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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뱅글이 Mar 30. 2024

예수의 마지막 유혹(영화리뷰)

특별함이 평범함보다 가치 있는가?


  ‘과연 예수님은 신으로부터 선택받아 인류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희생하시는 것을 원하셨을까?’ 독실한 교인들이 보기엔 충분히 발칙한 접근이다 여기서 나는 예수의 성경 스토리(이미 충분히 유명하므로..)가 아닌 매력적으로 느껴진 작품 속 캐릭터를 중심으로 서술하겠다.



1. 나사렛 예수

 자신 안의 악함과 선함의 충돌로 고뇌하는 캐릭터. 영화에서 묘사되는 예수님은 베이스가 인간인 것처럼 보인다. 식욕, 성욕, 수면욕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 유혹에 넘어가기도 한다.(강력한 유혹을 몇 번이나 넘어섰지만 결국 평범한 가족을 이루고 살고 싶다는 유혹에 무너진다) 시도 때도 없이 들리는 신의 목소리(환청?)와 극심한 자기혐오로 고통스러워한다. 


  나도 자기혐오를 어느 정도 가지고 있지만 극 중에서 예수님의 자기혐오는 정상범주를 넘어선다. 그런데 동시에 자신이 신의 대리자라고 인식한 뒤에는 극단적으로 안하무인이다ㅋ 이런 이중성이 인간성의 근원이며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드는 근본원리 아닐까..? 




2. 가롯 유다

  성경에서 배신자로 알려져 있는 유다는 영화에서 가장 능력 있는 현실주의자로 나온다. 헛소리에 넘어가지 않을 만큼 의심이 많으며 예수의 극단에 서서 베드로보다 많은 우정을 나눈다. 예수가 가장 의지하는 존재로 묘사되며, 둘 사이의 강력한 우정이 개인적으로 많이 다가왔다. 


  나랑 비슷한 면이 있어서 일 수도 있고 어쩌면 감독 본인의 작품 속 역할이었을 수도 있다.(감독은 자신이 신을 믿으면서도 동시에 강력하게 의심하는 것에 깊게 빠져 이 작품을 영화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 극 중에서 예수는 자신이 죽을 순간은 정해져 있다면서 유다를 따로 불러 자신을 밀고하라고 부탁한다. 유다는 처음으로 진심으로 눈물을 흘리며 자신은 할 수 없다고 하지만, 결국 예수의 청을 들어준다.



3. 막달라 마리아

  몸을 파는 창녀로 등장하는 마리아는 예수의 썸녀?! 같은 모습으로 묘사된다. 신을 찾아 떠난 예수에게 버림받아 막장인생을 살고 있는데 진심으론 여전히 예수를 사랑한다. 성경을 원작으로 한 2차 창작에서 마리아가 예수의 연인이다 뭐.. 이런 식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은 거 같은데 내가 보기엔 그냥 재미있는 상상에 가까워 보인다. 


4. 본디오 빌라도


  로마의 유능한 관리로 나오는 빌라도('본디오 빌라도에 고난을 받으사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어렸을 때 교회 다닐 때 수도 없이 외웠던 구절이라 이름을 잊을 수가 없다;) 약간 춘향전의 사또 포지션이다. 다른 점은 매우 합리적이며 이성적인 타입이라는 것. 예수를 십자가형에 처하지만 사심으로 그런 것이 아니라 유대인들의 폭동을 막기 위한 가장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수단이라 선택한 것이다. 


  사실 자본주의 현대인에 가장 가까운 캐릭터가 아닐지..?! 그런 그에게 부족한 면이 있다면 예수와 독대하는 장면에서 로마의 법, 이성의 힘에 마비되어 예수의 가치를 못 알아보았다는 점이다. 

  뭔가 신비스러운 구석이 있는 것 같긴 한데.. 하면서도 이성의 덫에 가려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캐릭터이다.(이 점이 동일한 현실주의자인 유다와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유다는 현실적인 조건을 봤을 땐 초반에 예수를 죽여야 했지만 결국 배신 직전까지 따라다니며 지켜본다. MBTI로 치면 INTJ와 ISTJ의 차이랄까..? 상상력이 있는지 여부의 차이다)



결론 : 반드시 종교적인 신자가 아니라도 성경 스토리를 약간 비틀어 맛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1800년대에 니체가 '신은 죽었다'며 중세의 종말을 고했다면 감히 내가 예언하고자 한다. 언제가 될 진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신을 다시 살려낼 것이다. 왜냐하면 종교 없이 현대인들은 강력한 불안감과 회의주의에 매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합리성이 인간의 강력한 부분이듯 종교성 또한 인간이 버릴 수 없는 본능이니까.




연기 ★★★★★

연출 ★★★

메시지 ★★★★★

대중성 ★★


영화기본정보

개봉 : 1988

상영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장르 : 드라마, 종교

상영시간 : 2시간 44분

감독 : 마틴 스콜세이지 / 원작소설 : 니코스 카잔차키스

출연 : 윌렘 대포, 하비 카이텔, 바바라 허쉬 외

기타 : 상영금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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