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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ristie Jun 20. 2024

진심, 진짜 마음의 무게

진심으로 관계를 맺고자 한다면 상처를 두려워해선 안 된다.

개인주의가 보편화되고 SNS 속의 삶이 많이 공유되면서 왠지 진심이나 진실이 희소해지는 느낌이다. 가식이나 허례, 허식이 넘치고 내 본모습보다 상대방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낼 모습에 집중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요새는 솔직해 보이고, 삶에 진심으로 보이는 “기안 84”나 “이대호” 아나운서가 인기가 많다. 남에게 보이는 모습보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사는 게 느껴지기 때문이다“기안 84”의 경우 비난 댓글도 많아 약까지 먹는다고 하지만 꽤 오랫동안 자신의 스타일을 지켜가고 있다. 아마 그건 삶을 대하는 태도가 진심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들을 좋아하는 마음에는 그렇게 살고 싶은 부러움도 있을 듯하다. 사람들은 누구나 진심을 원하기 때문이다     


모두가 진심을 원함에도 진심으로 대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상처받기 두려워서 일 것이다. 나 또한 그렇고 너무 공감한다. 상대방은 아닌데 나만 진심으로 대해서 상처받은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상처받는 건 누구나 힘든 일이다. 진심에 조심하게 되는 예를 들어보자. 연애에 대해 여자들끼리 대화할 때 “남자들이 너무 잰다”라는 얘기가 나올 때가 있다. 좀 더 어린 시절엔 남자들이 솔직히 대시도 하고 계산 없이 행동했던 것 같은데 30대 이후로 가면서 달라진 태도라는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 보면 너무 당연하다. 남자들도 나이 들어가며 연애나 관계에서 상처받는 경험들이 쌓였을 것이다. 본인만 처음부터 진심을 보여서 낭패를 본 적도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조심하게 되고 심하면 가식적으로 될 수도 있다. ‘남자는 이래야 해.’가 아닌, 그냥 남녀 상관없이 관계에는 서로 진실하게 대해야 한다잘되고 안되고는 그 후의 일이다.  

   

상처받았던 관계의 상대방이 진실하지 않은 사람이었을 수도 있다. 그런 경험이 반복되면 관계에서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 꺼려지게 되고 사람을 경계하게 된다. 가식적인 관계가 반복되면 관계에 회의적으로 되기도 한다. 그러나 다르게 생각해 보면 우리가 사람을 보는 눈이 미숙해서 그랬을 수도 있다. 아직 어렸고 사람을 대하는 것이 덜 다듬어져 있었던 탓이다. 상처받을 내가 걱정된다면 내 태도를 바꾸기보다 사람을 보는 눈을 키우는 것도 좋다사람 보는 눈이 잘 안 생긴다고 하면 사람들과 좀 천천히 친해져도 좋다내 진심은 귀한 것이니 조금씩 보여줘도 전혀 괜찮다     


진심인 사람을 걸러내는 방법은 내가 진실하게 대하는 것뿐이다상대의 태도를 보고 거기에 맞춰 내 태도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어떤 관계든 나의 진심에 상대방도 진심으로 대하면 진실한 관계가 될 수 있다. 나의 진심에 상대방이 가식적이거나 계산적이라면 그땐 그 사람과의 관계의 거리를 정해야 한다. 단호히 정리할 수도 있고, 그냥 아는 사람 정도로 남길 수도 있다. 실제로 난 10년 이상 친했던 친구가 나와의 관계에서 얻고 잃는 걸 계산하는 걸 느꼈을 때 그 관계를 정리했다. 성격은 달라도 같이 보내온 시간이 있어 소중한 인연이었던 친구였다. 그 친구가 나와의 관계에 대한 진심이 다르다는 걸 알았을 때 난 그 관계가 끝났음을 느꼈다.


