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관식 탐구생활
드라마는 끝났지만 그 여운이 아직도 남아있는 밤.
한 여자로서 애순이와 금명이의 일생에 몰입해 한동안 헤어 나오질 못했다.
보는 내내 찔끔찔끔 눈물도 흘려가며, 때로는 웃어가며, 그야말로 울다가 웃은.
그런데 애순이도 애순이고, 금명이도 금명이지만 양관식?
극 중 양관식의 캐릭터는 한마디로 '무쇠'이다.
성실함과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똘똘 뭉친 남편이자 아빠로 등장한다.
양관식 신드롬이 일어날 정도로 주변에서 하도 '양관식' 이야기를 하다 보니
내 주변의 양관식은 누가 있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탐구 정신 발동.
<친정 아빠>
우리 아빠는 나에게 있어 누가 뭐래도 양관식이다.
지금도 가끔 친정에 가서 쉴 때면, 뭐가 먹고 싶다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늦은 밤에도 나가서 사다주시며 손녀딸들에게도 지극정성이시다. 돌아보면 진학, 진로, 취업, 결혼 등 나의 모든 순간에는 아빠가 함께였다.
아마도 아빠는 그때 극 중 양관식 아빠와 같은 말을 해주었던 것 같다.
"아빠는 다 알아. 너는 다 잘해. 다 잘 돼."
<남편>
극 중, 학창 시절 관식의 모습을 보면 남편과 결혼 전 데이트 하던 시절이 떠오르고,
아빠가 된 관식의 모습을 보면 지금의 남편이 그려진다.
왠지 내 머릿속에서 남편을 자꾸 양관식 캐릭터로 만들어가는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도 애순이처럼 더 애교 있는 아내가 되도록 노, 노력해야지.
"너~무 좋아."
<남동생 1, 2>
빼먹으면 서운할 나의 남동생 둘.
자칭 '양션, 양수종'이라는 남동생들은 이 드라마를 기회 삼아 '양관식'으로 탈바꿈을 했다.
하지만 진실은 올케들만이 알고 있다.
올케들, 수고가 많아.
"폭싹 속았수다."
글을 쓰다 보니 나는 온통 양관식에 둘러싸여 살고 있구나.
이렇게 생각해야 기분이라도 흐뭇할 것 같아서.
저기, 그러고 보니 나도 양 씨에 삼 남매 중 맞딸이고,
서울대는 아니지만서도 영문과 전공인데 어떻게 금명이 안 될까?
아, 외모에서 바로 탈락.
학~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