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플래그쉽스토어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나는 걱정보다 기대가 컸다. 회사의 중요한 사업이자 내가 몸 담고 있는 브랜드의 국내 첫 플래그쉽스토어 오픈이었다. 당연히 회사 내 관심도는 클 수밖에 없고 엄청난 기대를 가진 시선으로 보는 부담감과 우려는 우리 팀 몫이었는데, 정작 나는 걱정 안 된다는 말을 하고 다녔다. 브랜드 론칭한 지 이제 1년, 오히려 시도할 수 있는 게 많다는 게 내가 생각하는 명분이었다. 나는 최선을 다할 것이고, 우리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이자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었다. 지금도 역시 그 생각은 변함없다.
그래서 어떻게 됐냐고? 성공여부를 기준으로 결론부터 말하자면 절반은 성공, 절반은 실패했다. 갑자기 다른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어 일정이 꼬이기도 했고, 준비과정 속 예상치 못한 문제들은 끊임없이 자생했다. 내가 열심히 해도 해결되지 않는 돌발상황 및 이해관계들 속에서 나는 권한 없는 그저 힘없는 존재였다. 그런 상황 속에서 나는 한 없이 작아지기도 했다. 임대인의 갑작스러운 요구사항, 주변 입지의 관계과 끊임없이 얽히기도 했다. 그렇게 잦은 디자인・설계 변경이 되면서 인테리어업체와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낳기도 했다. 오픈 일정은 정해져 있는데 자꾸만 늘어나는 일정에 조바심이 생기고, 공사를 진행하며 포기하게 되는 부분들도 발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래그쉽스토어는 나에게 큰 의미 있는 프로젝트이다. 60년 된 노후화된 건물의 제약 속에서 최대한의 공간 확보와 레이아웃 변경을 통해 브랜드 컨셉을 적용시키고자 여러 대안을 가지고 줄타기를 해냈다. 이번 프로젝트를 회고하며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프로젝트 중심에 있는 사람으로서 너무 많은 이해관계들을 경험하게 됐고, 디자인과 시공 사이의 부재 속 남들은 알지 못하는 아쉬움을 누구보다 크게 느꼈다. 어떤 부분에서 잘했는지, 잘하지 못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놓치게 되었는지 등 내 생각을 글로 통해 전달하는 게 어렵기만 느낀다. 그럼에도 다음엔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겪은 경험을 내 주관을 담아 써보려고 한다.
여전하게도 공간을 기획하는 게 처음이 내 계획대로 되는 경우는 없었다. 이 일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하는지 대답하기는 아직 어렵다. 그럼에도 밤낮없이 야근해 가며 기획한 이번 프로젝트는 잊지 못할 것이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글, 사진 | citevoi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