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모든 것이 메시지다
뵌 적은 없지만 송길영 님의 생각, 말, 글에 대한 선호를 가지고 있습니다. '선호'라는 느낌이 정확히 무엇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를 이야기해 본다면 그의 말과 생각이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늘 미래를 함께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단순히 현재만을 이야기하거나 이상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를 이야기한다는 점 말이죠. 구매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남겨두었던 송길영 님의 책을 소개합니다.
도서명 : 그냥 하지 마라
저 자 : 송길영 님
출판사 : 북스톤
배려가 만들어질수록 로열티도 올라갑니다. 고양이를 키우는 인구가 전체 국민보다는 적겠지만, 고양이를 좋아하는 이들은 저처럼 애정이 클 터이니 가격이 조금 높더라도 구매할 것입니다. 배려의 총량이 보답으로 응당 돌아오는 보상체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뜻이죠. p28
OCB(조직시민행동)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본래 해야 하는 일이 아닌 영역에 대해 우리가 좀 더 우리의 추가적인 노력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사무실을 오가다가 휴지가 떨어져 있을 때 그것을 줍는 행동 등이 이에 해당할 겁니다. 이는 보이지 않은 배려라 할 수 있습니다. 그 배려에는 '나'가 아닌 '우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생각보다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문서상에 기록된 목표가 있지만 문서로 기록되지 않았지만 중요한 일들 역시 존재합니다. 이들 보이지 않는 일들이 잘 진행되지 않으면 개인 목표는 달성했는데 조직목표는 달성되지 못하는 기이한 현상을 만날 수도 있을 겁니다. '배려의 총량이 보답으로 응당 돌아오는 보상체계'가 만들어질 수 있어야 합니다. HR을 하는 우리들에게 주어진 또 다른 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코로나가 일으킨 변화를 돌아봄으로써 알게 된 건, 역설적이게도 이들 문제가 처음 튀어나온 게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생긴 변화가 아니라는 거예요. p48
우리가 잘 아는 모 과자의 크기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그 크기가 바뀌고 있었지만 시간이 제법 흐르고 나서야 비로소 그 변화가 있음을 인지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변화는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닌 흐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코로나19와 같은 이벤트로 변화가 새롭게 나타난 것이 아니라 그 이벤트가 기존에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던 변화를 인식하게 만들어준 것과 같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하나의 시사점을 제시합니다. 우리가 의도적인 노력을 한다면 그 변화에 좀 더 빠르게 대비할 수 있으리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더하고 싶은 얘기는, 무조건 열심히만 하는 게 답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잘못된 방향으로 열심히 하면 소진됩니다. p83
방향성은 중요합니다. HR관점에서 제가 강조하는 건 직무의 방향성입니다. 이나모리 가즈오 님이 그의 책에서 언급한 '왜 하는가'라는 질문입니다. 저는 HR을 '기업과 구성원이 함께 성장하는 환경으로서 제도를 구축하는 것'이라 그 방향성을 정의하고 있습니다. 현재 하고 계신 일에 '왜 하는가'를 마주하게 하고 나름의 답을 찾아보시면 어떨까요. 그 고민의 과정에서 어쩌면 우리는 우리들이 일을 하는 이유로서 방향성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방향이 먼저입니다.
그냥 해보고 나서 생각하지 말고,
일단 하고 나서 검증하지 말고,
생각을 먼저 하세요.
'Think first'가 되어야 합니다.
Don't just do it. p85
일하는 방식도 이처럼 바뀔 테니, 조직은 새로운 방식으로 산출된 결과를 어떻게 조합해서 전체 큰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p93 (중략) 이런 꼼수가 난무하는 것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팔고 있기 때문입니다. 직원이 차를 마시건 음악을 듣건, 성과를 내면 무방하지 않을까요. 그런데도 직원에게 근면함을 요구하며 과정을 관리하려고 하니 벌어지는 일입니다. p100
개인의견으로 OKR을 설명할 때 목표와 산출물, 시작과 끝은 있는데 과정이 없는 이유로 다양성을 이야기합니다. 기업이라는 공동체는 공동체가 가고자 하는 방향성을 유지하고 그 방향성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산출물(구체적 상태와 기한)을 필요로 하지만 목표와 산출물이라는 두 가지를 준수함을 기본 전제로 그 수행 방식에서의 다양성을 인정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방식이 작동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건 리더의 전문성입니다. 누군가는 현재 직무에서 A라는 산출물이 나왔을 때 그것이 기업의 방향성에 부합됨을 확인해 줄 수 있어야 하며 그 확인을 해주어야 하는 것이 바로 리더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전문성에 대한 책의 이야기를 살짝 남겨 봅니다.
