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북유럽은 독보적인 자연관광지로 각광받고 있지만, 중세까지만 해도 바다 건너 약탈과 정복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던 척박한 곳이었다. '바이킹'은 8세기경 지금의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 스칸디나비아 지방에 거주하던 집단이다.
임무순서에 따라 식사를 하는 뷔페 문화, 서로 평등하게 자기의 의무를 다하고, 정보를 독점하지 않고 공유하는 등 원칙들이 엄격하게 지켜진 '신뢰' 기반의 공동체였다. 바이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평등>이었다. 또한 이들 공동체의 질서유지 근간이 된 것은 생존과 직결된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약탈품 배분시스템에 있다.
이러한 '규칙의 준수', '공정성'을 바탕으로 바이킹 공동체는 유지될 수 있었고, 그 유산은 현재까지 이어져 전 세계에서도 <청렴도>가 높고 <살고 싶은 나라>로 꼽히는 북유럽 사회복지 국가들의 제도와 합리적인 문화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거래당사자 서로간에 '믿음'이 없다면?
'나에게 해가 되는 사람이 아닐까?', '나를 속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등 불확실성을 체크하고 자기 방어와 안전담보를 위한 불필요한 에너지(시간과 비용)를 써야 한다. 신뢰관계가 구축된 당사자들 간의 거래에 비해, 이러한 상황에서는 효과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력이 어렵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성장과 안정적인 관계를 원한다면 무엇보다 우선해서 <신뢰>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이다. 신뢰가 쌓이면 엄청난 편익이 뒤따르고,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다. 수많은 기회들이 생겨난다. 우리가 구성원들 간의 <신뢰> 문화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투자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업의 마케팅 전략의 핵심도 고객들에게 '브랜드 신뢰도'를 얻는 것이다. 사업수지는 수시로 등락할 수 있지만, 한번 훼손된 브랜드 신뢰는 기업의 존망을 결정짓기도 한다. 우리는 공동체 구성원으로 함께 노력해야 하는 한편, 한번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는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겠다.
끈끈한 '정', 이제는 '공정'과 '신뢰'
우리 나라에는 농경사회로부터 이어진 '정'문화가 관행과 예의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업무처리과정이 투명하거나 모두에게 공정하게 절차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온갖 불확실성이 혼재되어 그때끄때 달라진다. 원칙의 자를 들이대는 순간, '정' 없이 야박한 인간이 될 수도 있다.
친구, 지인, 가족 등 가까운 사이에서 돈거래가 깨끗하지 못한 경우도 많다. '정' 때문에 달라고도 못하고 떼이는 경우도 생긴다. 계약상 당연하게 주장할 수 있는 사항을 예의를 차리느라 포기하고 만다. 한 동네 사람이면 내 거 네 거 없이 술 한잔에 형, 동생이 되고 고향사람, 학교 동문, 스포츠 동아리... 등 각종 사적 네트워크가 공적 업무 영역까지 확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권 카르텔 부패문제가 사회적으로 크게 부각 되고 있다. <신뢰>는 공과 사를 구분하고 일관된 자세로 업무가 처리될 때, 오랜 시간에 걸쳐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결과물이다.
2022.5.19일 제정된, <공직자등의 이해충돌방지법>은 이러한 맥락에서 시작되었다. 혈연, 지연, 학연 등 각종 인연으로 얽힌 카르텔이 작동하는 사회에서는 '인재'들에게 성장의 기회가 제공되지 않는다.
카르텔 등 부패의 고리로 작동하고 있는 '정'문화 관습을 내려 놓고, '신뢰'의 공동체 문화자산을 쌓아나갈 책임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있다.