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 디자이너가 바라보는 게임 UI 이야기
홈월드 시리즈의 이전 세계관을 다루고있는 시리즈. 홈월드 - Desert of Kharak (카락의 사막)
게임 UI와 게임 시스템, 컨텐츠별 연출이나, 그 내용을 부분을 분석한 글
폼나는 로딩화면
2016년작, 홈월드 시리즈들 중에서는 그나마 가장 최신게임이라 그런지. 연출이나 스토리 라인, 몰입적인 환경 구성에 많은 신경을 썼다. 시작부터 힘 팍 준 타이틀 화면이나, 간결한 그리드 구성이 맘에 들었다.
타이틀 화면
그런데 시작하자마자 뭔가 좀 이상하다. 게임 기본 UI들이 왜이렇게 비례가 크지...? 뒤에있는 화면들은 정말 멋지고 대단한데... 왜 이렇게 사각사각한 덩어리들만 보이는걸까 싶었다. 그래도 그냥 기분탓이려니하고 일단 옵션창을 살펴보는데....
사각형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는 UI / 색상 선택의 미스
이게 2016년의 게임 UI인가 의심될 정도의 UI 디자인 퀄리티였다. 왜이렇게 복고풍 느낌이 나는건지는 둘째치고. 지나치게 사각형 레이아웃에만 집착을 하다보니, 그리드 구조가 너무 대놓고 눈에 띤다. 게다가 그 배치 간격도 너무 좁거나, 세련되지가 못했다. 최근에 본 헬다이버즈나, 붕괴3같은 UI디자인들에 비하면, 이거 좀 너무한거 아닌가? 게다가 배경오브젝트로는 강조색이 파랑과 노랑인데, 왜 굳이 노랑을 쓰지않았는지 잘 모르겠다. 어두운 빨강이 '확인' 이라던가. 중요 요소들이 대부분 그냥 파랑이라서, 파란 배경위의 오브젝트들이 많아서 중요도가 확실하게 눈에띠질 않는다. 게다가 강조색은 왜 또 하늘색인지...
이게 원래 홈월드 2의 UI다. 파란색과 노란색이 강조점으로 쓰였다는걸 바로 알 수 있는데. 왜 굳이 기존의 스타일을 고급화시키지않고. 난데없이 어두운 빨간색을 메인버튼으로 가져왔는지 잘 모르겠다.
2010년작, 스타크래프트 2 UI와의 비교(...)
각각의 버튼 스타일에는 왜 저런 쓸데없는 대괄호를 쳐둔건지. 그게 왜 탭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지... 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2010년 기준으로 제작된 스타2만 보더라도 색상 스킴 자체는 상당히 비슷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깔끔하게 느껴진다. 사실 시작부분부터 뭔가 좀 90년대 디자인 스러운 - 신경안쓴 부분들이 많이 보여서 걱정을 했는데. 그 걱정이 인게임 내에서도 실제로 문제가 됐었다.
인게임 모델링을 통한 컷신 연출
유닛 모델링을 워낙 잘해놨으니까. 인게임 오브젝트들을 통해서 잘 만들어뒀다 싶었는데.... 대화 UI창같은게 그냥 말그대로 사각형이다. 장식도 없고, 위치도 왜 굳이 저기를 해뒀는지. 이해가 하나도 안가는 디자인이 많다.
인게임 기본 UI 연출
사각형... 그냥 사각형이다. 목적 달성시에서 나오는 창도 그냥 사각형이다. 화면을 최대한 많이 보여주려는 의도인건 알겠는데.그렇다 쳐도 너무 볼품없다. 처음엔 내가 뭔가 게임을 잘못 설치한줄 알았는데. 말 그대로 이게 실제 2016년작 AAA급 게임의 UI다. 난 90년대 게임보는줄알았다. 이런 광활한 UI를 쓸거라면, 화면 밀도에 더 신경을 썼어야했는데. 전반적으로 화면이 너무너무 심심하다.
이쯤되면 거의 돋보기로 개미찾는 기분이다
아무리 모델링을 잘해놨어도. 사용자가 실제로 보게되는건 이정도로 땡겨서 보는 화면이 아니다. 대부분 전략시뮬레이션은 더 큰 화면을 볼수록 유리하니까. 대부분은 심심한 갈색 모래밭만 보게된다는거...
전체 UI 요소별 설명
1. 전체 메뉴 / 시간 / NPC 대화 / 미션목표 (좌측 상단)
- 메뉴가 정말 볼품없지만, 일단은 저 이상한 무늬가 메뉴다.
