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라 피츠제럴드(Ella Fitzgerald, 1917 - 1996)는미국의 가수로 빌리 홀리데이, 사라 본과 함께 3대 재즈 디바로 불린다. 정확한 음정과 발음, 그리고 아름다운 음색이 매력인 가수다. 당시 만연했던 흑인 차별의 시대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드러냈던 가수였고 흑인 민권 운동에 나서 흑인들의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했다. 최근 우리나라의 만화 작가인 주호민이 엘라의 즉흥 스캣을 따라 하는 영상이 화제가 되며 엘라 피츠제럴드를 아는 사람이 늘어났다. (필자인 나도 그렇게 알게 됐다. ㅋㅋㅋ)
엘라의 목소리는 가수 초창기 시절부터 인생의 말년에 이르러서도 변하지 않고 쭉 일관된 음색을 유지해왔다. 그런 면에서 자기 관리에도 뛰어난 가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과 엘라의 뛰어난 노래 실력을 칭송하며 사람들은 엘라에게"재즈의 여왕(Queen of Jazz)"이라는 별명을 붙여준다.
Misty는 본래 1954년 미국의 피아니스트 에롤 가너(Erroll Garner, 1921 - 1977)가 작곡한 피아노 연주곡으로후에 조니 버크가 가사를 붙이고 조지 매티스가 Misty에 가사를 붙인 버전을 1959년 자신의 앨범 Heavenly에 수록하면서 세상에 나오게 된다. 그리고 매티스가 부른 Misty는 빌보드 핫 100에 12위를 달성한다.
그 후 엘라 피츠제럴드를 포함한 여러 재즈 뮤지션들이 이 Misty를 편곡하여 연주하고 노래하게 되었다.
재즈 음악계에서는 이렇게 곡을 여러 뮤지션들이 자신들의 음악적 색깔을 넣고 변주하여 연주하고 발표하는데, 그중에서도 주로 뮤지션들이 변주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곡들을 재즈 스탠다드(Jazz Standard)라고 칭한다. Misty도 재즈 스탠다드 중 하나다.
이 위대한 명곡이 탄생하게 된 특별한 일화가 있다. 그 일화는 이 곡의 작곡가 가너가 1954년 뉴욕에서 시카고로 가기 위해 비행기를 타면서부터 시작된다.
당시 가너는 안갯속을 비행하고 있는 비행기의 창문 밖을 보고 문득 멜로디가 떠올랐는데, 가너는 정규 음악 교육을 받지 못해 악보를 읽고 쓸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가너는 필사적으로 비행기가 시카고에 도착할 때까지 멜로디를 계속 떠올렸고 비행기가 시카고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택시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
그리고 가너는 급하게 테이프 녹음기를 사서 호텔에 있던 피아노를 이용해 멜로디를 녹음했다. 후에 가너에게 이 일화와 녹음을 전해 들은 가너의 친구는 이 곡을 "안개처럼 희미한(Misty) 곡이다."라고 평하면서 이 곡의 제목이 'Misty'로 붙여지고 그 해 가너의 앨범에 수록되며 세상에 나오게 된다.
내가 느낀 Misty.
평소 스윙 재즈와 비밥 재즈를 즐겨 듣던 나는 엘라 피츠제럴드라는 위대한 가수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 상술했듯이 주호민이 엘라를 따라 하는 영상을 보고 엘라 피츠제럴드라는 가수를 알게 되고 유튜브를 뒤져서 찾은 노래가 이 Misty다.
잔잔한 피아노의 반주 위에 얹어지는 엘라의 목소리는 화자가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기가 막히게 잘 표현해주고 있다. 묵묵하게 사랑하는 대상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아름다운 가사와 엘라의 목소리가 혼연일체를 보여주고 듣는 사람을 사랑에 빠지게 만들어 준다.
적적한 일상에 Misty 한 잔과 이 글로하여금 당신의 일상 조금 더 아름다워지길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