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에 대학원생이 수업 듣는 법
지난 11일, 이제 겨우 일기 제일 첫 번째 줄에 1 대신 0을 쓰지 않고 2021이라는 새로운 조합의 숫자에 익숙해질 무렵인 1월 중순에 나는 개강을 맞이하였다. 엊그제 방학을 한 것 같은데, 아직 게으름에 한껏 취해 늘어져 있어야 정상이건만, 이렇게 금방 학교를 가야 한다는 사실에 조금은 실망스러우면서도 다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즐거움에 행복해질 찰나, 다시금 무거운 가방을 짊어지고 사람들이 빽빽한 버스와 지하철에 몸을 싣고 이곳저곳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사실은 썩 유쾌하지 않았다.
"너 내일 학교 갈 거니?"
"음......... 아니"
학교를 가지 않으면 죽는 줄만 알았던 자발적 장거리 등교러인 나는 그렇게 학교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한껏 즐겨보기로 했다. 교수님과 학우들을 직접 만나고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장장 2시간 반 ~ 세 시간, 왕복으로 하면 대여섯 시간은 잡아먹는 왕복 이동시간과 지하철 3개 라인을 가로지르며 불특정 다수와 접촉하는 것 또한 썩 내키는 일이 아니었다. 생각해보면 9월 초에도 하루 확진자 수가 200여 명은 되었던 것 같지만... 집단감염과 지역감염은 스케일부터가 다른 데다, 감염경로를 파악하지 못한다는 그 수많은 케이스들은 분명 그들 대부분이 대중교통을 이용했을 거라는 불안감까지 내 안에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일찍이 작년 3월부터 어느 대학보다도 빠르게 온라인 비대면 수업을 시작했던 우리 학교는 2021년 1월 현재까지도 하이브리드로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가다간 다음 쿼터도, 또 3개월의 긴 여름 방학이 끝난 그다음 쿼터까지도 계속 하이브리드로 수업을 진행하게 될까, 그럼 네트워킹이 반이라는 나의 MBA 생활은 이렇게 소득 없이 끝나게 되는 걸까 우려되지만, 내 몸이 아픈 것보다 학교 생활의 일부분을 포기하는 것이 백번 낫다.
사실 이제까지 등교를 고집했던 이유는 직접 현장에서 수업을 듣는 것이 집에서 수업을 듣는 것보다 더 많이 배우고 더 집중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 해서였다. 교수님의 눈을 직접 보고, 질문에 답하고, 또 질문하는 것이 효율적으로 수업을 듣는 최상의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누군가 내게 아이들을 가르칠 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서슴없이 '학생들과의 상호작용'이라고 답할 수 있을 정도로 내게 교수자와 학습자의 소통은 필수적인 존재이고,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는 것은 그 상호작용을 상당 부분 제한하기 때문이다.
교수님들이 집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독려하고 있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현장에 있는 사람들처럼 수업을 원활하게 참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대답을 하려고 운을 뗐는데, 교실에서 이미 대답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멈추어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고, 현장에 있는 학생들의 의견을 듣지 못해서 교수님께서 요약해서 알려주실 때까지 수업 참여를 하지 못하고 대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또 교수님이 잘 알아듣지 못해서 여러 번 질문하거나 또 대답해야 하는 경우가 열의 다섯은 차지한다.
비대면 수업이 거의 1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익숙해지지 않는 소프트웨어와의 전쟁 또한 매일 반복된다. 화면 공유가 제대로 안 되어 있다거나, 교수님의 마이크가 꺼져 있어서 아무도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지 몰랐던 경우도 있다. 교수님의 부름을 받고 열심히 대답했으나 스피커가 꺼져 있어 아무도 듣지 못해서 공허하게 울려 퍼지는 'Can you hear me, professor'는 언제 들어도 아련하다. 이제 세 쿼터 째. 그래도 지난 두 쿼터보다는 양방 모두가 기술적 부분에 대해서 훨씬 더 익숙해졌지만, 또 아직까지도 적응 중이기도 하다.
수업 시작 전 인사가 '좋은 아침' 이 아닌 '모두 들리나요?'로 대체된 세상.
그렇게 나는 학교를 가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여러분, '제 말이 들리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