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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 Nov 27. 2016

Season 2. Dr.Strange

첫 영화ㅎ

얼마전에 영화를 봤다. 요새 핫하게 뜨고 있는 바로 그 영화 '닥터스트레인지'다. 게다가 런던에서 영화관에서 보는 첫 영화였다. 영국에 8개월 동안 빈둥거리면서 영화도 안보고 뭐했냐고 생각 할 수도있다. 영국에서 영화를 본다는게 나에게는 엄청난 부담이였다. 언어의 장벽이 가장 주된 이유였다. 영어 영화를 자막 없이 본다는게 얼마나 어려운지는 말안해도 잘 알것이라고 생각한다. 리스닝 잘하면 상관없는거 아냐? 라고 묻는다면 오산이다. 물론 아예 못알아 듣는다는 말은 아니다. 굵직굵직한 내용은 다 이해하고 가끔가다 빵터지는 개그도 이해될때도 있다. 그러다 간혹 언어유희라던가 전문적인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 벙쩌버리는 것이다. 특히, 판타지, 히.어.로 물을 보게된다면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닥터스트레인지를 보러간 것은 어떻게보면 일종의 도전이였다.


도전이라고 하니 뭔가 대단한걸 하는 것 같은데 대단한거 맞다. 왜냐하면... 영화비가 무지막지하게 비싸기 때문이다. 정말 예전에 ODEON이라고 하는 영화관에 잠시 들린적이 있었는데 그때 티켓 판매 기계에서 확인한 가격은 나도 모르게 뒤로가기 버튼을 연타하게 만들었다. 뭔가 까딱 잘못하면 거금이 줄줄 흘러나갈 것 같은 그런 위압감에 서둘러 도망쳐 나온 기억이 있다. 그 당시 일기에 썻던것 같은데 망할 2D영화가 거의 3만원가까이 했다. 가뜩이나 그때는 환율도 높았던 시기였기에 영화관이라는 단어자체를 머릿속에서 지워놨었다. 그 돈이면 차라리 돈을 조금 더 보태서 뮤지컬이나 보는게 훨씬 득이였으니깐. 아무튼 그 뒤로 수개월이 흐르면서 그토록 보고싶었던 '시빌워'도 시무룩하게 떠나보내고 이번달 닥터스트레인지가 개봉했다. 영국에서 지내면서 '오이'형에게 푹 빠져있었기에 이건 꼭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예고편에서 인터스텔라, 인셉션을 뛰어넘는 그 영상미는 고문이였다.


월요일 아침, 월요병에 잠식당해 침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나였지만 어느 카톡한통으로 부리나케 일어나 학원으로 총총걸음으로 달려나갔다. IH학원 그라운드플로어에는 그날, 그주 소셜프로그램이 요일별로 나열되어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앞에 황홀히 빛나고 있는 그 칼라풀한 닥터스트레인지 포스터는 그리고 그밑에 적힌 5.6파운드라는 가격은 모든 피로를 날려버렸다. 바로 그 자리에서 소셜담당 선생님한테 표를 사고, 수업내내 붕뜬 기분으로 멍하니 보냈다.


수업이 끝나고 홀에 모인 영화 관람할 사람들은 옹기종기 모여 영화에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을 바람을 쐬며 템즈강을 건너고 굴다리를 지나 도착한 그곳은 삼성갤럭시 S7광고가 건물전체를 감싸고있는 원통형의 건물이였다. 영화관에 들어서자마자 금발의 예쁜 직원이 다가오더니 시식 아이스크림을 주더니, 바로옆에 카운터에는 지옥에서나 볼법한 모습의 직원들이 하얀이를 드러내며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할로윈데이, 내가 영화를 보러간 날은 할로윈 당일이였다.


영화관에 들어가서 앉으니 엄청나게 넓고 휘어진 화면이 바로 코앞에 놓여있었다. 너무 넓어서 한눈에 안들어올정도였다. 조금 뒷자리였으면 좋았겠지만 어쩌겟는가 싼 표다보니 자리가 안좋은건 감수할수밖에. 사실 영화 시작하기 전까지 난 그곳이 IMAX영화관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애초에 IMAX영화관에 처음가봤다. 넓고 금방이라도 화면이 엎어져 나를 덮칠것같은 위압감에 몸을 가볍게 떨면서 영화시작을 기다렸다.


영화가 시작이 되고 3D안경을 끼자 신세계................가 펼쳐지긴 했다. 펼쳐지긴 했는데...... 이게 내가 시력이 안좋아서 그런건지 위치선정이 안좋아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역시 빈약한 플라스틱 안경에 의지하는 3D는 역시나 자주 촛점이 어긋났고 어지러움을 유발했다. 게다가 닥터스트레인지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온통 공간이 접혔다 펴졌다 옮겨졌다 확대되었다 축소되었다를 반복하니 지옥이였다. 옛날 닌텐도 아이트레이닝을 3D판으로 체험하는 기분이랄까. 거기다 화면이 한눈에 안들어오니 고개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화면을 실시간으로 잡아내어야했고 화면이 높다보니 고개도 계속해서 치켜들고 있어야했다. 영화를 반쯤 봤을 때, 눈, 허리, 다리 등 어디하나 안 아픈곳이 없었다.

심지어 영어에 집중한다고 뇌와 귀까지 피곤해졌다.


영화가 끝나고 느낀 기분은 만족감보다는 끝나서 다행이다라는 안도감이였다. 끝나고 선생님이 얘기하는게 이곳이 런던에서 가장 큰 영화관이라고 한다. 무식하게 크기만하네 라고 속으로 궁시렁 거렸지만 나뿐만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돌아가면서 온갖 불평을 다함께 쏟고는 헤어졌다.


영화관은 딱히 한국과 다른점은 없었다. 굳이 다른점이 있다면 영화 시작하기전에 직원이 들어와서 온갖 기타 설명을 직접해준다는 것이다. 한국은 영상으로 떼우기 때문에 이런점은 신선했다. (모든 곳이 그런건지 그저 할로윈 이벤트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팝콘과 영화비가 더럽게 비싸다는 것 말고는 또 화면이 좌석과 너무 가깝다는것 정도 빼고는 괜찮았던 것 같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인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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