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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 May 03. 2016

#52 Bank Holiday

휴일이 좋아지는 찌들어버린 사람이....되면 안될텐데..

 슬슬 영국에도 봄이 찾아오는 것 같다. 창 밖에서는 산들바람이 불어오고 방안에는 따뜻함이 멤돌고있다. 그리고 아침 언덕 넘어에서는 새들이 봄이 옴을 노래하고 있었다.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이런 포근한 날씨를 맞이하는게. 아침에 가볍게 산책을하며 동네를 돌아보는데  월요일임에도 아침이 바쁘지 않았다. 고요한게 주말 아침 같은 기분이다. 하긴 그도 그럴 것이 오늘은 일년에 몇번 없는 영국의 Bank Holiday 이기 때문이다. 

마침 휴식이 필요했던 참이였기 때문에 이런 공휴일은 꿀같은 날이였다. 사실 이런말하면 조금 웃기긴하지만 어쩔수 없다. 그만큼 휴식이 조금 필요했던 상황이다. 요새 수면부족에 시달려서 고생중이다. 주말은 상관이 없는데 평일은 좀 문제다. 친구들이 전부 늦게 잠들다보니 얘기가 밤늦게까지 이어나가게되고 결국 새벽에 잠을잔다. 다만 아침에는 반드시 일찍 일어나야하는건 변하지 않는다. 필연적으로 수면시간은 줄어들고 아침마다 극심한 피로에 시달리는 중이다. 나의 생활패던의 변화를 보자면 아주 흥미롭다. 마치 2달간 어린아이가 찌들어가는 수순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었다. 어릴 때는 보통 일찍자고 일찍일어난다. 보통 9시쯤에 잠들고 7시나 빠르면 6시에 일어난다. 첫달, 부지런함을 고수했던 나는 이러한 생활 패턴으로 아주 건실하게 살았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지나 밖의 생활에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중고등학생의 절차를 따라 밟기 시작했다. 3째주 정도였을까, 그때부터 12시쯤에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나 이건 시작이였다. 수면시간은 점점 탄력을 받더니 지금에와서는 정확히 한국에 있을 때로 돌아왔다. 새벽1-2시에 잠들고 아침에 골골대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전형적인 대학생의 삶. 뭐 이것이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러다간 언제 또 늦잠자서 지각할지 모른다. 어찌되었든 이번 Bank Holiday 동안 잃어버렸던 생활리듬도 되찾기로했다. 

 그런데 Bank Holiday가 뭘까? 솔직히 별 관심없었다. 어차피 휴일이 있으면 학원에서 계속 공지해주기 때문에 일일히 달력에 기록해가면서 알 필요는 없었다. 그저 휴일 이름으로 어떤 휴일인지 가늠해볼 뿐이였다. 우리나라 처럼 한자어를 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왠만한 이름은 단어 그대로 해속하면 된다. 단어에 속깊은 뜻이 숨겨져있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그런고로 Bank Holiday는 진짜 말그대로 은행이 쉬는 날이다. 은행이 전부 문을 닫다보니 자연스럽게 기업도 쉬게되는 것이였다. 은행이 안돌아가면 업무에 지장이 있으니 덩달아 같이 쉬게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일기를 쓰면서 영국 공휴일에대해서 갑자기 궁금해져서 한번 알아봤는데.. 영국에는 딱히 이렇다할 전통 휴일이 없었다. 예를들자면 우리나라같은 추석, 설날, 개천절 등등 이러한 기타 휴일이 전혀 없었다. 그저 이스터, 뱅크, 그리고 크리스마스 이게 전부다. 대신 Bank Holiday가 일년에 3번정도 있는데.. 의외였다. 매우 전통이 강한 나라라서 이래저래 휴일이나 기념일이 많을 줄 알았는데 말이다. 아 물론 기념일은 많다. 여왕 생일같이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이벤트들이있다. 다만 기념일이지 휴일이 아닐뿐이다. 

어학연수 초반에는 이런 휴일이 엄청 싫었다. 집에 계속 박혀있거나 혹은 부담감 때문에 억지로 밖에 나가야한다는 사실이 너무 싫었다. 게다가 수업도 없으니 시간은 가지도 않고... 쓸쓸해지기만 했었다. 특히 저번 이스터에그 공휴일 때가 정점이였다. 그런데 이제는 아니다. 점점 익숙해지니 평일에도 이래저래 나돌아다니고, 사람만나고, 모임참여하고 그리고 밤에는 전화통화까지..

어쨋거나 이번 휴일이 타이밍이 엄청 좋았던건 사실이다. 토요일에 처음으로 런던 밖을 벗어나서 하루종일 돌아다니며 관광하고 집에 돌아오니 제정신이 아니였다. 솔직히 토요일에 일기를 어떻게 썻는지 나 스스로가 신기했다. 다만 그래서인지 다시 읽어보니 엉성하고 뒤죽박죽이였다. 일요일은.. 어학연수 중 처음으로 잃어버린 날이라고 치고.. 자세한 내용은 생락하겠다. 휴일에 작저아고 쉬겠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진짜 산책하고 책읽고, 드라마본게 전부다. 내일 부터는 재충전을 끝냈으니 이제 다시 열심히 움직일 때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인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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