제가 보기에 지금 모든 일이 다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중략) 지금은 일상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모든 일들이 어려워지고 있어요. 전문화되는 것입니다. 숙련도와 해박함이 없으면 내 직무를 하기 어려워지고 있어요. 그만큼의 시간을 축적하지 못하면 나의 전문성을 설명하기 어렵게 사회가 바뀌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p110
생각이란 사실 몹시 피곤한 행위입니다. 더욱이 생각은 혼자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사람들과 협의하여 그중 가장 나은 것을 선택하는 과정까지 포함되는데, 이 단계까지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p113
저는 주니어시절부터 생각이 많다는 핀잔을 자주 들었습니다. '그만 생각하고 움직여'라는 10여 년이 흐른 지금도 생생한 음성지원이 되는 말들입니다. 생각을 제대로 하면 행동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제가 지나온 시간 동안 해온 경험이 뒷받침해 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일의 주어진 시간의 80% 가까이를 생각하는데 보낼 때도 있습니다. 그 과정에는 자료를 찾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등 생각의 재료를 찾고 자극을 찾아가는 과정도 포함됩니다. 사람들과 협의하여 그중 가장 나은 것을 선택하는 과정까지 생각을 하게 되면 행동하는 것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남들이 보기엔 변수로 보이지만 제가 볼 땐 변수가 아닌 현상들을 마주하기도 합니다. 이를 저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발생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를 예측한다"
가장 먼저, 본인의 가치관을 의심하시기 바랍니다. 어떤 건 앞으로도 유효하겠죠. 어떤 건 아닐 수도 있습니다. p122
본인의 가치관을 어떻게 의심해 볼 수 있을까요? 답은 단순합니다. 나와 다른 생각들을 만나 보는 것이죠. 오늘날 우리는 어렵지 않게 나와 다른 생각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사실 이미 우리 주변에 존재하거든요. 새로운 기술이나 장치들이 그렇고 MZ와 같은 다른 세대가 그렇습니다. 우리들의 경험을 정답으로 두지 말고 수많은 답 중 하나로 두세요. 그리고 새로운 생각과 대등한 위치에서 비교하고 검토해 보세요. 본인의 가치관을 의심할 수 있는 환경은 이미 갖추어져 있습니다. 남은 건 우리들의 의지뿐입니다.
현행화, 현재를 유지하는 게 혁신입니다. p130
10년 전 HR과 오늘날의 HR 모두 할 수 있습니다. 어떤 HR을 원하시나요?
지나온 시간 본부장님께 제가 드렸던 말입니다. 현재를 유지한다는 건 변화의 흐름을 타고 있음을 말합니다. 변화가 유지다라고 할 수 있겠죠.
현행화란 변화의 다른 이름입니다.
프로스펙티브 prospective방식이 나왔습니다. 지금을 보는 것이죠. (중략) 나우데이터 now data 덕분입니다. (중략) 프로스펙티브 방식 하에서는 데이터를 모으고, 관리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이해하는 데이터 해석능력이 반드시 필요해질 것입니다. (중략) 이것이 말하자면 데이터 리터러시 data literacy입니다. p178
우리는 현재를 살고 있지만 동시에 우리는 미래를 현재로 만들어고 있기도 합니다. 사실 우리가 무엇을 하고 안 하고에 관계없이 미래는 결국 현재가 됩니다. 중요한 건 미래의 현재를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일 것인지 우리가 만들어갈 것인지의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현재를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그 예측을 만드는 과정을 만들어가는 것. 제가 조금은 강조하는 우리가 일 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 조금은 살아온 시간이 있는 현재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 어쩌면 지금 우리들의 움직임은 매우 사소한 움직임일지도 모릅니다. 세상은 1%의 의지대로 되는 일과 99%의 내 의지와 상관없는 일들로 구성된다는 말처럼 말이죠. 그럼에도 우리는 미래의 시간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미래는 내일, 다음 주나 다음 달, 1년 뒤 혹은 5년이나 10년 뒤가 될 수도 있겠죠. 중요한 건 그 미래에 대한 생각에 현재를 둔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현재에 살고 있다는 건 변화의 흐름 속에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10년 전 HR이 아니라 2023년의 HR을 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고 우리가 생각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으로 소개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