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건축공학과 10학번 최상찬, 드디어 졸업합니다.
2022년 02월 08일 메시지가 왔다.
'10학번 건축공학과 최상찬 선배님 졸업을 축하드립니다.'
...어? 나 진짜 졸업하네? 정말 내가 졸업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졸업식이 되면 다들 아쉬움이 남는다고 하는데..
12년이 걸려서일까..아쉬움보다는 오전에 졸업 사진찍고 출근할지..
오전에 출근하고 오후에 졸업사진 찍으러 갈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나이가 들었구나..하는 생각이다.
군대 2년, 휴학한 2년 제외해도 8년이라는 시간동안 학교와 회사를 병행했다.
12년만에 졸업..
음...아주아주 거대하고 길었던 프로젝트를 끝낸 것 같다.
이 프로젝트 끝나고 나는 다른데 더 좋은 곳으로 이직 할 것이야. 라는 마음가짐이 제일 가까운 것 같다.
대학교 졸업장은 나에게는 아주아주 거대하고 긴 짐이었고, 언젠가는 끝내야하는 큰 과제였다.
10년짜리 프로젝트
2014년 학업과 회사 일을 병행을 하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대학생이라는 내 신분은 정말 좋은 자유이용권 같은 티켓이었다.
덕분에 내가 창업 생태계에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이자 양분이 되었다.
개인이 부담하기 큰 리스크를 줄여줬다.
정말 고맙다.
한편으로는 어쩌다가 이렇게 오래걸렸을까..
지금까지 F 학점을 몇개를 받았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F 학점을 졸업학점으로 만들기 위해서 몇개의 과목을 재수강을 했는지 일단 10개가 넘어가는 것 같다.
2번의 학사 경고, 10개가 넘는 F 학점들..
무엇을 증명하기 위해서 그렇게 버텨왔던 걸까..
그냥 목적 없이 하다 보면 목표가 생기겠지. 하던 마음이었을까.
결국 "난 뭘 하던지 중간은 할 놈이니까. 일단 해보자.."
그렇게 마음 먹고 그냥 했다.
그렇게 특출나게 비상한 머리를 가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내가 맞다고, 증명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으면 오래 걸리더라도 증명하려고 해왔다.
그 덕에 부모님에게 손 벌리지 않고 스스로 사는 방법을 배웠고, 내가 뭘 잘 하는 사람인지를 더 잘 알게 되었다. 사람마다 꽃 피우는 시기가 다 다르지만 아직 나는 꽃을 피우지는 않은 것 같다.
언제 필지 모르는 꽃길의 봄날을 기다리며
지금이라는 겨울을 버티고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겨울을 따뜻하게 버티기 위해서 계속 움직여 왔다.
특히 대학생 신분으로서는 할 수 있는 건 다 해본 것 같다.
정부의 창업지원사업 부터 대학생 대외활동까지 정말 잡다하게 다 해왔다.
창업동아리 활동은 당연히 했고, 각종 경진대회, 대외활동, 그리고 학업 성적 등
조금 아쉬운 것은 학교에서 연애를 활발하게 하지 않다는 점이 아쉽지만.
앞으로도 연애보다는 일하는게 더 즐거울 것 같고, 더 행복할 것 같으니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지금 회사일만 해도 할게 너무 많고, 미루고 있는 일, 기다려야 하는 일, 고민할 일..너무 많다.
학교 졸업을 못할 것 같은 2019년 29살이 되었을 때,
학교 포기하면 되지 않느냐? 어차피 사업하면서 살건데, 취업할거 아니잖아.
근데 그래도...
다들 다르게 말씀은 하셨지만, 공통된 이야기를 해주셨다.
중간에 포기하기에는 아깝지만, 한번 포기하면 다음에 또 포기하기 쉬워진다. 그냥 끝까지 하라..
결국 해내는 사람이 이기는게 세상이라고 스스로 증명하자고 하면서 버텼다.
그렇게 2022년 02월 18일 이후 공식적으로 경북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생이 되었다.
지금까지 받아왔던 모든 F 학점들은 재이수로 좋은 성적을 받았고 그래도 전공까지도 신경을 쓰고 졸업을 하게 되었다.
결국 하면 된다는 걸 알았다.
참 오래도 걸렸다.
이야... 너 12년이나 걸렸네..고생했다.
2010.03 ~ 2022. 02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