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유튜브, 블로그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서 중국음식이 소개되고 있다. 이미 한국 사람들에게 중국음식은 친숙한 음식이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짜장면, 탕수육과 같은 한국식 중화요리를 즐겨 먹고, 마라탕, 마라샹궈 등 접해본 음식만 먹는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중국음식을 나의 중국 유학 이야기와 함께 풀어내면 재미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달걀토마토볶음]
-요리 난이도 : ★
-맛 : ★★★★★
-주재료 : 토마토, 달걀
-먹는방법 : 그냥 먹기보다는 흰쌀밥과 함께 먹기를 추천
오늘 내가 소개할 요리는 달걀토마토볶음(西红柿炒鸡蛋)이다. 달걀토마토볶음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2002년 이야기를 해야 한다. 2002년 월드컵으로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나는 중국 유학 길에 올랐다. 처음 중국 유학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부모님도 함께 동행하는 것이었지만, 여러 일들이 복잡하게 꼬이게 되어 나와 동생만 중국 베이징으로 가게 되었다.
나와 동생은 중국에 유명한 사립 기숙사 학교에 입학했다. 당시에도 중국은 외국인과 현지인(중국인) 등록금을 다르게 책정하여 등록금 수입을 올리고 있었다. 외국인인 나는 중국 아이들보다 2~3배 비싼 등록금을 납부했다. (매년 외국인 학비는 몇 프로(%)씩 올랐다.) 어렸던 내가 그때 기억이 생생한 이유는 당시 계좌입금보다는 학교에 방문해서 현금으로 납부하는 절차가 간편해서, 부모님께서 100위안 뭉치로 등록금을 납부하시는 걸 보았기 때문이다. 부모님께서 등록금을 내시는 모습을 보니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나와 동생은 기숙사 방을 배정받고, 부모님은 다시 한국으로 가셨다.
달걀토마토볶음은 중국 기숙사 학교 식당에서 처음으로 내 돈을 주고 사 먹은 음식이다. 참고로 중학생이던 나는 모든 음식을 식당카드(饭卡, fanka)를 이용해서 돈을 내고 사 먹어야 했고, 초등학생이었던 동생은 등록금에 식비가 포함되어 있어서 아침, 점심, 저녁이 제공되었다.
첫날 저녁은 입맛이 없어서 엄마가 싸준 간식으로 대충 먹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같은 학교 내의 초등학교를 다니던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낯선 기숙사방에서 자는 것이라 동생이 우울해할 줄 알았는데 엄청 밝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해서 깜짝 놀랐다.
나 : 뭐 하고 있어? 밥 먹었어?
동생 : 누나! 저녁에 기숙사에서 토마토랑 계란이 들어간 반찬이 나왔거든? 그거 생각보다 맛있더라.
나 : (나는 듣자마자 놀라며) 뭐라고? 토마토랑 계란이 들어간 반찬이라고? 맛없을 거 같은데...
동생 : 나도 그럴 줄 알았는데, 너무 맛있어. 한 번 시도해 봐.
다음날 학교 식당에 가니 동생이 말한 달걀토마토볶음이 있었다. 내 기억에 1위안인가 2위안인가 가격도 저렴해서 "这个(zhege, 이것이라는 뜻)"하고 주문했다. (중국에 처음 갔을 때 할 수 있는 중국어가 거의 없었다) 밥과 함께 먹는데 동생이 말한 대로 정말 맛있었다.
중국 기숙사 학교에 내가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던 둘째 날에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중국음식을 먹으니 위안이 조금 되었다. 그래도 굶지는 않고 어느 정도 먹고는 살 수 있겠다는 안도감이랄까...
한국에서 달걀토마토볶음을 먹을 때 가끔 그때 생각이 난다. 나의 첫 중국음식으로 강렬한 인상을 나에게 남겼고, 중국에서 잘 생활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해 준 음식이었다. 그리고 짠순이가 된 나에게 맛있는 한 끼를 먹을 수 있도록 도와준 고마운 음식이기도 하다.
달걀토마토볶음 직접 해 먹기
내가 요리 전문가는 아니지만, 달걀토마토볶음이 너무 먹고 싶을 때 집에서 가끔 해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