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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작은 것들을 즐기세요 *

by clavecin

* 매일 작은 것들을 즐기세요 (2025.02.01.(토)) *


- 매일 작은 것들을 즐기세요.


예전에 알던 A는 커피를 정말 좋아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빈속에 커피를 마실 뿐만 아니라, 커피를 물처럼 수시로 마셨다. 얼마나 커피를 좋아하는지, 매일 이렇게 생각하며 잠든다고 했다.


- 빨리 잠자고 일어나서 학교에 출근해야지. 그래야 학교에서 커피 마시지.


출근하는 것은 싫지만, 학교에 가면 커피를 마시면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서 출근을 기다리며 잠자리에 든다는 A가 정말 신기했다. 하루 내내 굳은 표정으로 생활하다가 커피를 마시는 순간에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바뀌던 A였다.

몇 달 동안 병원에 있던 가족을 간호하느라 바빴던 B는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 가족을 간호하는 일은 정말 힘들었지만, 가끔 병원 카페에서 마시던 오렌지 주스가 너무도 맛있어서 겨우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오렌지 주스를 한 모금 마실 때 병간호의 힘듦이 다 사라지는 것 같았어요.


B는 이렇게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 몇 달 만에 가족이 퇴원하는 날, 정말 감사했지만,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이제 더 이상 오렌지 주스를 마시지 못하겠구나. 이런 생각이 나서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오렌지 주스가 저에게는 작은 행복이었던 거죠.


자기만의 ‘작은 행복’을 가지고 있으면 인생을 더 행복하게 느끼게 된다고 한다. 매일 아침의 커피를 기다리던 A도, 병원에서의 오렌지 주스를 즐기던 B도 그들만의 작은 행복이 있었기에 삶을 지탱해 갈 수 있었을 것이다. 매일 출근하고 퇴근하며 내 주변을 챙기지 못하고 정신없이 살아왔던 최근 몇 년을 돌아보는 이번 겨울방학. 왜 이렇게 바쁘게 살아왔을까를 생각하며 내 생활을 찬찬히 살펴본다. 힘들었던 학교생활 중에도 나를 웃게 하고 행복감을 느끼게 해 주던, 미소를 띠게 하고 편안함을 갖게 해 주며 기다리고 고대하던 나만의 작은 행복이 있었을 텐데 그게 무엇이었을까.

출근하는 차에서 커피를 마실 때, 경쾌한 2,500원 통행료 인증 소리를 들으며 쏜살같이 요금소를 통과할 때, 늘 주차하던 곳이 때마침 비어있어서 내 차를 주차하던 순간, 내가 주차하자마자 다른 차가 들어와서 주차할 곳을 찾고 있을 때, 내가 올린 학년 조회 종례 글에 아이들이 하트를 달 때, 이른 시간의 교사 기도회와 담임 협의회까지 마치고 여유롭게 메시지를 읽던 화요일 1교시, 수업이 없던 오전 시간, 금요일 주말 편지까지 모두 마무리했을 때, 금요일 야간 자기주도학습을 하며 혼자 남아 있던 시간, 토요일 글쓰기를 완료한 새벽 시간, 주일날 어려웠던 성가대 곡 반주를 마치고 설교를 들을 때, 예배를 마치고 국수를 먹을 때, 성가대 연습까지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오후 3시,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마치고 주일날 노트북 앞에 앉는 오후 4시경…. 물론 이 중에는 아이들과 수업하면서 티키타카 하던 시간, 어이없어서 웃음이 터지던 시간도 포함된다.

거의 비슷한 일정으로 돌아가던 매일, 매주의 일상에서 나를 행복하게 해 주던 시간이다. 이런저런 복잡하고 힘든 일들을 끝내고 난 뒤의 작은 쉼, 아주 작은 시간을 좋아하고 즐겼던 것 같다. 방학 중에는 어땠을까. 방학 중 작은 행복은, 저녁까지 먹고 우유를 조금 넣은 카페라테를 즐기던 저녁 시간, 오후 7시 30분경이다. 방학이기에 가능한 오후 시간의 커피타임. 이 시간이 나의 작은 행복을 주는 시간이다.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작은 것들에 관한 글을 읽었다.


- 큰 행복은 작은 행복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다.

- 작은 행복들은 우리 삶의 소중한 조각들이다.

- 이 모든 것들이 모여 우리 삶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만든다.


이런 작은 행복을 위해서는, 일상에서 작은 즐거움을 찾고, 관계 속에서 행복을 느껴야 하고, 작은 성공에 대한 경험을 쌓아야 하고, 나만의 행복 루틴을 만들어야 하며, 행복은 습관이니 작은 행복을 키우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내가 적용하고 싶은 몇 가지 예는, 매일 일기를 쓰거나 명상하기, 잠자리에 들기 전 따뜻한 차 마시기, 매주 1시간 이상 자신을 위한 시간 갖기, 매달 새로운 것 시도하기, 매년 여행을 통해 새로운 세상 경험하기 등이 있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언급해 보면, 다음과 같다.

타인에게 관심 가지고 베푸는 마음 갖기, 현재에 집중하기, 따스한 햇살 아래 책 읽기, 좋아하는 음악 들으며 춤추기, 맛있는 음식 천천히 즐기기, 자연 속에서 산책하기, 새로운 사람과 만나기,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도전하기,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며 창조적인 활동하기 등. 이 중 몇 가지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매일 작은 것들을 즐기세요. 언젠가 여러분이 뒤를 돌아보면, 그것들이 중요한 것들이었다는 것을 깨달을 거예요. - 미국 작가 로버트 브롤트(Robert Brault) -


오늘도 하루 내내 기다린 시간, 카페라테를 마시며, 작은 행복을 즐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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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겨울방학 하는 날 1학년 아이들 전체에게 주었던 백설기.

1년 동안 수고했다는 기쁨과 감사의 떡이다.

4년 동안 했었던 작은 격려였는데, 내가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작은 행복’의 시간이다.

아이들이나 선생님들이나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모른다.

앞으로도 계속되면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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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작은 행복.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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