- NPC 대화는 등장하지않는 상태가 많아서, 대부분 비어있는 상태.
- 메뉴목표는 배경이 따로 없어서 투명하게표기된다.
2. 자원타입별 - 일하고있는 일꾼 갯수 / 자원 보유수 / 전체 생산 가능 인구수 + 제한수치
- 정말 압축적으로 정보를 집약해뒀다. 자원타입이 두개가있는데. 일꾼이 몇명 일하고있는지. 실제 자원량은 얼마인지를 저곳에서 보여준다.
게임 자체가 자원량이 매우 희소하다는 사막의 세계관이라. 자원이 저렇게 한정된 곳에서만 채취가 가능하다.
3. 유닛 정보창 (좌측 하단)
- 단일 유닛을 선택했을 경우에 한해서 등장하는 화면. 여러 유닛을 선택하면 우측의 화면이 나타난다.
- 단일유닛의경우 기본적으로 속도, 아머, 공격데미지, 공격속도, 전체 체력 및 간단한 설명이 표기된다.
- 유닛들은 각자 상성이 존재하고, 그 상성에 맞춰서 대응하지않으면 승리하기가 매우 어렵다.
- 유닛별 타입에 따라서 지도상 표기방식이 다르며, 이 타입은 전략지도에서 특히 유용하다.
- 유닛별로 경험치개념이 있어서, 전투에서 승리하면 기본 스탯이 오르고, 이런 스탯은 다음 미션에서도 유지된다.
유닛마다 각자 다른 정보를 갖고있고. 심지어 적군의 정보도 이곳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5. 기본명령창 (우측 하단)
- 기본적인 이동, 공격이동, 멈춤, 대상 호위, 자리사수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 유닛마다 각자 갖고있는 고유능력들도 있는데. 그런 능력의 사용여부에따라 전투상황이 달라진다.
6.전투맵 상황표기 / 전체유닛 선택 / 일꾼선택 / 부대지정 상황
- 전투맵에서 적군이 없으면 중간의 원에 색상이 표기되지않고, 적군이 보인다면, 노란색, 교전중이면 빨간색으로 표시된다.
- 전체 부대지정 상황에따라서 1~10까지의 숫자표기칸이 채워진 상태로 나타난다.
실시간 전략맵
스페이스키를 누르면 - 단순화된 도식처럼 지도와, 주변 유닛들이 보이게된다. 하나하나 설명도 잘 해주고, 분위기 몰입도 잘 되게 성우가 얘기해주는건 좋은데. 전반적으로 너무 심심하다. 누가보면 UI 프로토타입 만들어둔거라고 생각할정도야. 화면 밀도가 너무 떨어지다보니, 사실상 거의 사각형과 동그라미, 선만 보이게된다.
실제로 사용자가 보게되는건 이정도 비례에서의 화면이 대부분이다. 개별 모델링이 얼마나 잘 되있는지. 영상 컷신이 얼마나 화려한지는 별로 중요하질 않다. 대부분의 경우 오브젝트들이 너무 텅 비어있다보니 - 때로는 좀 공허함마저 느껴지는듯하다.
자, 이게 앞으로도 보게될 UI란다... 텅 비어있지.
영상 트레일러 / 2D 기반 영상연출
사실 스토리라인적인 부분에서만 보면 상당히 몰입감있게, 인물들의 고민이나, 상황적 흐름. 서사적 전개 모두 훌륭한 편이다. 그러나 인게임 내의 부족한 디테일을 여기서도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제작비를 위해서 돈을 아끼려하다보니. 3D와 2D연출적인 영상을 서로 섞어놓긴 했는데. 인게임으로의 전환시에 영상과 퀄리티가 확연히 차이가 느껴진다.
거대한 스케일과 zoom인 거리로 인한 기술적 한계점
사실 중간정도 디테일에서만 보면. 홈월드는 상당히 개별 요소별 모델링이 잘 만들어진 작품이다. 그러나 이 게임의 문제는 스케일이 무지하게 크다보니, 축소와 확대시의 배율 차이가 무지막지하다는 점에 있다. 게다가 대부분의경우 실제 인게임 모델링을 통해 게임내 연출을 보여주다보니, 모델링시 폴리곤을 아끼려고 그림으로 발라놓은 벽지라던가. 모델링 디테일들이 떨어지는 요소들. 그리고 실시간 렌더링임을 위해, 빛을 주는 렌더러 자체 성능이 생각보다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게다가 각 요소들의 재질감은... 오브젝트의 크기가 클수록 매우 종잇장처럼 느껴진다. 사실 기술적으로 생각하면, 상당히 디테일하게 만들어진오브젝트들이 많은데, 확대시 디테일이 너무 떨어지고, 면에 대한 글로싱 처리가 잘 되어있지 않아서 더욱 밀도가 떨어지는게 느껴진다.
