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플러스 Feb 10. 2023

커머스의 꽃, B2B 정산 프로세스

결제와 배송을 기준으로, 어디까지 이해해야 깔끔한 설계가 가능할까?



커머스 서비스를 기준으로, 정산 프로세스에 대해 고민할 일이 생겼다. 심지어 일반적인 커머스도 아니다. B2B 기준에서의 서비스라면 무슨 지점들을 체크해봐야할까? 오늘은 내가 실무를 하면서 부딛히게 되었던 내용들을 다뤄보려한다.



1.

일반적인 커머스는 구매자 외에도 판매자 측에서 신경써야할 내용들이 많다. 제품이 들어오는 양이나, 배송에대한 기준점, 환불이나 구매에 대한 방식까지. 여러가지 고민할 지점이 많다. 심지어 커머스 서비스가 B2C,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게 아니라 B2B, 기업 대상으로 이뤄지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가장 문제가되는 부분은 바로 판매와 배송방식의 차이점이다. 일반적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커머스에서는 각각의 제품을 각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전달해준다. 그러니 개별 배송비가 나오게되고, 배송이 도착하는 시간도 각자 다르다.


이 부분을 개선하는 법은 직접매입 방식. 즉 각각의 재고를 모두 커머스 서비스 자체가 갖고있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경우, 재고가 판매되지않으면, 재고 리스크를 커머스 자체가 떠안게된다. 예를 들어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운영비를 사용한 경우, 재고가 팔리지 않아 다른 제품을 구매할 수가 없게 된다. 이런 경우 현금이 부족해 위험한 상황이 생기기도 하다. 그러니 직접맵 방식은 어떤 제품이 얼마나 팔릴지 알지못하면, 함부로 선택할 수 없는 방식이다.


직접매입이 가진 재고의 위험성 때문에 만들어진것이 위탁판매 방식이다. 구매자가 생겼을때, 내가 미리 사둔 물품을 보내주는게 아니라, 그때그때 새로 사서 보내주는 형태다. 일반적인 구매자들과 다르게, 판매자는 업자용 도매마켓에 출입하기가 쉽다.  그래서 좋은 제품을 저렴한 도매가격에 구매하거나, 각 제품의 재고를 현장에서 바로 구매할수도 있다. 다만 이 경우, 각각의 물품의 재고가 남아있는지 아닌지를 알 수 없으니. 매번 도매 판매자에게서 재고를 확인해야한다.



직접매입, 사입, 위탁판매의 개념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3734011



2.

직접매입이나 위탁판매 방식 외에도 또 한가지 방식이 있다. 바로 사입판매 방식이다. 구매자가 생겼을 때, 내가 직접 도매시장에 가진 않지만, 대리인을 통해 도매시장의 물품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당연히 몸이 더 편한 만큼, 대리인에게 비용을 지불해줘야한다. 게다가 배송에대한 지점도 처리해야하기때문에, 생각보다 비용이 만만치않다. 다만 대부분의 도매시장이 새벽과 늦은 밤부터 거래가 이뤄진다는걸 생각했을 때. 몸이 편한 대신 그만한 비용을 내는 형태로 봐야할것 같다.


이런 다양한 구매형태가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B2B 커머스는 배송이나, 구매방식도 일반적인 커머스와는 차이가 많이 난다. 심지어 구매하는 결제수단마저도 차이가 많다. 개별 구매건에 대해서 간편결제를 통해 결제하는 일반 B2C 커머스가 있다면, B2B는 거래하는 금액의 단위가 다르다. 수백개부터 수천, 수만개를 거래하기도 한다. 그렇다보니 개별 카드로 구매하기보다 실제 금액을 통해서 '충전식'으로 차감하는 형태가 자주 사용된다. 마치 투자서비스를 사용하듯이, 계좌에 돈을 입금하고 상품구매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상품정보와 개별 단가, 갯수 등을 입력하는 견적서 양식



심지어 구매하는 방식조차도 많이 다르다. 1개에서 100개 정도는 단순하게 입력을 통해 구매가 가능하겠지만, 워낙 제품이 많고 옵션이 다양하다보니, 다수의 제품을 다량 구매할 때는 별도 견적서나, 엑셀파일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문서나 엑셀파일 등에 제품정보를 넣어야하니, 제품을 구별하기 위한 '식별번호'도 제품명에 그대로 노출시키기도한다. 그러니 일반적인 상품들보다 훨씬 상품명이 길고, 대량의 제품을 구매하기위해, 별도 키보드 입력을 지원하는 경우도 많다.



3.

일반적으로 위탁판매와 사입방식은 별도의 비용이 든다. 그러니 일반적인 직접매입 방식과 다르게, 별도의 수수료 개념으로 정산 금액이 달라진다. 심지어 개별 배송건들을 기준으로 잡기 때문에, 배송이 완료되는 기준점을 잡아 일정 시간이 지났을 때 정산처리가 가능해진다. 왜냐하면 물건을 받아본 고객이 반품처리를 하거나, 환불을 요청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물건 자체가 불량이거나, 배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커머스의 정산방식은 '배송이 완료된 이후'를 기점으로 처리하는게 일반적이다. 게다가 배송 이후에 처리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세금계산서다. 세금계산서는 '해당 금액만큼 내가 판매를 했다' 라는 증명서류이고, 거기에 써있는 만큼의 돈을 벌게된 경위 (이유와 근거가 되는 거래내역)를 증명해야한다. 그렇지않으면 탈세를 하는 것이 되고, 국세청의 수사와 감시망에 오를 수 있다. 왜 이런 지점을 처리해야하는지, 이유는 단 하나다. B2C, 일반 고객이 아닌 회사와 회사의 거래. B2B 커머스이기 때문이다.


