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은 고3에게 수시원서전략을 점검하여 접수하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
9월 평가원 모의고사 직후 수시원서 6장이 결정된다
9월은 고등학교 3학년에게 인생의 방향이 결정되는 특별히 중요한 시기이다. 어느덧 수능이 70여일 앞으로 훌쩍 다가와 버렸다는 것을 불현듯 깨닫게 된 수험생들은 본격적으로 긴장하기 시작한다. 그 눈높이는 아직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여, 단 1%의 가능성에도 기대를 못 버리고,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 라인이 고등학교 입학할 때 원했던 꿈의 대학에서 내려오지 못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성큼9월 앞에 서서 살펴 본 현실은 그리 녹녹하지 않다. 3학년에 올라와 치룬 모의고사 성적은 1,2학년 때보다 잘 나오지 않고, 변수가 많은 수시전형에서 합격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내 인생이 달린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딜레마에 빠지기도 한다. 담임 선생님과 마지막 상담을 하면서 현실을 직시하고 절망에 빠지기도 한다.
9월 첫째 주에는 대학 라인과 수시지원전략을 최종 결정하기 전, 마지막으로 수험생의 위치를 점검하는 '9월 평가원 모의고사'가 치뤄진다. 특목고에 진학한 후 수시전형을 위해 3년간 달려온 대부분의 수험생들에게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성적은 생각보다 잘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6모 이후 나름 열심히 공부한 결과가 9월 모의고사에서 제대로 잘 나오길 기대하게 된다.
'어쩌면 내가 원하는 OO 대학에 합격할 점수가 나올 수 있어~' 라고.
정시 위주로 준비했던 일반고의 3학년 재학생에게도 수능시험 준비는 결코 녹록하지 않다. 떨어지는 시험점수를 만회하고자 한 과목을 열심히 공부하면, 그 과목은 성적이 오르지만 그동안 상대적으로 시간을 덜 투자했던 다른 과목의 성적이 떨어지곤 한다. 모든 과목의 성적이 한 번에 오르는 것은 거의 기적인 것 같다. 특히 이과생들은 주로 미적분을 선택하면서 수학 공부량이 지나치게 많아져 양도 많고 어려운 과학탐구 과목의 모의고사 점수가 생각보다 잘 나오지 않는 어려움에 직면한다.
특목고 재학생이 9월 평가원 모의고사를 치룬 후에는 가채점 결과를 기준으로 수시원서에 대한 향방을 결정하게 된다. 모의고사 성적이 기대한 만큼 나온 경우에는 수시지원전략을 바꿀 필요가 없고, 수능최저 조건이 없는 전형만 넣은 특목고생의 경우에는 해당사항이 없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모의고사 다음주에 있는 수시지원기간 직전까지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수시지원전략을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변경하느라 바빠진다. 변경 방향은 보통 다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정시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게 되면서 수시전형으로 지원하고자 했던 대학라인을 낮추게 된다.
둘째, 수시와 정시를 동시에 준비하던 우수생이라도 정시의 어려움을 몸소 깨닫고 수시에 올인하게 된다. 고2때까지는 국/영/수 등급이 1/1/1을 유지해 정시도 함께 준비했으나, 고3이 되면서 수행과제와 내신을 챙기면서 모의고사에서 1/1/1을 유지할 정도로 공부량을 늘리기란 현실적으로 극히 어려운 일이다.
셋째, 내가 지원할 학종이나 논술 전형에서 도저히 수능최저를 맞추기 어려울 것 같다면, 수능최저가 없는 전형의 대학, 또는 수능최저조건이 더 낮은 대학 -보통은 더 낮은 수준의 대학- 의 전형으로 바꾸게 된다.
수시전형은 9월 둘째주에 완성된다
9월 둘째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수시원서접수기간이다.
바로 이번주가 수시원서접수기간인지라, 후배 어머니들에게 연락을 받고 조언도 해주었다.
아이들이 특목고에 입학하여 2년 반동안 열심히 땀과 눈물을 흘리며 달려온 고교생활의 모든 기록인 '학교생활기록부', 그리고 아이들은 수능최저에 대한 기준점을 세운대로 '수시원서'를 작성하여 6장의 원서를 접수하게 된다.
