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진실

공정이라는 착각

by 뱅글이

능력주의, 공정한 선발이라는 신화. 나도 한국식 입시경쟁시스템에서 자랐다. 그래서 매트릭스에서 빠져나오기가 상당히 힘들었다.



인간은 본인이 운과 우연으로 지금의 결과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어떻게든 ‘통제’가 가미된 허상의 이야기를 만들기 좋아한다. 그래야 불안하지 않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럴듯한 허상의 이야기가 바로 능력주의다. 입시제도의 과한 경쟁시스템을 지적하자, 이렇게 되묻는다. ‘그럼 가위바위보로 뽑으리?’


난 이렇게 답한다. 가위바위보가 차라리 공정하고 결과적으로도 좋을 수 있다고 말이다.


이미 이러한 시스템 하에서 자란 사람들은 문제의식 자체가 없다. 오히려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을 공격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철학적 좀비상태라 능력주의를 부정하면 그것이 곧 자기 인생을 부정하는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분명 가위바위보 방식도 실패할 것이다. 자체적 문제가 있어서라기보단 그 방식은 허상의 이야기로서 기능을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내가’ 시험을 잘 봐서 ‘내’ 노력으로 이 자리까지 왔다는 주장은 그야말로 주장에 불과하다. 겸손한 소리가 아니라 이게 진실에 가깝다.


사회는 능력주의라는 하나의 플라시보 효과에 의존해서 돌아가고 있다. 효과는 분명히 있다. 다만, 그것을 진실이라고 착각하고 과몰입하는 자들이 생겨나니 사회에 병폐가 생긴다.



조금만 합리적으로 생각해 보면,
답은 간단하다.

오늘 당신이 아침에 눈을 뜰 수 있는 이유는
오직 운이 좋아서이다.
이것이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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