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꼰대일까?(260)
눈알이 팽팽 돌만큼 급변하는 세상에 적응해 살아가느라 모든 것이 간편하게 간략하게 줄어들고 쪼그라들고 번쩍번쩍 속도가 붙었다.
말과 글 또한 그렇게 변하고 있는 것이리라.
요즘 사람들 특히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어휘는 알아듣기가 어렵다. 스마트폰에 날아다니는 문자를 보면 문장은 고사하고 날말마저 줄이고 줄이다가 이제는 글자가 해체되어서 글 뼈다귀가 돌아다닌다.
세종대왕님이 이런 세상을 보시면 어떤 생각을 하실까?
세대 간의 소통을 위해서 우리 같은 나이 든 사람도 그들의 은어나 줄임말을 배워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좀 불편하더라도 국적불명의 헐벗은 말을 굳이 알고 싶지 않다.
우리말 우리 글을 해체하여 글 뼈다귀들이 달그락거리며 굴러다니는 것이 달갑지 않다.
그뿐만이 아니다. 초면 구면 가리지 않음은 물론, 나이 구분 없이 말꼬리를 잘라내고 애매한 반말투로 휘젓는 사람 또한 못마땅하다.
언어에도 품격이 있고 말에도 온도가 있다.
사람을 만나 그 사람의 품격을 눈치채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다.
아무리 명품으로 휘감고 우아하게 겉치장을 했어도 천박한 말이 입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순간 신기루는 사라진다.
근래에 불편한 어떤 호칭이 자꾸 귓바퀴를 긁어댄다.
나는 36년을 교단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였다. 퇴직을 한 지 올해로 18년, 직업인 교단을 떠난 뒤에도 가르치는 일에서 완전히 멀어진 적이 없었다. 지금도 평생학습관에서 나이 지긋한 수강생들과 만나고 있으니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내게 가장 익숙하고 편한 이름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 모든 남자들이 사장님이 되더니 결혼한 여자가 모두 사모님이 되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대부분의 사람들이 직업과는 무관하게 선생님으로 불리어졌다. 그걸 탓하자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선생님으로 불러야 할 가르치는 일을 하는 사람까지 도매금으로 선생님의 줄임말 또는 낮춰 부르는 듯한 느낌의 '샘' 또는 '쌤'으로 부르는 것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쌤'이라는 말을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찾아봤다.
*쌤(샘): 선생님(교사, 강사 등)을 줄여 부르는 말, 혹은 낮춰 부르는 말
*先生과 선생님
선생님은 선생을 높여 이르는 말이다.
구체적으로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을 뜻한다.
성, 직함 따위에 붙여 남을 높여 부르는
'선생'(학교 선생, 의사 선생...)에 '님'을 붙여
김 선생님, 의사 선생님 등으로 높여 부른다.
다만 학예가 뛰어난 사람을 높여 이를 때는 (율곡선생, 김구선생...)처럼 '님'자를 붙이지 않는다.
나이가 어지간히 든 사람을 대접하여 이를 때는 '선생'이라 하지 않고 '선생님'으로 쓴다.
우리나라는 성리학이 전파된 고려시대 이후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이라도 학덕이 높은 사람에게는 함부로 이름을 부르지 않고 선생이라 불렀다.
배우는 사람이 가르치는 사람을 부를 때 제대로 된 호칭 '선생님'으로 부르는 것이 옳다고 본다. 굳이 '선생님'을 줄여서 낮춰 부름의 뜻을 품고 있는 '쌤' 또는 '샘'으로 부를 이유가 꼭 있는지 모르겠다.
뿐만 아니라 사회전반에 존칭의 뜻으로. 부르는 '선생님'이 보통명사가 되어버렸는데, 그 호칭도 제대로 부르지 않고 '샘' 또는 '쌤'으로 부를 이유가 없다고 본다.
혹시 상대를 낮춰 부르면 자기 자신이 높아진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동년배도 아니고 한참이나 연하인 사람이 연장자를 호칭하면서 '철수샘' '영희샘' 처럼 아예 성은 떼고 이름만 붙여서 부르는 것도 영 불편하다.
바르고 고운 말, 제대로 된 어휘를 사용해야 하는 것은, 너나 할 것 없이 그리고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가리고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말을 하고 있는 나는 고리타분한 꼰대인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