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노래를 만들다(261)
요즘 주변의 아는 문인들 중에 새로운 재능(?)을 드러내며 자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어느 날 불쑥 자기의 詩 또는 아는 분의 시를 AI 가 작곡하고, 자기가 노래를 불렀다고 유튜브 영상을 보내온다.
(일정액의 수수료를 내면 곡을 만들어 준 다음 저작권료까지 연결해 준다고 들었다.)
처음엔 노래도 근사하지만 대단한 노래실력이라고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그런데 의심이 들기는 했다. 도저히 내가 아는 그분이 그렇게 청아하고 매끄럽게 노래를 부를 것 같지 않았다.
남자는 남자 목소리로, 여자는 여자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데 본인 목소리까지 비슷하게 닮아 있었다.
고루 갖춘 음향시설을 만나기도, 연습하여 노래를 녹음하기도 쉽지 않을 텐데! 참 재주도 좋다.
딥페이스로 얼굴을 복제하고 온갖 동작을 넣어 사람을 속인다고 하더니, 목소리의 일부만 가지고도 복제가능하여 똑같은 목소리와 어투로 말을 하고 노래까지 한다더니!
소름 끼치는 일이 아닌가?
영화에서나 있음 직한 일이 내 주변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무한 복제된 아바타들이 사방에서 자기가 진짜라고 주장하는 무서운 세상이 가까운 어떤 날에 일어날 수도 있다면? 아바타에 밀려 직장과 가정과 가족을 빼앗길 수도 있지 않을까?
등줄기가 서늘하다.
편리한 생활도구로서의 AI의 활용도 채 몰라서 뒷걸음질 치고, 두리번거리고 버벅거리는 나 같은 사람들에겐 심각한 빨간불이 켜졌다.
문맹, 컴맹에 이어 AI맹이라는 말이 일반화되게 생겼다.
편리한 생활의 도구뿐만 아니라 만남과 강의, 회의도 줌(ZOOM)으로 해결하여 서로 다른 공간에서도 얼굴을 보고 대화가 가능하니 거리, 공간의 벽도 허물어졌다.
사방에서 AI 인공지능이 설쳐대니 놀라움을 넘어 공포스럽다.
무섭다고 마냥 피할 수만도 없으니, 속 터지게 느린 속도지만 기초라도 배우기는 해야겠는데 참으로 험난하다.
어제 아들의 도움으로 트롯풍의 시노래 하나 만들고, 뚜벅뚜벅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다.
(AI가 지맘대로 약간의 개사까지 한다.)
비록 구독자 수는 소수이지만, 나는 내 이름으로 올려진 영상이 70개가 넘는 유튜버이다. 수준이야 왕초보에 머물고 있지만, 일흔몇 살의 할머니 유튜버가 어디 그리 흔하겠는가!
참 좋아진 세상인 것도 같고, 너무 무서운 세상에 발을 들인 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