전자세금계산서를 '다른사람 입장에서 대신 발행해주는' 위수탁 세금계산서



B2B 커머스에 들어와있는 판매자는 대부분이 사업자 등록을 한 사업체다. 그렇기에  해당 금액이 누구에게서 와서, 다시 누구에게 나가는지를 증명해줘야한다. 이건 직접 매입을 해서 판매하는 커머스도 마찬가지이고, 단순히 거래를 돕는 플랫폼형 커머스도 마찬가지다. 그들도 자신들이 벌게된 수수료가 어떻게 발생하게되었는지. 누가 어디에 무슨 물품을 판매해서 그 결과가 나왔는지를 증명해야한다. 그래서 별도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외부 서비스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세금계산서 서비스에 각 판매자마다 가입을 시켜주거나, 대신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기능 등을 사용해야한다.



위수탁영수증 (세금 계산서를 대신 발행해주는 방식)에 대한 내용

https://www.barobill.co.kr/info/dti/issue_broker.asp



4.

커머스에서 골때리는 지점은 하나가 더 있다. 바로 재고부족과 분할배송에 대한 내용이다. 일반적으로 모든 제품은 공장에서 생산되거나, 해외에서 수입해오거나하는 '생산공정'이 있다. 그렇기에 이런 공정과정이 필요한 물건들은 '새 제품이 들어오는데 까지' 일정 시간이 걸린다. 특히 공장을 기준으로 본다면, 규모가 큰 공장일수록 '소량의 제품'은 생산하지 않는다. 수천, 수만개부터, 겨우 계약이 가능한 곳들이 많다. 그렇게 보았을 때, 재고가 없는 제품은 어떻게 처리하게될까? 사실 이 부분이야말로 B2B 커머스에서 가장 문제가되는 지점들 중 하나다.



내가 많은 양을 사고 싶어도, 판매자에게 재고가 없으면 생산될 때 까지 기다려야한다



일반 B2C 커머스는 고객이 많은 양의 상품을 사는 경우가 거의 없다. 대부분 구매를 한다 해도 10개 남짓한 양을 구매한다. 하지만 B2B 커머스는 도매 판매자를 대상으로 수백, 수천개의 제품을 구매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일히 그 양을 파악하는것도 쉽지 않고, 그중 불량품이나, 오배송된 제품들이 들어있기도하다. 그러니 제품을 받아보는 사람이나, 보내는 사람이나 검수과정이 꼭 필요할 수 밖에 없다. 심지어 판매하는 곳도 한두곳이 아니다보니, 물건 재고가 없는상황이 생기기도한다.


이런 경우 공장에서 물건을 떼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해지는데, 이때 '일부만 받아볼 수 있는' 상품들이 생겨난다. 예를 들어 내가 500개의 물건을 사고싶다고 하자. 그러나 판매자는 200개 밖에 보내줄 수 없다고 한다. 심지어 그 200개를 받아보니, 10개는 불량제품이었다. 이런 경우 500개에 대한 금액이 아니라, 190개에 대한 금액만을 지불해야한다. 게다가 구매자의 의향에 따라 '기다려도 좋으니, 나머지 210개'에 대해 예약구매를 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5.

그럼 이때는 대체 어떻게 정산 처리를 해야할까? 나중에 산다고 했으니, 500개 구매한 만큼의 돈을 받아야할까? 그리고 그 돈을 판매자에게 언제, 어떻게 주는게 맞을까?사실 이 부분은 이미 답이 나와있다. 정답은 '배송이 완료되어서 최종고객이 구매를 확정했을때' 이다. 500개를 구매한다고해도, 그 부분을 '직매입, 사입, 위탁판매' 등 여러가지 방식으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구매한 상품이 다시 '최종고객'에게 전달되는 형태일 수도 있으니. 최대한 보수적으로 거래 완료 시점을 잡아야한다.


이런식으로 B2C 커머스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지점들이, B2B 커머스에는 여럿 존재한다. 일단 물품을 사고, 배송은 나중에 처리하는 창고보관 방식이라던가. 각각의 판매처가 다른 물건을 한꺼번에 사서 모아주는 사입 배송자라던가. 그 제품의 불량품 검수나, 배송패키지 작업을 처리해주는 배송파트너와 같은 특이한 역할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일반적이지 않은 사용자타입들이 모여서 '정산'이라는 하나의 결과로 정리하게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정산 이전에 존재하는 수많은 변수나, 변칙적인 사용자 flow를 파악 하는 것이, B2B 커머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다.



-


https://brunch.co.kr/@clay1987/298



최근에 조사했던 공장관련 조사가 이번 커머스 설계에 상당히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해당 조사건은 의류생산 매칭이라는 조금 특이한  비즈니스 케이스를 조사했던 건이었다. 하지만 정작 B2B 커머스를 이해하는데에도 '공장생산', '배송파트너'와 같이 유사한  개념이 있어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다. 사실상 대부분의 비즈니스들은 서로 닮아있는 지점들이 있고, 그 지점만 파악한다면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라도 금방 설계할 수 있는게 아닐까? 나중에 완전히 프로세스가 다른 서비스들을 살펴보면서, 핵심 사용자 flow를  정리해봐도 재미있을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기초 서비스 기획 :  커머스 검색 시스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