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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 May 04. 2016

#54 Cooking for the 4th time

베이컨 마요 덮밥

4번째 요리의 시간이 다가왔다. 매일매일 파스타만 먹을 수 없는 노릇이고 함박스테이크를 자주 해먹을 수도 없다. 그래서 오늘은 새로운 요리를 시도해볼까한다. 요리라고 거창하게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새로운 시도임에는 변함없으니 거창하면 또 어떤가. 어쨋든 이번에 할 요리는 바로 스팸마요덮밥! 치킨마요, 참치마요와 달리 자취생을 위한 자취생에 의한 요리다. 스팸이라는 만능 식재료에 이래저래 달걀이나 양파 등을 이용하여 만드는 음식이다. 뭐 만드는 이야기는 조금 있다가 하기로하고, 우선은 식재료다. 4월이 끝나고 장을 보지 않아서 지금 내 찬장은 매우 썰렁하다. 기본적인 조미료와 다 떨어져가는 쌀, 그리고 파스타 면 뿐. 그러한 이유로 학원 마치고 집으로 일찍 돌아와 장을 보러가기로 했다. 이제까지 세인스버리에서 장을 봐왔지만 오늘은 테스코에 가보기로했다. 좀더 싸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품고 말이다.


예전에 이사할 때, 집근처에 큰 테스코가 있다고 했었는데 그곳으로 향했다. 저번에 씨리얼과 우유사러 간 이후로 처음이였다. 오늘은 살게 많아서 카트를 끌었다. 카트를 뽑으려면 1파운드짜리 동전이 필요한데 나에겐 또다른 열쇠가 있었다. 바로 집열쇠인데, 집열쇠에 1파운드정도 크기의 동전짜리 모형의 장식이 열쇠고리에 달려있다. 그래서 그걸 봅아서 꼽으면 그만. 이런 세세한 부분도 신경써주는게 좋았다.


어쨌든 카트를 끌면서 이래저래 코너를 돌아다니는데 우선은 고기였다. 야채고 조미료고 고기보다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채식주의자도 아니고 반드시 필요하다. 야채야 뭐 아무거나 골라도 상관없지만 고기는 가격이나, 양, 그리고 보관기간이나 따져야할게 많았기 때문이다. 사실 아직도 고기 고르다보면 머리에 혼란이 온다. 가격이 어느정도야 마땅한지는 하루에 드는 저녁재료값으로 환산해보면 대충 감이 잡히는데 보관이 문제다. 어떻게 보관하면 상하는지, 개봉후 얼마안에 상용해야하는지... 이런 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니 머리가 터질 지경이였다. 그래서 스테이크 같은건 아직 엄두도 못내고 있다. 한팩에 3덩어리가 담겨있는데 뜯고나서 이틀, 아니 바로 사용해라는 경고문 비슷한게 있어서 불안했다. 만약 저 3덩어리를 3일에 나눠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격도 훨씬 저렴하다... 다만 아직 걱정되서 시도하지 못할뿐이다.


그래서 고기는 일단 시도해본 것 만 구입했다. 저번에 먹었던 함박스테이크 한팩과 베이컨 큐브 두팩으로. 거기다 소세지도 사려고 했는데 저번에 작은 테스코에서 샀던 가격이 싸고 양도 많던 그 소세지는 보이지 않아서 결국 포기했다. 스팸은 비싸기만하고 오래먹을 수도 없어서 안사기로 했다.