진학사와 유웨이에서는 날짜별, 시간대별 경쟁률을 집계해 통계표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경쟁률 추이를 보면서 조금이라도 합격에 유리한 전형과 모집단위를 찾아 원서를 넣는 것을 권장한다. 특히나 2025학년도와 같이 많은 이슈로 인해 전년도 입결 data만으로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말이다. 그런데, 이러한 수시접수전략은 정시 원서 접수의 소위 '눈치작전'과는 성격이 다르다. 왜냐하면 특목고 중위권 이상 학생들은 학종전형을 위주로 원서를 접수하게 되는데 2년 반동안 열심히 탐구해온 주제들과 관련이 없는 과에는 지원해봤자 합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고 싶은 대학 중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약한 모집단위(=과)에 원서를 넣었다가 본인 생기부 내용에 담겨져 있는 탐구활동이 충분하지 않아 입시에 실패한 사례도 있다. 결국 나의 생기부에서 보여주는 관심 및 탐구주제가 충분한, 관련된 과 1~2의 후보대학 2~3개를 놓고 경쟁률을 비교하며 원서를 넣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 의미에서 첫 날에 원서를 모두 넣고 다시 수능준비나 면접준비에 집중하는 모범생은 존경할만 하다. 일주일 내내 학교는 어수선한 분위기인데 이에 휩쓸리지 않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은 보통의 정신력으로는 힘든 일이다.

수시 원서접수 tip
수시원서 접수시 학교생활기록부는 자동으로 나이스에서 지원한 대학교로 이동되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그런데, 여기에서 하나 알려주고 싶은 것이 있다. 수시로 대학을 지원한다는 것 자체가 수험생의 위치를 나타내주는 지표가 된다는 점이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지원하고 합격하는 학생들은 상위권 학생이라는 뜻이다. 수시 전형은 크게
1) 학교장이 추천해야 원서를 낼 수 있는, 교과성적을 정량평가하는 학생부교과전형과
2) 학교생활기록부 전체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정성평가 중심의 학생부종합전형,
그리고 3) 논술전형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1) 교과전형과 2) 학종전형으로 서울의 주요대학에 지원하는 학생은 특목고 학생이든 일반고 학생이든 우수한 성적을 보유해야 지원 조건을 맞출 수 있다. 교과전형은 일반고의 최상위권 학생에게 유리하며, 일반고 상위권 학생도 지원하는 전형이다. 특목고 학생의 경우 교과전형은 보통 1개 정도로 지원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이후 '학종'으로 표기한다)은 특목고의 중위권 이상 학생이 주로 지원해 입학하는 전형이며, 일반고의 상위권 학생들도 학종 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한다.
이에 비해 3) 논술 전형은 성격이 조금 다르다. 고등학교 생활을 하면서 받은 교과성적으로는 교과전형이나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본인이 원하는 대학에 지원해 합격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학생 - 즉, 특목고의 중위권 이하 학생들과 일반고의 상위권 이하 학생들은 정시도 함께 준비하게 된다. 보통 특목고의 4등급 이하 학생과 일반고의 2등급 이하 학생이 정시와 함께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정시를 주력으로 준비하는 학생이더라도 수시 6장이나 되는 소중한 카드를 버릴 수는 없지 않은가? 따라서 수시에서는 논술전형 2~3장을 학생부종합전형 카드와 함께 쓰게 된다.
고3 재학생들이 대학입학시험을 치루면서 수시 지원 6장, 정시 지원 3장, 도합 9장이나 되는 카드로 지원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정시 전형은 "N수생"에게 유리한 전형이 되어 버린지 오래다. 현실적으로 고3 재학생이 정시전형으로 본인이 원하는 대학에 지원해 합격하기란 결코 녹녹하지 않다. 특히 상위권 대학들은 정시 합격자 중 N수생이 많게는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실례로 금년 한양대 입시 설명회에서 발표한 '2024학년도 정시 통계'를 보면, N수생이 72.3%로 대다수를 차지하며, 재학생은 24.6%에 불과하다.