흔한 얘기로 사람의 진심을 알아보려면 잘해주란 말이 있다. 내가 소중히 여기며 잘해줬을 때 똑같이 나한테 잘해주려 애쓰면 나와의 관계에 진심인 사람이다. 그러나 내가 잘해주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태도라면 나와는 다른 마음임이 분명하다. 관계는 내가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관계에 진심으로 임하면 관계가 틀어지더라도 내가 후회할 일은 별로 없다진심이란 최선을 포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상대방이 진실하지 않음을 탓할 필요도 없다. 그냥 나랑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하자.     


나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은 내가 정할 수 없지만 내 곁에 남을 사람은 내가 정할 수 있다. 내가 내 곁에 남을 사람을 정하는 기준은 진실함이다. 진실함이 꼭 깊은 유대감이라든지 속마음을 다 공유한다든지 하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무조건의 진지함을 말하는 것도 아니다. 지인, 동료, 친구 어떤 관계에서든 행동과 말에서 드러나는 태도의 진실함을 말하는 것이다. 내가 하는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어주고, 내 고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봐주는 것일 수도 있다. 내 부탁을 거절할 일이 있어도 거짓말이 아닌 솔직한 이유를 알려주는 것 또한 그렇다. 나 같은 경우 오히려 친하고 아끼는 사람들에게만 진심으로 조언한다. 혹시 상대방이 나를 원망할지라도 안 좋은 결과가 생기지 않게 내 생각과 맘을 전한다. 나의 진심은 이런 식이다. 상대방과의 관계가 소중하다면 진실한 태도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진심으로 살기 위해서는 내가 나에게내 삶에 진심이어야 한다진실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것이 아닌, 진실한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어야 그 태도를 유지할 수 있다. 살아가면서 사람들과 교류하고 소통하며 사는 것은 중요하다. 물론 SNS처럼 겉으로 보이는 모습 위주로도 많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런 관계는 한계가 있다. 어느 순간 허례와 허식, 가식적인 관계 속에 피로도만 높아지고 허무함만 커진다. 그런 얕고도 진심을 알 수 없는 관계 속에선 나도 진심일 수 없고 결국 더 외로워질 뿐이다. 관계에서 중요한 신뢰를 쌓기도 어렵다. 적지 않은 경험을 쌓아온 우리는 그런 관계는 부질없다는 걸 잘 안다.     


진심은 다른 감정들보다 에너지 소모가 더 크다그래서 진심을 남발하면 안 된다내 진심은 귀하고 한정적이니 쓸데없는 상황이나 상대에게 내 감정을 소모할 필요는 없다. 그래서 오히려 진심으로 살면 삶이 더 간결해질 수 있다. 우린 이미 내 맘 같은 사람이 없다는 걸 알고 있기에 내가 진심이어도 상대방이 내 맘을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내 진심을 알면서도 소홀한 태도를 보이는 사람은 곁에 둘 필요가 없다. 그 사람에게는 나의 가치가 하찮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은 정리하자. 내 진심을 더 보여주려고 애쓰거나 나의 진실함을 설득할 필요는 없다. 그냥 그 사람이 나를 소홀히 대하지 못하게 내가 끊어내면 된다그것이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고 힘이다     


진심은 꼭 긍정적인 태도나 행동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한자 그대로 진짜 마음, 내 삶을 사랑하고 내가 대하는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이다. 거짓이 없는 바른 마음이다. 결국 진심으로 산다는 것은 내 삶이 진짜라는 나의 자존감이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난 후회하는 게 싫다. 차라리 후회보단 내가 선택한 것을 나답게 행동하며 살고 싶다. 혹시 결과가 좋지 않다면 아쉬워하며 다음을 위해 반성하면 된다. 시행착오를 겪어나갈 시간도 아깝다. 그래서 우린 더더욱 삶에, 관계에 진심이어야 한다. 나만의 경험치와 안목을 쌓고 쓸데없는 후회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나에게 떳떳하기 위해서라도, 두려워하지 말고 삶과 관계에 진심이 되자.     

 


#진심#인간관계#자존감#상처#후회#삶에충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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