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을 삽니다, 하지만 원하는 것은 신발이 아닙니다.
오늘은 지난 글의 주제인 1번 주제 '브랜드'를 지나 2번 주제 'Fake Consumer'편입니다. 사실 Fake consumer편은 여러 편에 나누어 쓰려고 합니다. 그만큼 저에게는 제일 쓰고 싶었던 이야기 거든요..!
1) 이 시리즈의 시작에서는'Fake consumer'(이하 리셀러)들이 어떤 식으로 시장을 왜곡하는지, 그리고 시장에 어떠한 방식으로 인위적인 영향력을 가하는 지 설명해 보려합니다. 2) 다음 글에서는 이러한 시세왜곡과 미친 프리미엄을 감당하면서도 왜 이 가격을 주고 구매자들은 신발을 구매하며, 해당 시세가 유지가 될 수 있는지 그 요인에 대하여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동시에 이러한 스니커즈 마켓을 현재, 주식시장의 흐름과 빗대어 설명해보고자 합니다. 나름대로 경제학적 관점을 가지고 분석하려하나, 모두 저의 사견일 뿐 전문적인 관점은 아니라는 점 먼저 밝히고 글을 적습니다.
이는 저의 소제목과 같습니다. 신발을 삽니다. 하지만 원하는 것은 신발이 아닙니다
주식으로 치자면, 주식을 삽니다. 하지만 원하는 것은 기업의 가치가 아니라, 뚱뚱해지는 제 계좌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제야 진짜 주제인 '2021 리셀마켓 현황'에 다가섰다고 생각해요. 여태까지는 사실 '왜 신발이 가치를 지게 되었는가?'에 초점을 맞추어왔다면, 이제는 '사람들이 신발을 왜 비싸게 주고 살까?'에 초점을 맞추어 글을 써보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제가 생각하는 신발의 시세가 이렇게 미쳐돌아가게된 가장 큰 이유는 시장을 왜곡하는 시세교란자(Fake Consumer, 이하 리셀러)들과 이들로 인해 변화된 구매자들의 심리상태 때문입니다.
위에서 설명드렸듯, 먼저 시장에 영향을 주는 인위적 요소들에 대해 설명 해보고 자 합니다.
*라플, 드로우, 선착순, 기습발매 등 구매 방식과 권리에 대한 이야기.
고등학교 시절 저는 야자를 참 열심히 했습니다. 그 당시, 제가 가장 좋아했던 방송은 '메이비의 볼륨을 높여요'였습니다. 친구들과 야자시간에 항상 라디오듣고 사연내고, 그거 방송되면 엄청 좋아라하고, 어떻게 보면 참 아날로그 적이지만 낭만이 있는 추억이네요. 매일 매일 장난스럽게 사연을 제출하던 어느 날, 저에게도 메이비씨의 간택이 내려졌습니다. 세상이 깜깜했던 그날 저녁, 제가 있던 교실에 다 같이 라디오를 듣던 어느날, 저의 이름은 전국에 울려 퍼졌습니다. 지금 생각도 안날 정도니, 아주 사소한 내용이었겠지만 저는 그것을 통해 얻은 게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사연 선택에 따른 라디오 경품이 지급된 것입니다. 기억은 잘 안나지만 멀티비타민에 당첨되어 친구들에게 아주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던 저의 모습이 떠오르곤 합니다...ㅋㅋ
사실 지금 스니커즈의 구매방식은 제가 적은 라디오 사연과 거의 일치합니다. 바로 선택을 받고, 물건(권리)를 얻는 다는 점입니다. 조금 다른게 있다면, 저는 '볼륨을 높여요'팀에 비타민을 사겠다고 돈을 주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은 나이키에 권리를 얻을 뿐 신발가격은 지불한다는 점이지요. 나이키는 매일매일 새로운 신발들을 내놓습니다. 그들은 이벤트를 해도 경품을 주지 않습니다. 공짜로 주는 것은 오직, '신발을 살 수 있는 권리' 뿐입니다. 어떻게 보면 아주 황당합니다. 돈은 돈대로 주는데, 그게 이벤트고 당첨된 것이라니.. 그래도 사람들은 당첨되길 간절히 기원합니다.(물론 저도, 그리고 저의 사랑하는 여자친구도) 이렇듯 나이키와 스니커즈 기업들은 요즈음 신발을 팔지 않습니다. 권리를 팝니다.
나이키는 꼭 온라인으로 이벤트를 열고, 추첨으로 당첨자를 뽑고, 당첨자에게만 신발을 팔지만은 않습니다. 그들이 취하는 다른 방식은 바로, 선착순 & 기습발매 입니다. 선착순이든 기습발매든 결국 열심히 나이키의 정보를 갈구하고, 다른 나라, 다른 지역의 신발 런칭일은 언제인지, 어떤 총판이 언제 푼다더라 라는 카더라를 찾아내는 사람들에게 주는 '신발을 살 수 있는 권리' 일 뿐입니다.
저는 최근 여자친구와 위에 사진 속 페이즐리포스에 푹 빠졌습니다. 저도 이 신발을 여자친구에게 너무 사주고싶어서 정보를 몇날 며칠을 찾아 헤매었습니다. 하루는 용산, 하루는 영등포... 저의 곁에는 페이즐리포스를 팔고 있는 곳이 없었습니다. 강남에서 판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너무나 멀리 있기에 살 수 없었던 그 신발은 저와 여자친구는 운좋게도 같이 있을 때, 잠실에 기습발매 되었습니다. 저희도 결국 페이즐리 포스 한족을 간신히 살 수 있었습니다.
