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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avecin Jun 09. 2024

*모든 좋은 일은 꿈꾸는 데서(2024.06.08.)*

모든 좋은 일은 꿈꾸는 데서 (2024.06.08.) *


 - 모든 좋은 일은 꿈꾸는 데서 시작된단다. 그러니 꿈을 잃지 마.  

   

  온통 ‘아이들 상담’과 ‘수련회’ 일로 바쁘고 정신없던 1학년 담임선생님들께 4월 초까지 이렇게 말하며 달랬었다.     


 - 선생님! 4월 초에 수련회만 끝나면, 이제 룰루랄라 놀기만 하게 될 거예요! 조금만 힘을 내요!     


  하지만, 기대했던 ‘룰루랄라’의 시간은 온데간데없었고, 또 다른 일들로 여전히 분주했던 교무실 생활에서 A 선생님은 나에게 말했었다.     


 - 선생님! 수련회만 끝나면 놀 수 있다고 하셨잖아요!

 - 그러니깐요. 그게 아니네요. 아주 조금만 더 참아 보아요.     


  스프링 피크(Spring Peak)라는 단어가 있다. 직역하면 ‘봄의 절정’이라는 뜻이지만, 봄철에 자살률이 증가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차가운 겨울이 끝난 뒤 찾아오는 ‘봄’이라는 단어에 내포된 ‘시작’, ‘꽃’과 ‘햇볕’이라는 단어가 오히려 불안, 우울과 자살로 연결이 되어서, 3~5월은 자살 고위험 시기라고 한다. 강한 햇볕으로 인해 점점 증가하는 일조량이 감정과 충동성을 증가시킨다고 한다. 밝고 따뜻한 계절에 오히려 우울감이 상승한다는 것이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대부분 경험해 보지 않았을까 한다. 찬란한 햇빛 이면에 드리워진 그림자 안에 있던 내면의 짙은 고독과 외로움을….     


  계절에서의 스프링 피크 현상처럼 밝고 화사한 느낌의 사람들이 많으면 조용한 사람들은 오히려 더 우울한 느낌이 강해질 수 있기에 활달하고 적극적인 학급의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을 더 세심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선생님들끼리는 이런 이야기를 자주 한다.     


 - B 학급 아이들은 아주 밝고 쾌활해서 수업하기가 좋아요!

 - 정말 B 학급은 재미있는 녀석들이 많아요!

 - 하지만, 그런 분위기일수록 조용한 아이들이 더 위축될 수 있으니 잘 살펴야 해요!

 - 아, 그럴 수 있겠네요!     


  아직은 봄이라고 생각했던 5월의 아침인데도 벌써 직선으로 내리쬐는 강렬한 햇볕에 운전하는 팔이 탈까 봐 예쁜 꽃무늬 레이스 토시를 1+1로 장만했다. 햇볕이 차단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손등까지 덮어주니 얼마나 좋은지! 늦은 봄이 아니라 초여름이라고 해야 하나 싶었는데 한낮에는 벌써 31도까지 올라가고 있으니 이제는 아예 5월도 여름이라고 해야 할 듯싶다.    

 

  온갖 일들로 괜히 내가 더 미안했었던 스프링 피크, 5월까지의 시간이 지나고 아주 조금 여유로워진 6월이 되었다. 어느새 1학기를 정리하는 시즌으로 접어든 이제야 몇 달 전 C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 영화 <웡카> 봤나요??

 - 아뇨.

 - 쉬는 동안 보고 와 봐요.

 - 어떤 영화인가요?

 - <찰리와 초콜릿 공장> 봤나요??

 - 네! 초콜릿 영화?

 - 그 영화의 전편 이야기….

 - 이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는요?

 - 일단 보고 오세요.     


  몇 달 동안 제목만 기억해 놓고 내내 미뤄왔던 영화를 이제야 보게 되었는데,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을 지닌 주인공은 그 어떤 고난도 지혜롭게 또 (내가 보기에는 무척) 가볍게 이겨내어 결국 원하던 꿈을 이루어 낸다. 보는 내내 ‘달콤한 초콜릿을 먹을 때의 기분 좋음’처럼 늘 함께하고 싶은 행복감을 주는 사람이었는데, 현실에서는 보기 드문 동화 속 캐릭터였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영화를 본 뒤 낙천적인 성격의 영화배우 D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 생각이 좀 깊으면 안 돼요. 좀 얕게 생각해야 되고, 다 훌훌 잘 털어버리는 그런 성격입니다. 기억력이 아주 나쁘면 굉장히 낙천적인 성격이 됩니다. 안 좋은 것들을 다 기억하고 있으면 굉장히 비관적인 사람이 되겠죠. 그리고 잠을 좀 잘 자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굉장히 잘 웃는 편이고요. 아주 시답잖은 농담에도 빵빵 터지는 성격입니다. 웃으면 복이 온다고 하잖아요. 여러분들 쓸데없는 일에 많이 웃고 사십시오. 나 자신이 속아요. '괜찮네~' 하고.     


  오래전에 읽었던 이 말이 생각났던 것은 생각을 깊게 하지 말고 안 좋은 것들은 잊어버리고 털어버리라는 말이 무척 인상적이었기 때문이었는데, 왠지 주인공 웡카와 D가 비슷한 느낌이었다. 객관적으로 그렇게 갖추어진 삶은 아니었지만, 긍정적인 가치관만으로 거친 세상을 거뜬히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 모든 좋은 일은 꿈꾸는 데서 시작된단다. 그러니 꿈을 잃지 마.     


  영화 속 대사를 읽어보며, 나는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그 꿈은 좋은 일을 위한 것인지, 그 꿈을 잃지 않고 계속 간직할 수 있는지 아니, 지금의 나에게 과연 ‘꿈’이란 것이 있는지 생각해 본다. C는 왜 이 영화를 보라고 했던 것일까. 꿈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일까.      


  아, 생각을 깊이 하지 말라고 했던가. 어렵다. 


*******************     


*** 영화 <웡카>는 뮤지컬 영화처럼 많은 노래와 춤이 있었다. 


그야말로 볼거리도 들을 거리도 많았던 예쁜 영화.     


  좋은 음악이 많았는데 그중에서 내 귀에 딱 꽂혔던 음악 하나.     


  멜로디도 좋았지만, 가사가 특히 마음에 들어왔다.     


  나에게도, 이런 순간이 있지 않았을까….     


 - 잠시 동안, 인생이 그다지 나쁘지 않게 느껴졌어요.

   잠시 동안, 슬퍼하는 걸 잊어버린 것 같아요.

   잠시 동안, 내 삶은 완전히 바뀌었고,

   잠시 동안, 날아갈 듯한 기분이죠.

   그는 내 삶에 처음으로 찾아온 하나의 행운과 같은 사람이죠.

   잠시 동안, 인생이 그다지 나쁘지 않게 느껴졌어요.

   잠시 동안, 슬퍼하는 걸 잊어버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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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웡카> 중 <For A Mo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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