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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 Sep 19. 2016

Season2, Last&First week

끝과 시작의 주

런던이 점점 본연의 모습을 되찾고있다. 대낮에도 축축하고 어두운 특유의 우울한 분위기를 말이다. 정말 지기는 하는건지 의심이 들었던 해도 점점 빨리 지기 시작했다. 10시에도 환하던 하늘은 7시면 이미 밤으로 덮여있다. 여름이 이제 끝나간다는 신호다. 여름이 끝나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이곳에 처음 왔을 때로 되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해서 싱숭생숭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게다가 이제 곧 길고긴 6개월동안의 말번 하우스의 코스가 끝나고 새로운 학원으로 옮길 때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이별을 앞두고 학원에 가니 뭔가 뭉클하고 이제껏 익숙해졌던 것들이 아련하게 다가온다. 좋은 추억이였다.


이런저런 좋은 추억도 많긴 했지만 너무 오래해서 지루해지던 찰나였다. 아니 이미 지루했다. 비수기라 그런지 역대 가장 적은 숫자의 학생들만이 있었고 심지어 내가 듣던 반에는 고작 3명뿐이였다. 어떻게보면 선생님이 더 많이 케어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을 수도 있지만 수업이 단조로워지고 지루해진건 사실이다. 그래서 어서빨리 다음 학원으로 옮기기를 속으로는 기대했던 것 같다. 하지만 막상 마지막주가 되고 마지막 수업일이되니 아쉬움이 가장 먼저 들었다. 선생님들도 다들 오래보고 지내서 정들었고 강의실이나 도서관, 리셉션 등 이제는 못볼 것들이라고 생각하니 고향떠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한국에서 런던 떠나올때 느낀 그 말못할 기분.


금요일, 수업이 끝나고 수료증을 손에 받아 들었을 때, 진짜 마지막이였다. 수료증을 가방에 주섬주섬 집어넣고 문을 나서는 순간 이곳에서의 추억은 여기서 일단락지어지는 것이다. 남아서 친하게 지냈던 선생님들이나 친구들에게 작별인사라도 하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다른 학원에서 다음 수업이 있었기에 수료증만을 받아들고 뭔가 감동스러운 작별도 없이 헤어졌다. 뭐 현실이란 다 이런것이다. 어짜피 결국 잊혀질 사람들이다. 6개월간 항상 친구를 떠나보내면서 해왔던 망각과 잊혀짐을 이제는 내가 받아들여할 차례다.


어학연수생활이 마치 끝이난 것 같은 기분도 다른 학원에 도착하는 순간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렸다. 사람이 참 간사한게 떠남의 그리움을 금방 새로운 만남으로 지워버린다. 아까까지 우울했던 마음은 어디가고 새로운 학원과 사람들에대한 기대로 기쁜마음으로 문을열었다.


새로운 시작, 얼마남지 않은 어학연수생활, 난 어디까지 그리고 얼마나 잘해왔을까? 알 수 없다. 사람의 삶은 수치로 측정되지는 않으니깐.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인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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