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재영cjy Apr 22. 2024

MBTI가 유행하기 전에는 난 이상한 놈이었다

에세이

MBTI가 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은, 나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법을 가르쳐준 것이다. 가족과 사회에서도 나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나는 더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우리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MBTI가 성행해서 참 다행이다


MBTI가 성행하기 전과 후로 나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변화는 나의 가족들 사이에서도 두드러졌다. 어릴 적부터 가족이라는 작은 사회에서 부모님과 형제의 사회적 고정관념과 이상한 기대감 때문에 고생한 경험이 많았다.


나의 내향성


나는 내향인이다.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에너지가 소진된다. 그래서 친인척 모임 등 사람 많은 자리를 가급적 피했다. 우리 엄마는 외향인이자 사내대장부 같은 사람이다. 엄마의 시선에서 나는 사회성이 부족한 아들로 비쳤다. 엄마는 사람들에게 내가 '사춘기'라서 혹은 '바쁘다'는 핑계로 나를 변명하기 바빴고, 분명 나를 이상하게 보고 있었다.


나의 논리적 사고와 공감의 문제


나는 극 T(Thinking) 성향이다. 반면, 우리 누나는 극 F(Feeling) 성향이다. 이로 인해 나는 상대적으로 이상한 동생으로 비쳤다. 사람들은 보통 공감능력을 당연하게 여긴다. 누군가 기쁠 때 같이 기뻐하고, 슬플 때 같이 슬퍼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사람마다 표현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 나는 누나의 기분을 공감하지 못한다고 핀잔을 받기 일쑤였다.


나의 즉흥성과 아빠의 계획성


나는 P(Perceiving) 성향이다. 우리 아빠는 J(Judging) 성향의 사람이다. 그래서 아빠는 나를 게으르게 생각하셨다. 나도 내가 마냥 게으른 줄 알았다. 나는 단지 아빠처럼 분 단위로 쪼개서 계획을 세우지 않을 뿐이지, 나름대로의 계획이 있었다. 나는 할 때는 확실히 하고, 안 할 때는 아예 손을 놓는 편이다. 사회는 항상 바쁘고 부지런한 사람을 우대하는 경향이 있어, 나의 이러한 성향이 부정적으로 비칠 수 있었다.


사회에서의 나


가족에게만 이상한 사람이 아니었다.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사람들과 사회생활을 하며 누구나 비슷한 점을 느꼈을 것이다. 나에게 왜 먼저 연락하지 않느냐고 뭐라 하기도 하고, 말수가 적다고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고 하기도 했다. 오만 가지 생각이 드는 와중에 집중하지 못한다고 지적받기도 했다.


MBTI가 주는 이해와 다름의 인정


MBTI가 성행하면서 사람들이 "그럴 수 있어"라고 이해해 주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지적하기 바빴다. 때로는 많이 힘들었다. 나도 누군가를 편견을 갖고 봤을 수 있다. 나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으며, 사회 속에서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작가의 이전글 여행할 때 기억할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