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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cord Aug 21. 2021

트루먼 쇼

영화를 보고 사색에 잠기고, 왠지 모를 먹먹함이 느껴진다. "트루먼 쇼" 24시간 생방송으로 방송되는 TV쇼의 주인공 트루먼. 그는 고아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30살이 될 때까지 그의 모든 순간이 전 세계 사람들이 지켜보았다. TV쇼의 주인공 트루먼만 그 사실을 모르고 모든 것은 다 연출된 상황이다. 전 세계 사람에게 자신의 모든 일상이 공개되었다니,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게다가 그 모든 게 짜인 시나리오인 것이니 말이다. 잔인한 장면은 하나도 나오지 않으나 그 어떤 영화보다 잔인하게 느껴졌다. 1998년도에 나온 영화가 지금까지 명작으로 이어지니, 역시 오랫동안 사랑받고 유명한 것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영화를 보고 나는 과연 내 인생을 살고 있는지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나도 모르는 나만의 한계를 둔 건 아닌지, 나만의 사고에 나를 가둬둔 건 아닌지 이따금 생각하게 되었다. 살아가며 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나에게 선택권이 있다. 더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걸 느꼈다. 언제 어디서든 더 나은 판단을 하지 않을까. 침착하고 차분하게 생각하면 풀리지 않은 문제들도 풀릴 때가 있다.

영화 속 주인공 트루먼은 이제 진짜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섰다. 영화 속 이야기이지만, 결말 이후에 트루먼에게 아무리 어떤 시련이 찾아와도 그가 과거의 삶을 선택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자유라는 것이,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건 얼마나 큰 행운인지 그 의미가 더 와닿게 되었다. 내가 바꿀 수 없는 것들은 미련을 갖지 말고, 바꿀 수 있는 것에 더 집중하고, 나도 언제든 인생의 돌파구를 맞이할 수 있다는 걸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이 생각은 한 시간 후에 다시 사그라질 수도 있지만, 이렇게 기록을 해두면 어느 날 문득 이 글을 보고 영감이나 용기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추가로, 누군가에게 의지한다는 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상기시켜주었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을 타인에게 맡기는 것은 내 인생을 남에게 주는 것이다. 

더불어 영화의 마지막 장면 중 트루먼쇼가 끝이 나자 지켜보는 시청자가 다른 채널은 어떤 걸 하냐는 말을 보고, 영화가 주는 메시지에 감탄을 하게 되었다. 30년 동안 어떤 사람의 일생일대를 방영해도 결국은 타인에겐 그저 사소한 가십거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타인의 시선은 신경 쓸 이유가 하나도 없다. 오직 자신과 연관된 일에만 주의를 기울일 뿐. 감히 상상도 못 해본 영화의 스토리가 무료했던 오늘의 나에게 깊이 있는 생각을 할 기회를 주었다. 


오늘의 하루, 1년 후, 5년 후, 10년 후에도 삶은 내가 선택하는 것이고, 인생의 이야기는 내가 써내가기 나름이다. 언제든 시나리오를 바꿀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졌다. 



Good afternoon Good evening and Good night. 

마지막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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