고기를 카트에 담고, 소스코너로 갔다. 저번에 데리야끼 소스를 찾다가 포기한적이 있었는데 오늘은 꼭 찾겠다는 일념하에 세계음식점이나, 파스타소스 등 소스가 있는 곳은 죄다 돌아보았다. 그리고 겨우 데리야끼 소스를 두종류를 찾아내었다. 정말.. 이 넓은 마트에 데리야끼 소스가 단 두가지 밖에 없다니... 기가찰 노릇이다. 이러니 저번에 왔을 때 찾지 못했지. 소스도 정했고 이제 나머지는 야채와 씨리얼이였다. 야채는 일순 파프리카에 눈이 갔으나..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았다. 원채 파프리카향을 안좋아하기도하고, 딱히 해먹을 것도 없기도 했다. 그래서 결국 양파와 버섯. 항상 먹던걸로 카트에 담았다. 씨리얼도 마찬가지였다. 가장 싼 걸로 (결국 저번에 샀던거) 정했다. 이렇게 장을 보고나니 대략 11파운드정도 했는데 이정도면 6끼정도 해결가능했다. 아침을 씨리얼로 해결한다고 가정하면 12끼가 된다. 매우 적절한 가격이다.


장을 다 보고 집에 돌아와서는 바로 쌀을 불렸다. 그리고 1시간정도 뒤에 밥을 짓기 시작하고 본격적으로 재료준비에 들어갔다. 필요한 재료는 밥, 베이컨, 계란두개, 소금, 데리야끼 소스, 양파 반개. 재료만 보면 정말 간단해보인다. 다만 손이 좀 많이간다는게 문제지만.

처음은 양파껍질을 까고 양파를 채썰었다. 그리고 계란을 2개 까서 소금을 뿌린뒤 잘 휘져었다. 소금을 뿌리고 휘져으면 더 잘 섞인다고해서 한번 해보았다. 이렇게 밑준비가 끝나고 밥이 다 지어질 때 쯤, 팬에 베이컨 큐브를 굽기 시작했다. 그리고 2분 가량 굽고 건져낸뒤 베이컨기름과 식용유를 조금 두르고 스크럼블 에그를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스크럼블 에그를 어떻게 만드는지 몰라서 센불에 막 휘젓다가 계란을 태우기도하고, 스크럼블에그가 되기도 전에 다 익어버려서 풀어헤쳐진 계란프라이처럼되기도하고, 심지어 그냥 건문 잔해같은 형태로 조리되기도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후라이팬들 데우고 약불에 천천히 젓가락으로 살살 익혀가며 샛노랗게 먹음직스러운 스크럼블에그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역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여기까지하면 반은 한 것이다. 마지막 남은 것이 바로 소스만들기인데, 양파와 데리야끼 소스, 그리고 물조금해서 소스를 만들었다. 사실 이 소스가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였는데..  그 이유는 사람들마다 전부 다른 소스만드는 방법 때문이였다. 데리야끼 소스자체를 만드는 사람부터 데리야끼에 올리브고당을 넣거나, 설탕을 넣거나, 아니면 그냥 물만 조금 첨가해서 넣거나 하는 등 각양각색이였다. 솔직히 데리야끼 소스자체를 만드는건 워낙 필요한 재료들이 많아서 시도할 엄두조차 나지 않았고, 올리브고당은... 올리브고당이라는 것을 오늘 처음알게되었다. 까면 깔수록 끝이없는 요리의 세계... 언제쯤 익숙해지련지. 여하튼 오늘은 시행착오랍시고 그냥 데리야끼와 물 글고 양파만 사용해서 소스를 만들어보았다. 데리야끼 3스푼과 물조금 그리고 양파를 넣고 졸였는데 뭔가 살짝 부족한 느낌이랄까... 확실히 간이 조금 싱거웠던 것 같다. 다음에는 설탕을 한번 넣어봐야겠다.

전부 만들고나니 꽤 괜찮았다. 다만 밥이 생각보다 많았던게 문제라면 문제였달까. 오늘은 첫날이기도 하고 해서 데코레이션이란 것을 해보았다. 밥을 그릇에 동그랗게 얹고, 주위에 계란을 두르고 중앙에 소스와 양파를 얹이고 베이컨을 둘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름에도 들어가있는 필수요소 마요네즈를 둘렀다.

후... 조금 싱겁기는하지만 아주 포만감 넘치는 저녁이였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인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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