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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are Kang Apr 21. 2019

합사, 계획한 대로 될까?

동구는 처음이라 #2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합사라는 문제에 부딪힐 수 있다. 물론 한 마리의 고양이를 데리고 합사 고민 없이 행복하게 사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고양이를 키우는 많은 사람들은 고양이 혼자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 "한 마리 더..."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고양이가 혼자 지내는 시간이 길어 외로울까 봐 한 마리 더 들이려고요.


고양이 커뮤니티에서 정말 많이 발견할 수 있는 사례다. 고양이의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 고양이 전문가들은 이것은 전적으로 사람의 의견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은 혼자가 쓸쓸하고 외로우면 다른 사람을 통해 이를 해소할 수 있지만, 고양이의 경우 전적으로 영역 동물이기 때문에 자신의 영역에 새로운 고양이가 오는 것을 반기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만약 둘째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키티피디아에서 둘째 입양 및 합사를 다룬 에피소드가 있으니 참고해서 듣길 바란다. 또는 최근에 발매된, 슬기로운 다묘생활이라는 도서도 추천한다. 고양이처럼 생각하기의 저자 팸 베넷 존슨이 작성한 책으로 고양이 합사에 관한 매뉴얼이라고 보면 좋다.



키티피디아 합사를 다룬 에피소드

[시즌1] 14-1화. 둘째 입양하기(1) - 둘째를 입양하기 전 먼저 생각해볼 것들

[시즌1] 14-2. 둘째 입양하기 - 입양 시 합사 절차와 방법


사진 Yes24 제공

슬기로운 다묘생활 

다묘가정을 위한 고양이 행동학 백서

팸 존슨 베넷 저/김소희 역/신남식 감수

페티앙북스

















다시 춘수와 동구의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춘수의 경우 아주 어렸을 때부터 우리 집을 자신의 영역으로 인지하며 자랐기 때문에 우리 집에 새로운 고양이가 오는 것을 반기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지난번 달콤이의 짧은 탁묘 기간에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며, 심지어 달콤이의 밥을 뺏어먹는 호기로움까지 보였으니 큰 문제는 없지 않을까 하고 다소 안일하게 생각했다. 


동구를 키우기로 결정한 것 중 하나의 요인은 이직이었다. 미국에 있는 회사로 이직하게 되었고, 차차로 미국으로 거주공간을 옮기기로 결정되었다. 부모님과 같이 집에 사는 지금 같은 경우엔 두 마리를 키우는 게 무리일 수 있지만 왠지 미국에서는 괜찮을 것 같았다. 당시 1월쯤 미국으로 옮기기로 했다. 그래서 1월쯤 먼저 동구와 미국으로 출국하고, 이후에 춘수를 데리고 가는 것이 나의 합사 플랜이었다. 새로운 공간으로 이사를 하면서 동구와 처음으로 만나면, 우리 집에 살면서 동구랑 지내는 것보단 훨씬 빨리 받아들이고 적응할 것 같았다. 동구의 그린카드에 오너로 내 이름이 등록되었고, 그사이 동구는 무사히 중성화를 마쳤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풀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미국으로 이사 가는 일정이 여름쯤으로 옮겨지게 되었고, 완벽했던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


일단 1월에 미국행이 불가능해지면서 동구가 당장 갈 곳이 없어졌다. 동구는 우리 집을 들리지 않고 바로 출국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집에는 동구의 입양 사실조차 알리지 않았다. 이제 와서 가족들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것인데, 엄마와 아빠는 춘수만으로도 충분히 많이 양해를 해준 상황이었다. 이 상황에서 동구를 데려갈 수 있을까? 마냥 호텔링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끝없는 고민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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