다시 서두로 돌아가 보자.
'수시의 3가지 전형 중에서 어느 전형을 주력으로 하여 지원할 것인가? 그리고 어느 대학의 어떤 전형으로 어느 모집단위에 넣어야 본인에게 가장 유리할 것인가?' 를 결정하려면, 모의고사 성적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지, 아니면 들쭉날쭉 널을 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오히려 하락하거나 정체되고 있는지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수시 전형으로는 수능 성적으로 갈 수 있는 대학 라인부터 더 상위의 대학 라인까지 지원하게 된다. 따라서 수능 성적이 현재보다 더 올라갈 것이라고 판단이 된다면, 수시 전형도 자신있게 상향지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수능 성적이 상승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현재 모의고사 성적에 맞추어, 정시로 갈 수 있는 대학 라인부터 시작하여 그 위에 있는 대학으로 수시 지원을 하도록 조정해야 한다.
평가원 모의고사는 두 가지 측면에서 그 의미를 살펴보아야 한다.
첫째는 수험생들이 수학능력시험을 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수학능력시험을 출제하는 평가원의 모의고사는 수능 유형과 가장 유사하기 때문에 모의고사 성적으로 수능에서 맞을 수 있는 나의 예상 성적을 가늠해 보는 중요한 도구이다.
둘째는 평가원이 수학능력시험의 변별력을 시험해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새롭고 낯선 유형의 문제도 출제해 보고, 이에 대한 수험생의 반응, 즉 정답율도 판단해 보고, 점수별 등급분포가 적절한지, 등급 변별력에 문제가 없는지도 파악해보는 중요한 판단도구이다.
9월 모의고사의 활용, 2025학년도는 실패사례로 남을 것이다
그런데, 2025학년도 수능 대비를 위한 평가원 모의고사는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면서 어떤 의미로는 위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 6월 모의고사는 지나치게 어려워 원성을 사고 많은 비판을 받았으며, 9월 모의고사는 지나치게 쉬워 변별력을 잃었기 때문에 많은 비판을 받고 이의제기 신청이 줄을 잇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물론 수능은 양 극단에 있는 6월과 9월 모의고사의 중간에서 난이도가 조정되겠지만, 수능 시험과 유사한 난이도의 시험을 치루지 못하고 양 극단의 시험만 치룬 수험생들은 얼마나 혼란스럽겠는가? 9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국어 만점자가 1,000명이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상황에서, 9월 모의고사 성적으로 대학에 합격하기 위한 지원전략을 제대로 완성할 수 있을까?
물론, 평가원의 곤란한 입장은 100% 이해가 간다. 2024학년부터 정치권에서 수능을 얼마 앞두고 시험문제 유형까지 걸고 넘어져 국어 출제 범위와 출제 유형을 재단하면서 수능시험을 코 앞에 둔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많은 혼란을 주더니, 2025학년에는 한술 더 떠서, 대학별로 모집정원을 정해 교육부에 제출하고 발표하는 중요한 시기에 '갑자기' '관련 조직과 사전 의사소통 없이' "의대 '순'증원"을 '제대로 심사숙고도 없이' 너무나 쉽게 결정해버렸다. 이번 9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N수생 응시율이 21.8%로 전년 최고기록인 21.9% 이후 두번째 기록을 세운 것처럼 실력이 뛰어난 최상위권 N수생 유입시 수능 시험은 최상위권 변별력 때문에 비상일 수밖에.
수험생 입장에서는, 의대 증원으로 인해 안정적인 등급 확보와 수능최저 달성에 비상이 걸렸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묻힌(?) 간호학과 1,000명 순증원도 결코 간단히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 일부 상위권과 중상위권 학생에게 영향을 줄 것이다. 이에 더해진 가장 큰 혼란은 무전공 계열 비중을 모집정원 발표 직전에 갑자기 확 늘려버린 정부와 대학 발표로 인한 것이다. 무전공 비중 확대는 순증원이 아니라 총 모집인원을 유지하되, 그 비중을 28.6%까지 늘리게 된 것이므로,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모두 모집단위별 모집인원이 전반적으로 감소됨을 뜻한다.
