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보단 만족하는 삶

어느 순간부터 애써 행복을 찾지 않게 되었다.

by 이찬중



새해가 밝으며
행복한 한해를 보내자고 한다.
그런데 무조건적인 행복이 과연 좋은 걸까


maxresdefault.jpg 2020년, 나는 행복한 한 해보다 만족한 한 해를 보내는 걸 목표로 삼았다. / 출처 : KBS 9시 뉴스


나는 행복이라는 단어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세상에는 100% 긍정적인 감정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행복'이라는 단어를 막 사용하다 보면, 단어의 의미가 닳고 내 안에서 진짜 행복이 달아나버릴까봐 무섭다. 정말로 내가 행복할 때, '행복'이라는 단어 의미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닳지 않도록, 아끼고 아낀 끝에 선택하는 단어다. 그런데 사회에서는 '우리 모두 행복하자'는 말을 입버릇과 습관처럼 사용한다. 새해


무조건 행복을 바라보는 게 과연 좋은 걸까.

그리고 왜 우리는 불행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고 맹목적으로 행복을 바라본걸까. 행복은 그저 불행에 절댓값을 취하고 (-)에서 (+)로 붙이는 거 뿐인데. 어쩌면 행복의 이유가 불행속에 숨어있을 수도 있는데. 아마 힘들고 무서워서 불행을 직면하지 않는 거일터. 그럼에도 불행을 직면하지 않다는 것은, 삶의 감정 절반을 무시하는 거라 생각한다. 불행을 직면해야, 비로소 행복을 더 빈번하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마음이 땅이라면, 기분은 날씨다.

행복은 따뜻한 햇빛일 거고, 불행은 차가운 비일 것이다. 우리 마음속의 '자아'라는 나무가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라려면 햇빛과 비를 번갈아 받아야한다. 너무 많은 행복은 마음을 메마르게 하고, 너무 많은 불행은 마음을 썩게 한다. 적당함과 중용을 이루어야 번개와 태풍이라는 우울함을 이겨내고, 울창하게 자라 숲을 이룰 수 있지 않겠는가. 행복과 불행을 번갈아 음미하는 것이 되려 삶 아닐까.


날씨는 우리가 바꿀 수 없다.

그러나 운치있게 보낼 수는 있다.

습한 비가 오면 파전을 해먹고, 추운 눈이 내리면 눈사람을 만들 듯이. 오늘 그대의 날씨가 행복인지 불행인지, 그 중간 어딘가인지 모르겠다만, 그 날씨를 인정하고 운치있게 살면 좋겠다. 내일은 또 다른 날씨가 찾아오니까. 그래서 나는 행복을 애써 만들지 않고, 불행을 찾아서 하진 않기에. 행복보다는 만족하는 삶을 사려고 한다. 하루하루 운치있게 마무리 하며.


365일 내내 만족하며 살면, 그거만큼 행복한 일년은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