오늘은 어제 시작된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 생각을 아니 할 수 없다. 마지막 강의를 하고 나온 지금 죽을 것 같다. 죽을 것 같은 얼굴은 실은 아까 시작되었다. 보기 안쓰러웠던 착한 수강생들은 춘곤증 핑계를 대며 꾸벅여줬고, 나는 그 덕분에 수업을 마칠 수 있었다. 그 치열한 눈치 속에서 봄이 한창이다.


문제는 어제다. 이른 새벽을 깨워야 했던 일정이었기에 자정이 되기 전에, 그러니까 신데렐라가 집에 가야 했던 그 시간에는 의식을 잃어야 했다. 하지만 ‘춥고’ ‘덥고’가 시소 타는 아름다운 계절의 한 가운데서 아기는 뜨거운 코를 훌쩍였고, 육아 야근이 계속됐다. 우리는 아기가 천사가 되기를 기도하며 안고 엎고 안고 엎고 안고 엎고 안고 엎고 했고, 인내심이 바닥이 날 때 꿈나라로 보냈다. 그런 밤이면 내일은 없고, 야식이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또한 지나간다. 그런 시절엔 그런 시절을 보내야 한다. 매일 그렇지 않지만 매일 그렇게 되는 것만 막으면 된다. 야근이 4교시분이라면 야식을 참을 수 없겠지만, 2교시분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그날의 만찬은 꿈에서 하면 된다.


오늘 밤 또 육아 야근을 핑계로 야식을 하고, 새벽을 내장의 밤샘 작업으로 보낸다면 내일의 나는 오늘을 원망할 것이다.


그런 생각을 지금 하고 있다.


그런 다짐을 어제의 나는 못했고, 오늘의 내가 한다. 아무쪼록 다시, 내일은 오늘 시작될 것이다. 오늘 밤의 내가 지금의 나이기를 기도하며 잠시 죽어야겠다.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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