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티 슈프림]을 보고 든 생각을 끄적이다
제목에서 영단어 supreme(슈프림)은 최고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탁구 선수인 주인공 '마티'는 스스로를 최고라고 생각하기에 응당 그에 걸맞는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여긴다. 하지만 정작 세상은 그를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간에서의 그는 그저 일개 탁구를 잘하는 사람일 뿐이다. 무심한 세상 속에서 최고라고 평가 받기 위해서는, 마티는 내로라하는 다양한 사람들과 경쟁을 해야만 한다. 그렇기에 그는 경기장 내에선 탁구 선수들과, 경기장 밖에선 세상 사람들과 경쟁을 벌인다.
강한 자부심은 항상 강한 자존심을 수반하는 것은 아니다.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자존심을 쉽게 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이 지니고 있는 능력과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남에게 굽실거리는 방법도 마다하지 않는 셈이다. 그들에게 자존심이 아예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들도 비굴해질 때마다 수치심을 느낀다. 다만, 그렇게라도 해야만 자신의 자부심에 걸맞는 부와 명예를 끝내 얻을 수 있음을 뼈저리게 인지하고 있을 뿐이다. 마티에게는 분명 강한 자부심과 강한 자존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일념이 지독한 신념으로 자리잡은 그의 머릿속에는, 자존심 따위는 필요할 때마다 버릴 수 있는 한낱 소품에 지나지 않는다.
물속에 빠져 있을 때 격렬히 허우적댈수록 도리어 물속으로 가라앉는다. 마티는 아무도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현실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하지만 그가 드높이 올라가기 위해 발악을 하면 할수록, 서서히, 그리고 은밀히 가라앉는 듯해 보이는 것은 어째서일까. 그것이 어쩌면 화려한 성공에 가려진 '슈프림'함의 민낯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