화면연출이 들어갔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가 좀 심한 편이다.
미션 완수 화면
전체적인 스토리의 진행방향과, 전투 결과에대한 '기록관의 일기'를 들을 수 있다. 다만 거대한 승리를 했음에도 전반적으로 지도 데이터만 나온다던가하는게 좀 초라하게느껴진다. 승리했다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는다. 워낙 스케일이 커다란 게임이라 그럴수도있긴한데. 그 이상으로 중간 매개체. 꾸미려는 시도라도해봤으면 어땠을까싶을 정도로 게임이 텅 비어있다.
게다가 메인 색상의 일반적인 인식이. 빨간색은 '크리티컬'하거나 '부정적'인 색상으로 자주 쓰이는데. 여기에서는 '다음 미션으로 넘어가기'가 빨간색이다. 그냥 이건 UI디자이너가 누군진 몰라도 정말 생각이 없었다고 밖에는 할 말이 없다. 기존 시리즈의 핵심 색상인 노란색 어디갔냐고 노란색.
중간연출 영상
대부분의 영상은 2D 기반인데, 시네마틱처럼 느낌을 내놓고. 약간의 모션을 줘놓은 상태다. 마치 블리자드의 WOW 관련 영상들처럼. 장면 장면에 모션이 들어가긴하는데. 그런 연출의 열화버전이다. 대부분 돈 아끼려고 노력한게 보인다.... 이런게 좀 아쉽다.
지도와 목적, 상황. 전략정보에 대한 확실한 정보전달
공간적인 위치에서. 우리가 어디로 들어가는지. 어디가 어떤 상태인지 등등. 상황을 설명하는 방식은 꽤나 훌륭하다. 인포그래픽식의 디자인이 많이 들어가기때문에. 무엇이 어디에있고. 우리가 뭘 해야하는지를 미션 시작마다 잘 이야기해준다.
사실 홈월드는 사회적 맥락이나, 각 진영들간의 긴장 상태. 이해관계같은것들이 나름대로 잘 드러난 이야기 플롯을 갖고있따. 진행방식 역시도 나름 현실적이고, 거대한 전쟁을 다루는데도, 꽤나 세세한 디테일이 살아있는 편이다. 그러나 정작 UI나 연출 상에서는...일정 화면만 벗어나도 깨짐이 보이고. 영상은 4k에서 해상도가 깨져서 자글자글한게 그대로 보인다. 심지어 해상도가 1080p도 아니고 720p인듯 하다. 이런 자글자글한 해상도의 영상들과. 돈아끼려는게 보이는 텅 빈 화면들은 전반적인 게임의 퀄리티를 의심하게만드는 주된 원인이다.
하다보면 중간중간 멋진 화면들이 나오긴 한다. 딱 이정도 화면 밀도만 계속 지켜줬어도 좋았을텐데. 대부분의 경우는 텅빈 사막의 화면이나, 텅빈 전략지도 화면만 주구장창 보게된다.
오르락내리락, 화면 배율에 따라 널뛰기하는 화면밀도
위의 화면에 비해서, 화면 밀도가 텅 비어있단게 느껴지는가? 스케일이 큰건 좋지만. 그만큼 밀도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봤어야했다... 아니면 UI라도 좀 멋지던가... 화면은 디립따 크게 보여주는데. 표현되는 정보는 너무 제한적이다보니. UI가 상대적으로 성의가 없어보인다. 아니, 실제로 성의도 별로 없긴하다.
인게임 모델링의 수준은 높다. 하지만...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화면 배율에 케바케가 너무 많이 갈린다. 게다가 기본 UI들이 형편이없는 수준이다보니. 종종 몰입감을 해치고. 중간중간 유닛들이 장난감같아보인다는 점이 문제가된다. 의도적으로 확대한 샷이 아닌 경우는 더욱더 그런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
위에서 나왔던 웅장한 모선이. 실제 시점에서는 이렇게보인다.이게 무슨 애들 갖고노는 미니카도 아니고
거대 모선의 폭파장면이라고 하기에는, 2D 스프라이트가 너무 눈에 띠었다. 서사적으로야 충분히 '얘가 이제 죽었어요~'를 표현하기는 좋았으나. 성의가 없다던지. 아니면 퀄리티가 떨어진다는게 눈에 계속 보여서, 굉장히 거슬리는 지점들이 자주 있었다. 일단 오늘은 시간이 늦었으니. 이쯤해서 게임플레이를 마무리했고. 다른 화면을 좀더 살펴보기로했다.