요즘 스니커즈 매니아들은 카페를 통해 단톡방을 통해 서로 어느 총판이/ 언제/ 어디서/어떠한 물량을 얼마나 푸는지 다 공유합니다.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성을 형성한 무리에게 나이키는 그 보상으로 신발을 구매할 권리를 주는 것으로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물론 브랜드에서 의도한 바는 그것이 아니었겠지만, 이제는 관심을 두지 않으면 매장에서 볼수도 없기 때문에 이렇게 표현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이 신발들을 못사서 난리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이유를 단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신발의 가격 기대값입니다.
네이버에 기대값을 검색하면, 부동산용어사전의 기대가격에 대한 내용이 가장 먼저 나옵니다. 저는 이 내용이 바로 신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장래의 수익성과 쾌적성 등 가격형성요인의 변동에의한 예측'이 바로 신발의 가격 기대값입니다.
신발의 공급량/ 추후 추가 공급일정/ 신발을 원하는 구매자들의 욕구/ 해외시세등을 고려했을 때 신발이 향후 기대가격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면, Fake Consumer(리셀러)들은 신발을 못사서 안달난다는 말과 동일합니다.
또한 중요한 지점이 있습니다. 바로 Risk(위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신발을 사는 권리를 얻는데에는 위험이 없습니다. 당첨되는 신발의 가격기대값이 높다면 신발을 구매하여 추가적인 이득을 볼 수 있으며, 알고보니 가격기대값이 낮은 상품이었다면 반품하면 되니까요! 정말 안전한 상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한 장점을 통해 리셀러들은 열심히 신발을 사 모았습니다.
다시 위에 적어놓은 구매방식(라플/선착순/기습발매)로 돌아오겠습니다.
신발을 구매할때, 선착순이든 라플(추첨)이든 아니면 기습발매든, 구매자들은 모두 이 신발이 더 이상 시장에 공급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공급자(나이키/아디다스)들이 이 신발을 '이벤트'의 형태로 공급했기 때문입니다. '이벤트에 당첨 된 사람만 신발을 살 수 있고, 일반 수요자들을 모두 만족 시킬 만한 공급량은 전무하다'라는 전제가 암묵적으로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죠. 이러한 전제들을 통해 리셀러들은 신발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남들을 제치고 구매하려합니다. 드로우응모를 하고 선착순 발매를 누구보다 빨리 알고 뛰어갑니다.
여기서 하나의 변수가 또 등장을 하게 됩니다. 한 발 빠른 리셀러들 뒤로, 일반 대중들도 '신발을 사는 권리를 얻는 싸움'에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한정된 공급량과 기댓값이 높아진 상품들을 통해 안정적인 추가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사실들이 전파되고, 이제 일반 대중(신발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 까지 이 전쟁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네이버에 맘카페 드로우라고 검색하면, 제가 위에서 이야기하는 이야기를 직관적으로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러한 현상을 어디서 본적 있지 않으신가요? 바로 2020 코로나 이 후 뜨거워진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키워드인 '공모주 청약'과 결을 같이 합니다. 공모주도 위의 라플의 방식과 같습니다. 계좌를 개설하여(아이디를 만들고) 신청을합니다(응모를 합니다) 그러면 추첨결과가 나오고, 주식을(신발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받습니다.
프로세스는 정확히 일치합니다. 이 공모주 시장 또한, 뜨거웠던 이유는 '기대가격'이 구매가격보다 월등히 높았기 때문입니다. 주식으로 치면 SK바이오팜/ 신발로 치면 'GD'의 "PEACEMINUSONE X AIRFORCE1"과 같은 대박 종목들이 적은 위험/ 적은 돈으로 큰 수익을 안겨주기 시작하면서, 일반 대중들도 '아 저렇게도 돈을 벌 수 있구나'에 눈을 뜨게 된 것입니다. .
물론 주식관련 글이 아니기에 주식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적을 생각은 없지만, 동일한 지점은 적은 리스크/ 작은 투자금액/ 투자대비 높은 기대수익률 뿐만이 아닙니다. 바로 환금성입니다. 권리를 받고, 주식(상품)을 구매하고, 받자마자 돈으로 다시 바꿀수 있다는 간편한 환금성이 대중들을 끌어모으는 가장 큰 요소입니다.
적은 리스크 / 작은 투자금 / 투자대비 큰 수익률
쉽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높은 환금성
이제 신발을 사는 권리를 얻기는 너무나도 힘들어졌습니다. 온라인에서는 맘카페와 같은 일반 대중들과 경쟁해야합니다. 선착순은 후술하겠지만, 매크로와 같은 기계와 경쟁해야합니다. 이러한 과열된 경쟁속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은 탄생합니다. 이제 Fake Consumer(리셀러)들은 바로 '시세왜곡'으로 이라는 방식을 통해 차익을 생성하게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리셀러들이 시세를 왜곡하여 추가적인 '차익'을 얻는 방식에 대해 서술해 보겠습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어떻게든 써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