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캐스트는 어쩌다 이벤트 전문가가 되었나

롯데월드 캐스트 인터뷰 - A님

by 사육일칠

요리가 취미인 캐스트의 생일 때 각인이 있는 근사한 칼을 선물하고, 그 캐스트의 단골 멘트를 주문 제작한 화환에 적어서 선물한다. A 캐스트는 이벤트에 진심이다. 생일자를 위해 생크림 케이크를 유명 브랜드 빵집에서 사서 초를 하나 꽂고 축하해 주는 게 보통 사람이라면, A 캐스트는 어떻게 하면 이 사람의 생일을 근사한 시간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을까 고민한다. 그가 어쩌다 이벤트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는지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자.


1. 어쩌다가 이벤트를 기획하는 게 취미가 되었는지?

이벤트를 기획하는 걸 실행한 지는 얼마 안 됐어요. 작년부터 시작했을 거예요. 작년 이전에는 남들처럼 기프티콘을 주고 평범하게 생일을 축하해 주는 게 보통이었죠. 그러다가 한 번은 제 생일 때 아는 누나가 생일을 축하해 준 적이 있었는데, 그때 누나가 제게 해줬던 말이 기억에 남아요. 생일은 하루 중 가장 행복하고 특별해야 하는 날이라고. 그 말을 듣고 나서부터 이벤트를 기획하는 데 흥미를 느끼고, 그게 지금까지 이어진 것 같아요.


2. 어떻게 이벤트 당사자의 특징을 파악하는지?

보통 하루 이틀 본 사람에게 이벤트를 해 주지는 않잖아요. 자주, 길게 본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니까 자연스럽게 특징이 보이죠. 누군가는 탱자탱자 집에서 노는 걸 좋아한다던가, 누구는 집에서 요리를 좋아한다던가 하는 특징 말이죠. 그렇게 사람의 특징을 기억해 놓고 있다가, 그 사람의 생일이 되면 특징을 반영해서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3. 이벤트를 진행하기에 현실적으로 어려웠던 적이 있었다면?

우선 이벤트를 위한 아이디어가 생각이 났을 때, 현실적으로 이게 가능한지 따져 보죠. 업체를 찾아보거나 하는 식으로요. 많은 사람이 필요한 이벤트 같은 경우엔 사람을 모을 수 있는 환경인지도 생각해 봐야죠. 예를 들어 롤링 페이퍼 같은 경우에는 많은 사람이 참여를 해 줘야 의미가 있는 이벤트잖아요? 저 혼자 힘으로 실현하기 어려운 이벤트 같은 경우엔 어쩔 수 없이 포기하게 되죠.


4. 현 롯데월드 안전청결 부서에서 일하고 계신데, '안전청결 업무'와 '이벤트 기획하기' 사이의 공통점이 있다면?

혼자 한다는 게 공통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안전청결 업무'에서 갑자기 물건 옮기기 같은 작업이 생기면, 물론 같이 할 사람을 구하기는 하지만, 정 안되면 그냥 저 혼자서 해결해 버리는 경우가 많죠. '이벤트 기획하기' 같은 경우에는 남들이 절 봤을 때 '뭘 저렇게까지 할까?' 싶을 정도로 저 혼자서 많은 걸 준비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전 준비하는 과정부터 도파민이 퐁퐁 솟아나는 걸 느끼거든요. 같이 이벤트를 준비하는 것도 즐겁겠지만 혼자 열심히 준비하는 것에도 충분히 즐거움을 느끼고 있어요.


5. 이벤트 당사자가 가장 반응이 좋았던 때는?

특별히 이벤트 당사자가 크게 만족했던 때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벤트를 기획한 제가 이벤트를 할 때마다 만족했던 건 확실히 기억나요. 저는 이벤트를 구성하는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고, 이벤트를 했을 때 즐거워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더욱 즐거워하는 사람이니까요.


6. 이벤트에 진심인 사람을 더 모아서 이벤트를 해 보고 싶은 생각이 있으신지?

물론 있습니다. 이벤트에 뜻이 있는 사람을 모아서 한다면 아이디어도 많이 나오고, 많이 나온 아이디어 덕에 이벤트의 질도 훨씬 좋아지겠죠.


7. 본인의 학과에서도 이벤트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았는지?

많은 편이었습니다. 졸업한 저희 학과 사람 대부분이 이벤트 하는 걸 좋아했어요. 학과 사람들 말로는 제가 이벤트를 처음 시작했대요. 그러다 보니 이벤트를 여러 번 하다 보면 계속 새로운 걸 찾게 되잖아요. 워낙 이벤트를 많이 하다 보니 이제는 정말 범죄에 가까운 이벤트를 해야 특별할 것 같아요. 그렇다고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말은 아닙니다! ㅎㅎ


8. 이벤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아마 제가 처음으로 기획한 생일 이벤트 때일 겁니다. 제가 아는 학과 동생이 있었는데, 그 동생과 싸운 다음날이 동생의 생일이었어요. 아무리 그래도 친한 동생이고, 싸운 것과는 별개로 생일은 특별한 날이고, 같이 지내온 시간도 있기에 생일 축하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죠. 동생의 생일이 되는 순간, 그러니까 밤 12시에 동생 집 앞에서 동생과 친한 사람끼리 모였어요. 대문에 노크를 하고 케이크를 천천히 내밀며 생일 축하를 해줬는데, 동생이 뭐라고 말했는지 아세요? 전날만 해도 싸워서 사이가 좋지 않았던 형이 직접 생일 축하를 해 줘서 감동이라고 하더라고요. 그곳에 있는 친구들도 그 말을 듣고 감동해서 분위기가 따뜻해졌어요. <싸운 동생의 생일을 축하해 주는 형> 사건이 학과 친구들에게도 큰 울림을 줬는지 다들 이벤트 기획을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9. 스스로를 정말 아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본인에게 생일 이벤트를 해준다면 어떤 이벤트를 할 것인지?

정말 어렵고 어려운 질문이네요. 왜냐면 전 정작 제 생일을 잘 챙기지 않는 편이거든요. 그렇다 보니 저를 위한 이벤트를 해준다?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이게 정말 모순인 게, 전 생일 때 그냥 따뜻한 말 한마디, 사소한 연락 하나 정도로도 행복해할 것 같은데, 스스로를 '제가 아끼는 타인'으로 생각하니 절대 대충 챙길 리가 없을 거란 말이죠.

음... 아마 제가 담긴 영상을 편집해서 편지와 함께 선물하지 않을까요? 치킨 기프티콘처럼 먹고 사라지는 선물보다는, 영상처럼 다시 감상할 수 있고 휘발되지 않는 선물을 좋아하는 편이니까요. 이 질문은 제가 특출나게 좋아하는 걸 저도 몰라서 가장 어려웠습니다.


10.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롯데월드 안전청결이라는 부서에서 저와 작가님이 만나게 되었고, 차갑게 말하자면 비즈니스 파트너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벤트를 준비해서 동료에게 행복을 주고, 작가님 덕에 인터뷰를 같이 진행하며 깊은 관계로 나아가는 과정은 너무나도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제 행동이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게 도와주신 작가님께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상대를 행복하게 해 주는 좋은 이벤트를 기획할 수 있도록 정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