캠페인 목록 화면
사실, 게임 자체는 굉장히 재미있다. 몰입감도 있고. 스토리도 꽤나 흥미진진하고. 전쟁의 규모도 크다보니 파고드는 맛이있다. 그러나 UI는 정말 용서가안된다. 90년대 출신인지. 돈이 없어서 그런건지. 정말 많은게 궁금해진다.
멀티플레이어 화면
화면 자체는 절대 기대하지 않는게 낫다... 왜 저런 화면구성을 사용해야했을까... 배경은 왜 계속 동일한 사막사진일까...
멀티플레이에서의 종족별 함대 색상 세팅
뭐, 이건 기본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이니까. 별다른 내용은 없다. 단지 UI를 정말 이렇게밖에 못했는가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버튼영역과 리스트 영역의 차이가 거의 안느껴진다던가. 멋지고 거대해보여야할 전함들이 굉장히 장난감 미니어쳐같이 보인다던가 하는 부분에서. 거대한 배율과 스케일에 대해 연출하는. 여러 고민점들이 필요하지않았는가싶다.
심지어 폰트 비율이 좌우로 짓눌린다던가하는걸 보면. 이미지 기반으로 해상도에 맞췄다던가. 기술적인 문제가 있는게 확실해보인다.
UI나 화면 밀도 부분에서는 더도말고 덜도말고. 슈프림커맨더 2의 절반만 따라갔어도 좋았을것 같다.
총평
시간과 자본만 더 있었다면 더 잘했을 수 있을 것 같은 게임. 모델링과 영상 연출에 돈을 다 때려박은듯한 게임이다. 물리엔진이나, UI 디자인, 맵 밀도에 대해서는 거의 포기했다싶을 정도로 텅 비어있는 세계를 느낄 수 있다. 분명 여러가지 모델링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메인화면만 해도 너무 성의가없다. 카락의 사막의 풍경이 멋지다는건 분명 인정하지만, 그 멋짐도 한두번이어야 망정이지. 게임 내내 사막만 보는데, 저 텅빈 UI는 정말, '생각이 없다'고밖에는 할 수 없는 수준이다.
분명 전략적인 정보나, 위치선정. 지도를 통한 자세한 정보전달 등은 - 게임에 깊게 몰입할 수 있게 도와주는 좋은 장치다. 다만 그마저도 밀도가 떨어지거나, 심지어 720P 정도의 해상도를 지원해서 4K에서는 박박 깨지는 화면들을 보면서 해야한다는점. 그리고 배율에 따라 널뛰기하는 밀도는 - 내가 지금 게임을 하는건지. 아니면 프레임워크를 보고있는건지 좀 헷갈릴때가 있었다. 분명 게임 자체는 재미있고, 전략적으로 플레이하는 지점은 - 여러 방법들이 있어서. 재미는 있다. 재미는 있는데 - 시각적 완성도가 아쉬울 뿐인거지. 심지어 스토리도 몰입감있고 잘만들었는데!! 왜 시각적인 부분을 못잡았을까 ㅠㅠ
보통 게임들이 시각적인 완성도나 밀도는 잡는데, 스토리나 몰입요소, 완성도를 못잡는 전략게임들이 상당히 많다. 예로 레드얼럿 시리즈라던가. 슈프림커맨더 같은 시리즈가 그렇다. 그러나 그런 게임들은 UI는 잘 만들었고. 시각적 밀도는 엄청 신경쓴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게임은 그 정반대의 영역에 서있다.재미는 있다. 나름 고심해서, 돈 아끼면서도 거대한 스케일을 구현해냈다. 단지 시각적 밀도와 완성도가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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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연말이라고 6만원짜리 게임이 1만원에 판매되고있다. 전략시뮬레이션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해보자... UI는 두번 세번 욕하면서 보게되겠지만. 그래도 재미는 있다. 갓겜까지는 아니라도. 수준높은 작품이긴 하다.
이 내용은 UI 디자인 연구소 - 단톡방에 올려진 자료를 정리하여 만들어진 컨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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