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보고도 닿지 않는 밤의 기록

흰 민들레

by 미리암 최정미



일주일이
조용히 지나갔다

함께할 수 있었던 시간들로
감사는
말보다 먼저 남았다

아침이면
입을 꼭 다물고
밤이 되면
홀씨로 바뀌어
서로의 얼굴을
미처 보지 못했던
흰 민들레

이제야
마주 본다

돌보는 손을 닮아
귀리는 제 모습을 찾아가고
계절은
조금씩 따뜻해진다

수확 뒤에
다음 파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이 시간은
숨을 고르는 자리

고성에서
주머니에 담아 왔던 민들레는
올해
마당을 가득 채운다

말없이 피었다가
흩어지며 남기는 인사

고마웠다고
지나간 시간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2018년 4월



https://youtube.com/shorts/dfnn75Jw2sc?si=SGQAqDq-uHgFnq8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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