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획/운영 하는 일 & 역량
교육기획/운영 업무를 진행하면서 처음에 가장 힘들었던 것은 가이드나 매뉴얼이 따로 없어 일일이 물어보면서 진행한 점이다.
처음 이 직무를 경험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오프라인 교육기획과 운영 절차에 따라 정리해보았다.
다양한 교육기획의 분야가 있지만 나는 주로 대학교 교육 프로그램 입찰을 경험했기 때문에(B2B교육)그 기준으로 내용을 정리했다. 입찰 여부나 발주사에 따라 절차를 생략할 수 있고 추가적인 절차가 있을 수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
제안서를 작성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는 공공입찰이다. 공공입찰이란 발주사가 나라장터나 홈페이지 등에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다는 내용이 게시하는 경우이다. 이때 제안요청서가 함께 게시되어있는데, 이 문서에 발주 사가 원하는 프로그램이나 견적, 기타 요구사항들이 작성되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제안서를 작성한다.
나머지 하나는 발주 사가 직접 제안사로 연락이 와서 요청하는 경우이다. 금액이 크지 않거나,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경우 입찰 등의 여러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직접 제안사로 컨텍하여 계약을 체결하기도 한다. 이 경우 발주 사가 원하는 내용을 문서로 받거나 유선으로 통화하여 이를 바탕으로 제안서를 작성한다.
- 제안요청 내용 분석
- 제안 컨셉 정하기
- 교육 커리큘럼 설계
- 강사섭외 및 강의장 가예약
- 제안 내용을 바탕으로 견적서 작성
- 필요 서류 준비 및 제출
- 필요시 PT 준비
제출한 제안서가 채택되어 실제로 교육을 진행하게 되었을 경우 제안서를 기준으로 준비한다. 이 과정에서 교육내용이나 장소, 강사등 발주사와 협의하여 변경할 내용이 있으면 변경해야 한다. 강의 장소나 인원에 따라 준비해야하는 것이 천차만별이니 꼼꼼하게 챙겨야한다.
- 강사섭외 및 강의장 예약 확정
- 교통수단 확정(버스 대절 등)
- 교육에 필요한 물품 준비 (현수막, 배너, 이름표 등)
- 총무팀 계약 체결
교육 당일에는 교육생들보다 최소 30분 전 도착하여 강의장을 세팅하고 안내해야 한다. 빔프로젝터나 마이크 등이 차질없이 준비되어야 교육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다.
교육생 출석 뿐만 아니라 강사 도착시간도 체크하여 제 시간에 교육이 시작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 강의장 세팅(프로젝터/마이크/다과/이름표/교재/출석부 등)
- 교육생 인솔할 경우 단체버스 출발/도착시간 체크
- 개별 출발 시 도착시간 체크
- 강사 도착시간 체크
- 참여자 출석 확인
교육 시작 후에는 출석인원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미 참석한 교육생에게 연락하여 최종인원을 확정한다. 교육 중간중간 결과보고서에 들어갈 사진 자료를 촬영하거나 다과를 준비하는 등 교육운영을 위해 움직인다.
- 지각/결석생 확인 연락
- 최종 인원 체크 및 식사 인원 확정
- 교육 중 필요한 사항 체크
- 강의장 온도/환경 체크
- 강의 현장 촬영 (보고용)
어느 교육이나 교육이 종료된 후에는 만족도 조사가 거의 필수이다. 교육생이 생각하는 교육의 방향과 맞게 흘러갔는지, 강사나 강의장의 상태는 어땠는지 등의 피드백을 듣고 개선할 수 있는 자료이니 잘 챙겨야 한다. 이후 결과보고서에도 필수적으로 들어가야하는 내용이다.
- 만족도 설문 실시
- 인원점검 및 인솔
- 강의장 정리 및 정산
교육 종료가 끝이 아니라 교육과정에 따라 사후관리를 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사후관리를 포함한 모든 교육이 종료되었을 경우 결과보고서를 작성하여 발주사에 납품한다. 결과보고 제출날짜는 계약서에 명시되어있는데 보통 교육 종료 후 2주 이내에 납품해야 한다.
- 필요 시 사후관리
- 교육 결과보고서 작성 및 컨펌
- 결과보고서 납품 후 프로그램 종료
교육생보다 일찍 나와 준비하고, 교육이 다 끝난 이후 업무가 마무리되는 교육운영은 체력이 필수이다.
필요한 준비물과 다과 등을 번쩍번쩍 들어 나르기도 하고, 교육에 필요한 사항들을 수시로 체크하고 관리해야 한다.
교육장 상황이나 강사의 강의 내용 확인을 시작으로 교육인원들의 식사, 다과, 숙소 등을 체크하고, 중간중간 돌발상황에도 대처해야 한다.
특히 많은 인원이 참여하는 교육일수록 체크해야 할 사항들이 더 많다.
무엇보다 교육 운영자가 지쳐 있거나 피곤해 보이면 교육과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져 보인다.
많은 인원들이 모여 교육을 진행하기 때문에 돌발상황이 많이 발생한다.
어떤 교육생은 불만사항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며 교육 분위기를 흐리기도 하고, 교육 도중 아픈 사람이 생길 수도 있다. 특히 연령대가 어린 교육생 중 본인의지가 아닌 억지로 끌려온 교육생의 경우 중간에 도주하기도 한다. (대학생은 특히 많다....)
실제로 교육을 운영하면서 아침에 술 먹고 뻗은 교육생을 깨우는 일 예사요, 도망간 교육생을 잡으러 다니기도 하고, 전화통화로 과제를 줄여주는 대신 교육장으로 복귀하라고 협상한 적도 있다.
하나의 교육을 무사히 끝냈을 때에 오는 성취감이 매우 크다.
성과는 둘째 치고, 1박 2일이든 3개월짜리 장기 교육이든 기간에 상관없이 여러 가지 돌발 상황들을 잘 처리하고 마무리할 수 있음에 감사함과 클라이언트와 교육생의 만족도가 좋으면 성취감이 더 크다.
교육 운영자들이 무엇보다 뿌듯할 때는 교육생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있을 때이다.
교육상황에 따라 퍼실리테이터로서 교육에 참여할 경우도 있고, 교육에 잘 따라오지 못하는 교육생들에게 관심을 가지며 참여를 유도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교육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추후 교육을 기획할 때 반영하는 선 순환이 되어야한다.
교육운영 직무는 초중고 교육운영부터 기업 대상 HRD까지, 교육받는 대상의 연령대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비슷한 일을 한다.
워낙 교육 덕후라 강연이나 교육, 세미나를 듣는 경우가 많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운영자가 돌발상황에 쩔쩔매는 모습이 보이면 짠하기도 하고, 내가 다녀온 운영자를 보고 괜찮았던 부분들은 실제 내가 교육을 기획/운영하면서 적용하기도 한다.
교육 운영을 많이 해 보거나 교육을 많이 들어보아야 좋은 교육을 기획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생에게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 자료조사하고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내가 교육을 들어보고 운영해보면서 어떤 부분에서 교육생들이 반응하고, 어떤 강사가 전달력이 좋은지 몸소 느껴야 한다.
교육기획/운영 하면서 어떤 일보다도 가장 몸이 고단했지만, 보람만큼은 다른 직무보다 높았다.
내가 기획/운영한 교육이 만족도가 높고 교육생이 적극적으로 참여할때, 그리고 실제 교육 효과가 나타날 때 세상 뿌듯한 마음이 든다.
교육업 종사자는 항상 신경써야 할 것이 많고 고달프다.
그래도 교육이 미래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한다면 몇 배 큰 보람이 올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