결국, 수시 지원을 하기 위해 분석해야 하는 최근 2~3년 간의 입시결과-등급컷으로 나타나는 output과 그 입시결과에 영향을 주는 입시 조건-input에 변화가 있었는지 면밀히 살펴보아도 도대체 어떻게 지원을 해야 우리 아이가 합격할 수 있을지 판단하기가 너무나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여러 대학교에서는 정부 지원금을 받기 위해 무전공 비중을 28%에 육박하게 증가시켰다. 2025학년도 새학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수준있는 교육과정과 세부과목을 설계하고, 적절한 교수진을 배치하여 제대로 된 양질의 수업을 준비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판단된다. 일례로 모 상위권 대학교의 모집요강에는 2025학년도 3월에 구체적인 규정, 계획을 발표하겠다는 내용과 무전공에 대한 모집인원 및 모집요건만 나와있어, 준비가 아직 부족한 상태임을 짐작하게 해 준다.
의대 증원 문제는 다들 알고 있듯이 파행으로 치닿고 있다. 과거에 매년 500명씩 의대인원을 단계적으로 증원하겠다는 계획도 의대 교수진의 반대로 무산되었는데, 새 학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한 해에 2,500명을 늘리겠다는 계획은 과연 제대로 성과를 내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금년에 집단으로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이 1만명을 넘어섰는데 그 중 일부가 내년에 복귀한다면 의대 강의실은 어떤 모습이 될 것인가? 얼마전 정부에서 고육지책으로 국립대에 2030년까지 5조원을 투입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당장 2025학년도 수업의 질 문제와 이로 인한 의료서비스 수준 저하 문제에 대해 우려가 된다. 부족한 교실과 값비싼 실험 장비 문제, 반별로 넘쳐나는 정원을 제대로 통제하며 양질의 실습 수업을 이끌어 낼 수가 있을지, 그리고 의사진 입장에서 보면 열악한 대학병원 진료 상황에 더해 수업을 얼마나 늘려야 가능할지, 어떻게 우수한 강사진을 바로 충원할 것인지, 그 결과 의대 증원 이후 양산된 의료진의 진단 및 수술 실력은 국민의 생명을 맡겨도 될만큼 신뢰할 수 있을지...... 의대와 병원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일반인인 내가 보기에도 이렇게 많은 문제가 보이고 우려가 된다. 현재 수만휘나 오르비 등 인터넷 수험생 카페에서는 의대증원 문제가 무산될지 걱정하는 수험생들의 글들이 늘고 있다.
2024년 9월은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럽기에 수시원서 접수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너무 빨리 원서접수를 끝마치기 보다는 아이가 원하는 대학의 전형과 모집단위의 경쟁률 추이를 살펴보면서 지원하는 것이 안전하다. 때에 따라서는 후보 1 대신 후보 2로 지원을 바꿔야 할 수도 있다.
돌이켜보면, 이 시기가 학생에게나 학부모에게나 '조금만 더 노력했다면......'하는 아쉬움이 가장 큰 것 같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미리 이런 상황을 알았으니, 잘 대비하여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란다. ^^
* 이미지 출처 : pixabay
* 한양대 설명회 자료 참조
* 기사 출처: 헤럴드 경제, 수능 마지막 가늠자 9월 모의고사 오늘 실시…역대급 N수생 응시, 2024.9.4
이번 9월 모의평가에 지원한 수험생 48만8292명 중 재학생은 38만1733명(78.2%), 졸업생 등(졸업생+검정고시생)은 10만6559명(21.8%)으로 집계됐다.
작년 대비 전체 지원자는 1만2467명 늘었다. 졸업생 등 수험생, 이른바 ‘N수생’ 비중은 모의평가 접수자 집계가 이뤄진 2011년 이래 두 번째로 높다. 2024학년도 9월 모의평가가 N수생 비중이 가장 높았다 (21.9%).
* 기사출처: '증원 의대' 본격 지원…의학교육 개선에 2030년까지 5조원 투입(종합) | 연합뉴스 (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